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논란’에 생각짧았다던 의협회장…“일부 해외의대 지적능력 안 돼”

외국면허 의사 허용 추진에 반발
“日 후생노동성 장관 수입해 오는 게 나을 것”

기사승인 2024-05-10 16:5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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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 논란’에 생각짧았다던 의협회장…“일부 해외의대 지적능력 안 돼”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은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브리핑을 열었다. 연합뉴스

최근 외국 의사의 국내 진료 허용과 관련한 정부의 방침에 반발하며 소말리아 의대생 사진을 올렸다가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인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10일 “생각이 짧았다”며 사과했다.

임 회장은 이날 의협회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소말리아 의사 게시글에 대해 “분명히 사과드린다. 생각이 짧았다”며 “의사들 단체 대화방에 올렸던 걸 큰 생각 없이 SNS에 올린 것은 분명한 잘못이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앞서 정부는 지난 8일 전공의(인턴·레지던트) 이탈에 따른 의료공백을 최소화하겠다며 보건의료 재난 위기경보 ‘심각’ 단계에서 국가 의사고시를 치르지 않고 국외 의사면허만 있어도 국내 진료를 볼 수 있게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그러자 지난 9일 임 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소말리아 20년 만의 의대 졸업식’이라는 기사를 공유하며 “커밍 순(Cooming soon)”이라는 글을 적었다. 임 회장은 지난 8일에도 “전세기는 어디다가 두고 후진국 의사 수입해 오나요”라며 지난 3월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이 “현장에 의사가 한 명도 남지 않으면 전세기를 내서라도 환자를 치료하겠다”고 발언한 것을 비꼬기도 했다.

소말리아 의대생 글을 올린 직후 임 회장은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한 누리꾼은 “힘들게 사는 나라에서 어렵게 의사가 된 친구들일 텐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의사 커뮤니티에서조차 “그 나라 의대 교육의 질을 따져야지 인종을 차별하거나 나라 자체를 비하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결국 임 회장은 글을 삭제한 뒤 “수없이 많은 후진국 의사가 아니라, 후생노동성 장관 하나만 일본에서 수입해 오는 게 낫겠다”고 글을 새로 올렸다.

임 회장은 이날 브리핑에서도 외국 의사의 국내 진료 허용에 대해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임 회장은 “헝가리 등 일부 해외 의대는 돈은 있고 지적 능력은 안 되는 사람들이 간다. 이들의 한국 의사 국가고시 합격률은 33%가량”이라며 “그보다 못한 사람들이 들어온다고 하면 본인 부모의 목숨을 맡길 수 있겠나”라고 물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어떤 경우에도 실력이 검증되지 않은 의사가 우리 국민을 진료하는 일은 없도록 철저한 안전장치를 갖출 예정”이라고 해명한 데 대해선 “의료 현장을 잘 모르니 함부로 말한다. 국민 생명을 얼마나 하찮게 보는지 반증하는 것으로 당장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