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軍 장교 선발 시 지원자 용모 이유 불합격은 차별”

기사승인 2017-05-12 16:5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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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송병기 기자] 군 장교를 선발하는 과정에서 지원자 용모를 이유로 불합격 시키는 것은 차별이라는 판단이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이성호)는 공군참모총장에게 공군학사장교 선발 시 기능적 이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용모가 다르다는 이유로 불합격 처리하도록 한 공군 규정을 개정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인권위는 국방부장관에게 해당 공군 규정과 동일한 육군·해군 규정을 개정할 것을 권고했다고 12일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진정인은 피해자가 2016년도 공군학사장교시험에 응시, 1·2차 전형에 합격한 후 공군교육사령부 장교교육대대에 입소했다. 하지만 이후 실시된 입영신체검사에서 피해자의 얼굴과 목 부위에 표피모반이 있다는 이유로 공군교육사령관으로부터 퇴소처분을 당했다면서,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는 용모를 이유로 한 차별이라는 것이다.

공군 측은 피해자의 턱, 좌측 볼, 좌측 목과 가슴, 어깨 일부, 좌측 팔 등에 사마귀모양표피모반(inflammatory linear verrucous epidermal nevus)으로 의심되는 병변이 광범위하게 관찰됐고, 옷을 입어도 외부로 많이 노출되어 공군규정 18-4 ‘일반신체검사’의 ‘추형’에 해당, 피해자를 장교선발 4급으로 분류해 불합격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추형은 기능적 이상은 없으나 통상적인 용모와 다른 점으로 위화감이 생성될 수 있음을 뜻하고, 이로 인해 지휘·관리하는 장교업무에 제한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장교가 부하 장병들을 지휘·통솔하는데 필요한 리더십은 체력과 경험을 기본으로 상황을 빠르고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능력, 장병과 소통할 수 있는 능력, 신뢰와 인내를 바탕으로 한 책임감 등이 종합적으로 발현되는 것이지 용모에 따라 리더십이 있고 없고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고 봤다.

인권위는 “피진정인의 주장에 대해서는 용모에 관한 사회적 편견과 고정관념, ‘다름’을 ‘틀린 것, 배제 및 불리하게 대우해야할 것’과 같은 것으로 보는 부적절한 인식에 기초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피해자의 경우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선천적으로 타고난 것이라는 점, 전염성이나 다른 질환으로 발전될 가능성도 없고 기능적으로 이상이 없다는 점에서 용모가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장교 선발에서 배제한 것은 합리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차별시정위원회는 “공군 뿐 아니라 육군 및 해군 규정에도 피부종양에 따른 추형에 대해 매우 낮은 등급을 부여하도록 하고 있어 이에 해당하는 지원자는 실질적으로 장교 선발에서 배제되는 결과가 초래된다며,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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