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대정부 투쟁기구 ‘올특위’ 출범…·전공의·의대생 참여할까

22일 첫 회의…대정부 3대 요구안 수용 촉구

기사승인 2024-06-20 17: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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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대정부 투쟁기구 ‘올특위’ 출범…·전공의·의대생 참여할까
최안나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이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회관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의과대학 교수와 전공의 대표가 공동위원장으로 참여하는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대정부 투쟁에 나선다. 그동안 정부가 대화의 전제 조건으로 내세웠던 ‘의료계의 공통된 목소리’를 낼 조직을 만드는 것이다. 위원회 구성을 계기로 의정 대화가 시작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안나 의협 대변인은 20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 사태 해결을 위해 의협 산하에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를 설치하기로 했다”며 “교수, 전공의, 시도의사회 대표 3인이 공동위원장을 맡는다”고 밝혔다. 의협은 당초 ‘범의료계 대책위원회’(범대위) 구성을 논의해왔지만, 전날 열린 의료계 연석회의를 통해 특위 체제로 선회했다.

올특위 공동위원장으로는 김창수 전국의대교수협의회 회장, 전공의 대표, 임정혁 대전시의사회장이 맡는다. 전공의 대표로 누가 참여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앞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범대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위원으로는 의협 2명, 의대 교수와 전공의 각 3명, 시도의사회 2명,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 1명이 참여해 총 14명으로 꾸려진다. 임현택 의협회장은 공동위원장이나 위원으로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올특위는 정부와의 협상이나 투쟁 과정에서 범의료계를 대표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최 대변인은 “올특위가 의협 산하에 있지만 모든 결정권을 위임하기로 했다”며 “임 회장은 여전히 협회장으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회장이 올특위 위원장이나 위원에서 빠진 것은 지난 18일 열린 의협 총궐기대회에서 의료계 다른 단체들과 상의 없이 “정부가 요구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27일 무기한 휴진에 돌입한다”고 발표한 뒤 시도의사회장들에게 비판을 받은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전공의와 의대생의 올특위 참여 여부는 불투명하다. 의협은 전날 연석회의 직후 대전협과 의대협에 올특위 참여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최 대변인은 “이들이 심사숙고한 뒤 답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조금 더 논의가 필요하다면 일단 자리를 남겨 두고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올특위 첫 회의는 오는 22일 열린다. 이 자리에서 전국 대학병원 휴진 현황을 취합하고, 향후 구체적인 투쟁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미 서울대병원 교수들은 지난 17일부터 집단 휴진에 들어갔다. 연세대 의대 교수비상대책위원회는 세브란스병원 등 연세의료원 산하 3개 병원이 오는 27일부터 무기한 휴진할 것임을 예고했다.

의협은 정부에 요구안 수용을 거듭 촉구했다. 최 대변인은 “사태 해결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며 △과학적인 인력 수급 기구를 통해 의대 증원에 대해 의료계와 재논의 할 것 △필수 의료 정책패키지 쟁점 논의 사항은 의료개혁특위와 별도로 의료계와 논의할 것 △정부가 일방 통보한 전공의와 의대생에 대한 모든 행정처분과 사법처리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의협을 향한 정부의 압박과 탄압을 중단할 것도 주장했다. 이날 임 회장은 전공의 사직과 의대생 휴학을 교사했다는 혐의로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9일 의협회관과 대전시의사회 사무실 등에 조사관을 파견해 의료계 전면 휴진 및 총궐기대회에서 강요가 있었는지를 입증할 자료를 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최 대변인은 “그동안 받았던 조사 중 최대 규모 조사단이 나와 협회의 기능이 거의 중단됐다”며 “유일한 법정단체인 의협을 정부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관변단체 취급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단일안을 내놓으라고 해서 말하고 있지만, 명확한 답변을 주고 있지 않다”며 “이제라도 정부가 잘못된 정책을 의료계와 함께 바로잡아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부연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