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불량품’ 양문석 감싼 이재명…“당 결단해야” 반발 잇따라

기사승인 2024-03-16 17:4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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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불량품’ 양문석 감싼 이재명…“당 결단해야” 반발 잇따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임형택 기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불량품’이라며 모욕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된 양문석 예비후보(경기 안산갑) 공천이 확정되자 내부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표현의 자유”라며 감쌌다.

이 대표는 16일 경기 하남시 현장 기자회견을 통해 “안 그래도 입이 틀어 막혀서 못 살겠는데 표현에 대해 가급적 관대해지자. 무서워서 살겠는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자신을 비난했다고 비난한 정치인을 비판하거나 비토하지 않았을 것이고 저 역시 마찬가지”라며 “저에 대해 온갖 험악한 언행으로 당내 언사가 많지만 제지하면 끝이 있겠는가.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제 욕도 많이 하라. 물어뜯어도 저는 뭐라 하지 않는다”며 “안 보는 데서는 임금 욕도 한다고 하는데 우리 사회가 독재로 돌아가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날 밤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양 후보를 옹호했고, 이후 최고위는 양 후보 공천을 의결했다.

하지만 당내 여론은 심상찮다. 노 전 대통령의 사위이자 4·10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서울 종로에 출마한 곽상언 변호사는 이날 SNS에 글을 올려 “노 전 대통령은 양 후보가 쓴 글 내용과 같이 조롱의 대상이 되거나 폄훼 대상이 될 이유가 없는 분”이라며 “양 후보가 노 전 대통령을 ‘유사불량품’이라 묘사한 사실에 대해 깊이 유감이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원조 친노’로 더불어민주당 분당갑 공천을 받은 이광재 후보 측은 이날 긴급 메시지를 내고 “양문석 후보의 과거 글을 봤다. 국민의 눈높이와 맞지 않는다”면서 당의 결단을 촉구했다.

김부겸 상임공동선거관리위원장도 ‘당이 공식 선거운동을 앞두고 가장 큰 위기에 처했다’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양문석, 김우영 등 막말과 관련해 논란이 있는 후보들이 있다”며 “강북을 후보 교체 과정에서 우리가 확인한 것은 경선 이전의 절차에서 충분히 검토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그 부분을 다시 한번 검증해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노무현재단 이사장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역시 민주당 지도부에 “당이 상황을 직시하고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입장을 전달했다.

양 후보는 지난 2008년 한 언론에 “미친 미국소 수입의 원죄는 노무현”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기고하며 노 전 대통령을 두고 ‘노무현씨와 이명박씨는 유사불량품’이라고 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