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중환자실 대상 감염감시체계 없다?

신생아 감염관리 필요성 대두…질본, 내년부터 신생아중환자실 감염감시체계 도입

기사승인 2017-12-20 00: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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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중환자실 대상 감염감시체계 없다?

이대목동병원의 '신생아 사망' 논란이 신생아 감염관리 문제로 옮겨가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소아병동 대상 병원감염감시 등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질병관리본부가 정책연구용역사업으로 시행한 '전국병원감염감시체계(KONIS)_소아청소년 모듈 구축'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신생아중환자실(NICU)을 비롯한 15세 이하 소아병동 대상의 감염감시체계는 부재한 상태다.

최근 미숙아 출생률이 증가하고, 치료기술 발달로 생존율이 높아짐에 따라 병원 감염은 미숙아 생존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또 신생아중환자실(NICU)의 경우 기존 중환자실과는 다른 특성때문에 별도의 감염관리체계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이대목동병원 사태에서도 감염관리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에 소아청소년 대상 의료감염 감시체계를 마련하고자 이뤄진 해당 연구에서는 소아, 신생아 중환자실의 감염관리의 필요성을 지적하고, 실제 환경에 적용 가능한 시스템을 제안했다.

해당 연구는 신생아집중치료실에 대해 공간적으로 별도로 구성되고, 인큐베이터로 인해 신생아가 외부와 차단돼있으므로 호흡기 감염보다는 접촉성 감염의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신생아집중치료실 2곳의 감염율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두 병원 모두 로타바이러스와 다제내성황색포도상규균의 병원 내 전파가 확인됐고 이를 접촉성 감염으로 보고했다.

또 비교적 좁은 병상간격, 밀집된 기구와 환자병상, 의료진과 환자의 밀접한 접촉, 잦은 면회 등으로 인한 외부유입 병원체의 전파, 그리고 관리가 되지 않은 의료기기를 통한 혈류감염 등의 우려를 지적했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자는 “신생아집중치료실의 감시망은 치료-관리-환경의 특징을 고려한 지표를 개발해야 한다”며 ▲접촉성 감염관리 ▲유입된 병원체 감시 도구개발 ▲소아청소년과 신생아에서 의료관련감염 정의 ▲감염관리를 위한 인력, 지원 등 여건 마련 등을 제시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2006년부터 주요 종합병원 및 대학병원을 대상으로 전국병원감염감시체계(KONIS)를 운영, 의료관련 감염감시기준을 제공하고, 의료관련 감염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

KONIS 참여 기관들 병원 감염률 또한 지속적으로 감소(2010년 6.42%에서 2012년 3.51%) 하는 등 감염관리 효과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신우 경북대 감염내과 교수는 “KONIS를 활용하면 유사한 규모의 병원들의 같은 기간 감염상황이나 수준 등을 통일된 기준에 따라 파악할 수 있고 그 중 우리병원의 위치도 평가할 수 있다”며 “병원 감염률을 제로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병원 부주의로 일어날 수 있는 감염을 점검하게 하고, 그 자체로 감염관리의 기준점이 된다는 점에서 잘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질병관리본부는 5곳의 소아청소년중환자실과 4개 신생아중환자실을 대상으로 지난해 10월 26일부터 올해 5월 27일까지 7개월간 시범사업을 진행, 신생아중환자실 대상 감염관리체계의 도입을 앞두고 있다.

질본 감염관리과 관계자는 “소아중환자실의 경우 국내에는 개수가 적고, 성인 중환자실과 통합돼 운영되는 부분이 있어서 실제 시행은 신생아중환자실 대상으로 감염감시체계를 도입할 예정”이라며, “오는 29일까지 신생아중환자실 운영 병원의 참여 신청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참여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선정평가가 이뤄져야 하고, 감염관련 전문가들이 모여서 진단기준 등을 마련할 예정이다. 마련된 기준에 따라 교육 및 준비가 완료된 이후에 시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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