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털어낸 금융지주...KB, 2분기엔 리딩금융 되찾나

금융지주 2Q 당기순익, 컨센서스 전년 대비 5%↑ 전망
홍콩 H지수 오르고…고금리 지속 영향
“KB금융 가장 실적 양호할 것”

기사승인 2024-06-27 06: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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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 털어낸 금융지주...KB, 2분기엔 리딩금융 되찾나
서울 시내에 설치된 시중은행 ATM기. 연합뉴스

주요 금융지주들이 2분기 양호한 성적표를 받을 전망이다. 1분기 발목을 잡았던 악재를 털어냈고, 금리 인하가 미뤄진 영향이다.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 신한, 하나, 우리 4대 금융지주의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 컨센서스(시장 예상치)는 4조504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분기 당기순이익(4조2813억원) 보다 5.2%(2228억원) 증가한 수치다. 1분기(4조2286억원)에 비해서는 6.5%(2755억원) 늘었다.

4대 금융지주는 올해 1분기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에 대한 자율배상이 실적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신한지주가 당기순이익 1조3215억원을 기록, 리딩 금융 자리에 올라섰다. 이어 △KB 1조491억원 △하나 1조340억원 △우리 8245억원 순이었다. 

2분기 실적 개선이 점쳐지는 이유는 홍콩H지수가 연초 대비 상승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지난 1분기 충당부채를 쌓을 때 지난 3월 말 홍콩H지수 기준인 5810.79포인트를 기준으로 연간 예상 손실을 산정했다. 특히 KB국민은행은 홍콩H지수 ELS 고객 배상 비용으로 8620억원을 충당부채로 반영했다. 신한은행(2740억원)의 세 배가 넘는 수준이다. 하지만 26일 기준, 홍콩H지수가 6495.58포인트까지 오르며 충당부채의 일부 환입이 예상된다. 

또 금리 인하가 하반기로 미뤄지고 주택 거래량이 늘어나며 이자이익이 증가한 영향도 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4월과 5월 각각 5조원과 6조원 늘어나 지난 1분기 증가분(3조5000억원)을 크게 넘어섰다. 일각에서는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시점을 내년 초로 보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사별로 보면, 1분기 신한금융에 밀려났던 KB금융이 다시 분기 순익 1위를 탈환할 전망이다. KB금융의 2분기 당기순이익 컨센서스는 1조4488억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3% 증가한 수준이다. 또 신한금융 2분기 실적 추정치인 1조2973억원보다 1515억원 앞선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추가 충당금 규모가 관건이긴 하지만 4~5월 은행 대출성장률이 양호하고, 2분기 순이자마진(NIM) 하락 폭도 그다지 크지 않다”면서 “홍콩 ELS 충당금 환입 발생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금융지주들의 2분기 실적은 시장의 우려와 달리 컨센서스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은행별로는 ELS 충당금 환입 규모가 크고 PF 추가 충당금 규모가 경쟁사들 대비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KB금융 실적이 2분기에 가장 양호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KB금융은 핵심 경쟁력 강화로 위기 극복에 나서고 있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전통적 핵심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과 수익 기반을 확보, 새로운 도전과 투자로 연결하겠다”며 “투자운용, 자산관리(WM), 보험, 글로벌 분야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비금융 사업, ESG 등 미래 선도 영역에서도 KB 위상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고금리 시기 일수록 개인 고객수가 가장 많고 국내 점유율 1위인 국민은행이 이자이익을 가장 많이 벌어들일 수밖에 없다”면서 “또 KB금융의 주요 비은행 계열사들이 타 금융지주에 비해 약진하고 있는 것도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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