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크림 공지’ 안해준 학교 처벌 가능하냐”…학부모 글 논란

기사승인 2024-05-07 14:3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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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크림 공지’ 안해준 학교 처벌 가능하냐”…학부모 글 논란
7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 지난 3일 ‘선크림 공지 안 해준 학교’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야외수업에 선크림 공지를 안 했다는 이유로 학교 측을 아동학대로 신고할 수 있느냐는 글을 올린 학부모의 글이 논란이다.

7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 지난 3일 ‘선크림 공지 안 해준 학교’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 작성자는 “학교 시스템이 단단히 망가진 것 같다”며 “(학교를) 아동학대로 신고하면 처벌할 수 있을까요?”라는 글을 올리며 학부모 단톡방 대화 내용도 첨부했다.

단톡방에 오간 대화에는 학부모 A씨가 “2, 3학년은 운동장 아니겠죠? 선크림 공지 못 받았거든요”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학부모 B씨가 “지금 2학년 운동장 나오네요. 오늘 모두 운동장인 듯하다”고 답한다. 이에 학부모 C씨가 “엄마야. 자외선 차단 아무것도 안 해주고 보냈는데 너무 미안하다”고 보냈다. 또 다른 학부모 D씨는 “저희는 학년 티(셔츠) 입고 오라는 알림뿐이라서 체육관에서 하는 줄.”이라고 말했다.

이 게시물을 두고 일부 네티즌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진짜 유난이다”, “저런 부모들 밑에서 자란 애들이 성인 됐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짜릿하다” “왜 뇌를 빼고 자식을 기르냐. 알아서 좀 키워라” “학교 보내지 말고 집에서 가르쳐라” “이건 선생님 학대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논란이 일자 채팅방 참여자 중 한 명이라고 주장하는 네티즌의 해명도 나왔다. 직장 이메일을 인증해야 가입할 수 있는 블라인드에 ‘변호사’로 표시된 글 작성자는 “대화는 아동학대와 아무런 연관이 없음에도 블라인드 게시자의 악의적 편집 게시가 있다고 보인다”며 “본 게시자는 글을 내리고 다른 이용자분들은 확대생산을 자제해 주실 것을 제언한다”고 했다.

그는 “카톡에 ‘선크림 공지’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는 것을 보시고 원 대화에서 선크림 공지를 요구하는 뉘앙스로 오해하시는 분이 많다”며 “본 대화는 그러한 상황이 아니고 저 대화 위에 야외 행사가 예정된 다른 학년의 선크림 공지 캡처가 있었다. 그것과 비교해서 선크림 공지가 없는 학년은 실내 행사일 것으로 알았다는 취지의 대화가 오간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선크림 발라줄 걸 아쉽다’는 취지의 대화 내용 하나가 전부다. 이게 그렇게 욕먹어야 하는 대화인지 아직도 이해가 안 된다”며 “위 대화가 아동학대 운운하며 교권을 침해하는 취지의 대화로 읽히는 세태가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준 블라인드에 올라온 원본 글은 삭제됐다.

한편 교육 당국은 최근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학부모 악성 민원에 대한 대응에 나섰다. 교육부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지난해 12월 교섭을 통해 교권을 보호하고 사생활 침해를 막기 위해 교원의 ‘응대 거부권’ ‘답변 거부권’ 등을 담은 실질적 지침을 마련하기로 했다.

유민지 기자 mj@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