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삼성 메르스 때 깨알 로비”vs 변호인 “증거 없이 의혹 제기만”

감사원 삼성서울병원 감사 당시, 삼성 측이 밀착 로비

기사승인 2017-04-22 10: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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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삼성 메르스 때 깨알 로비”vs 변호인 “증거 없이 의혹 제기만”[쿠키뉴스=송병기 기자] 지난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감사원이 삼성서울병원 감사를 실시할 당시 삼성 측이 밀착 로비를 했다는 정황이 재판에서 공개됐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21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공판에서 이러한 내용의 삼성증권 박모 전 고문의 진술을 공개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특검이 제시한 진술서에서 감사원 감찰관 출신의 박 전 고문은 “이수형 미래전략실 기획팀장(부사장)이 감사원의 병원 감사에 각자 역할을 분담해 대응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전 고문은 진술을 통해 “삼성서울병원은 매일 감사일지를 작성하는 등 업무를 하고, 나는 국장급, 정모 감사는 과장과 실무자를 맡기로 했다. 이 팀장이 전체 총괄을, 나는 감사원 수감 부분 총괄을 각각 하기로 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박영수 특검은 이를 부정한 청탁 정황이라고 주장한 반면 이재용 부회장 측은 의문스러운 점이 많고 특검이 뚜렷한 증거도 제시하지 않고 단순 의혹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영수 특검은 이러한 진술과 관련 “레벨에 맞게 밀착형 로비를 한 것이다. 이 선에서 해결이 안 되면 청와대와 수석비서관, 이 선에서도 안 되면 독대 순으로 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삼성 측이 금융당국 인사들에게 깨알 로비를 했다는 근거로 특검은 박 전 고문의 문자 메시지 내용을 추가 제시했다.

특검이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박 전 고문은 장충기 당시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에게 “감독기관 고위 인사가 끝나서 다음 주부터 신임 금융감독원장, 수석 부원장, 증권담당 부원장, 금융위원장, 부위원장 등과 순차적으로 식사 약속 잡혀 있다”을 문제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또 박 전 고문은 “미안하지만 새로 나온 갤럭시 S6 8대를 지원해주면 유용히 사용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다른 문자에는 박 전 고문이 “어제 금감원장, 수석 부원장 만나서 삼성 금융회사를 잘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전화기 주었더니 ‘예전에 무섭던 감사관한테 선물도 받는다’고 농담했다”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박영수 특검은 “깨알 로비가 보인다. 계열사 사람들이 경제 관련 여러 주도층에 연결고리를 만들어 놓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재용 부회장 측은 “삼성그룹 계열사 사람들이 정부 부처에 로비하고 그게 안 되면 미래전략실이 청와대와 접촉하고, 그게 안 되면 이 부회장이 대통령을 독대한 거라고 특검 측이 말하는데 이 사건에서 미래전략실이 청와대에 부정한 청탁을 했다는 아무런 증거가 없다”면서 “특검이 뚜렷한 증거 제시도 없이 단순한 의혹 제기만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메르스 사태와 관련 감사원의 감사건을 미래전략실이 맡은 이유가 이 부회장을 위해서라고 특검 측은 판단하고 있다. 이에 이 부회장 변호인 측은 “그건 이 부회장과 무관하며 삼성그룹 전체 이미지나 병원 평판, 운영과 관련됐기 때문이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부회장 변호인은 “(박 전 고문의) 진술을 보면 감사 결과가 안 좋으면 삼성병원이 쌓아왔던 이미지에 손상을 입을 수 있고 오랜 기간 영업정지 처분이 나오면 병원 문을 닫아야 하는 최악의 사태가 나올 수도 있다고 했다. 삼성병원 감사 결과는 그룹 공통 이슈에 해당해서 미전실이 관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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