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기자회견서 적폐청산 강조한 文 대통령, 언론·노동·인사 개혁 이어갈까

기사승인 2017-08-17 16: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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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기자회견서 적폐청산 강조한 文 대통령, 언론·노동·인사 개혁 이어갈까[쿠키뉴스=이소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적폐청산을 재차 강조했다. 적폐청산은 앞서 발표된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에서 제1순위 과제로 제시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17일 오전 11시 서울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적폐청산이란 많은 반칙과 특권들을 일소해 우리 사회를 보다 공정하고 정의롭게 만드는 것”이라며 “1~2년 안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정부 임기 내내 계속되어야 할 노력”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여러 정권을 통해 적폐청산이 제도화되고 문화로까지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언론 개혁과 관련된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언론의 공공성 확보와 언론의 자유를 보장받기 위한 노력은 언론이 스스로 해야 할 일”이라면서 “적어도 문재인 정부에서는 언론을 정권의 목적으로 장악하려는 시도는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배구조 개선을 제도적으로 보장해서 정권이 언론을 장악하지 못하도록 확실한 방안을 입법을 통해 강구하겠다”며 “이미 국회에 관련 법안들이 계류돼 있다. 법안의 통과를 위해 정부도 힘을 모으겠다”고 설명했다. 

과거 정권이 바뀔 때마다 KBS, MBC 등 주요 공영방송사의 사장 역시 교체되며 ‘낙하산’ 논란이 거듭됐다. 공영 방송사 사장을 선임하고 감독하는 이사회의 인원 중 여당 추천자가 월등히 많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이사회 인원 구성에서 여·야 추천자 격차를 줄이는 내용을 담은 ‘방송법 개정안’이 발의됐으나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노동조합 조직률 제고를 위한 개혁도 예고됐다. 문 대통령은 “새 정부의 중요한 국정 목표 중 하나는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노동자들이 단합해 자신들의 권익을 키워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정책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노동조합(노조)의 결성을 가로막는 사용자 측의 부당노동 행위에 대해 강력한 의지로 단속하고 처벌하겠다”면서 “다만 노조도 좀 더 대중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노력을 함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2015년 기준 우리나라 노동조합 조직률은 10.2%에 불과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27.8%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갑을오토텍, 유성기업 등의 일부 기업은 이른바 ‘노조파괴’ 등의 혐의로 사회적 논란을 빚었다. 

정부의 인사 개혁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앞서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인사 개입 논란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단초가 됐다. 문 대통령은 “국민이 현 정부의 인사에 대해 ‘역대 정권을 통틀어 가장 균형적이고 통합적’이라는 평가를 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참여정부 때부터 함께 해왔던 많은 동지가 있지만 그분들을 발탁하는 것은 소수에 그쳤다”며 “과거 정부에 중용됐던 사람이라 할지라도 능력이 있다면 과거를 묻지 않겠다. 경선 과정에서 다른 캠프에 몸담은 분이라도 다 같이 함께하는 그런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정부가) 끝날 때까지 지역 탕평·국민통합의 인사 기조를 지켜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문 대통령의 인사는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경제정책을 설계, 요직을 두루 거친 인물이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과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각을 세웠던 안희정 충남지사의 최측근이었다.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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