전공의 대표마저…“응급실 떠납니다”

박단 회장 “부디 집단행동하지 말아달라”

기사승인 2024-02-15 09:4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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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대표마저…“응급실 떠납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이 15일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직 의사를 밝혔다. 박단 회장 페이스북 캡처

전공의 단체 회장이 수련을 포기하고 사직서를 제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전공의인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회장은 15일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2월20일 사직서를 제출할 예정”이라며 “잃어버린 안녕과 행복을 되찾고자 수련을 포기하고 응급실을 떠난다”고 전했다.

박 회장은 “병원에서 근무했던 지난 3년은 제 인생에서 가장 우울하고 불행한 시기였다”며 “죽음을 마주하며 쌓여가는 우울감, 의료 소송에 대한 두려움, 주 80시간의 과도한 근무 시간, 최저 시급 수준의 낮은 임금 등을 더 이상 감내하지 못하겠다”고 털어놨다. 

의대 증원에 반발하기 위해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회장직을 내려놓은 것이다. 박 회장은 “수련 계약서에 따라 인수인계 등에 차질이 없도록 2월20일부터 3월20일까지 30일간 성실히 근무한 후 세브란스 병원을 떠나려고 한다”며 “전공의 신분이 종료되는 바, 이후에는 대전협 회장직을 유지할 수 없어 3월20일까지만 회장 업무를 수행하게 됨을 공지한다”고 설명했다.

대전협 회원들을 향해서는 “부디 집단행동은 절대 하지 말아달라”며 “임기를 충실히 마치지 못해 동료 선생님들께 송구하다. 언제나 동료 선생님들의 자유 의사를 응원하겠다”고 했다.

앞서 다른 전공의(인턴·레지던트)도 병원을 떠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어 ‘개별 사직 릴레이’가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대전성모병원에서 인턴으로 근무 중인 홍재우씨는 지난 13일 유튜브 채널 ‘공공튜브 메디톡’에 ‘결의’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의사에 대한 시각이 적개심과 분노로 가득한 상황에서 더 이상 의업을 이어가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사직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