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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금융, 500만원의 마법

김태구 기자입력 : 2018.01.04 05:00:00 | 수정 : 2018.01.04 08:56:28

#시장에서 과일 자판을 하고 있는 A씨는 혼자서 자녀 두 명을 키우고 있었습니다. 남편이 있지만 거의 집을 나가다 시피해서 생활에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추위에 튼 손을 호호 불어가며 자식들을 위해 열심히 노력했지만, 장사는 신통치 않았구요. 돈이 없어 외상으로 가져온 과일이 싱싱하지 않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실을 알지만 여유 돈이 없는 그에게는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자식들이 커가면서 돈 들어갈 곳은 더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돈벌이는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은행도 찾아가 봤습니다. 그러나 무등록사업자인 그에게 돈을 빌려줄 리가 만무했지요. 그가 돈을 마련할 수 있는 곳은 고금리 대부업체나 사채밖에 없었습니다. 대부업체에서 빌린 돈은 줄어들기는커녕 계속 불어났습니다. 희망이 없어 보였습니다. 삶이 힘겨워 흐르는 눈물은 멈추질 않았습니다.

이런 그가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해준 곳이 서민금융진흥원입니다. 그가 물어물어 찾아간 서민금융진흥원에서는 상담사가 자신의 어려운 처지를 들어주면서, 함께 울고 공감해줬습니다. 너무 고마웠습니다. 게다가 무등록자인데도 운영자금 500만원을 저금리로 대출을 받았습니다. 삶의 희망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지원받은 자금으로 고금리 대출 일부를 갚고 싱싱한 과일도 떼 왔습니다. 단골손님이 조금씩 늘어갔습니다. 전보다 장사가 잘 돼 매일 매일 콧노래가 저절로 납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서민금융진흥원에서 500만원을 추가로 다시 지원해 줬습니다. 남은 대부업체 대출을 모두 갚을 수 있었습니다. 더 이상 빚을 걱정하지 않아도 마음 편히 살 수 있게 됐지요.

생활이 조금씩 좋아지자 모든 것이 풀려갔습니다. 그러던 중 아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대기업에 취업했습니다. 취업한 아들은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지원한 대출금을 모두 갚아줬습니다. 돈도 조금씩 모여갔습니다. 이제는 지하 단칸방에서 벗어나 조그만한 아파트에서 살고 있습니다. 어려울 때 힘이 되어준 서민금융진흥원을 잊을 수 없습니다.

#저는 서민금융진흥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7년차 상담사입니다. 하루는 몸이 마르고 힘들어 보이는 청년이 찾아왔습니다. 자식 같아 보여 더 신경이 쓰였습니다. 아르바이트와 막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밥도 굶는 것 같았습니다. 이 청년은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기 위해 정부가 지원하는 취업성공패키지를 신청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취업 교육기간 일을 할 수 없어 생계비를 구할 길이 막막하다고 고충을 토로했습니다.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정책자금 지원 심사를 할 때는 감성적인 마음을 자제합니다. 하지만 이 청년을 개인적으로 돕고 싶을 정도로 신경이 더 쓰였습니다. 상담을 받으러 온 날 구내식당에서 밥도 사 먹였지요. 하지만 진흥원이 직접 도울 길은 없었습니다. 취업 준비생들을 지원하는 상품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대로 돌려보낼 수 없었습니다. 도울 방법을 찾다가 청년·대학생 햇살론 500만원을 대출받을 수 있는 길을 알려줬습니다. 

이 청년은 지금 중소기업에 취업해 지원받은 햇살론 대출을 열심히 갚고 있습니다. 

이는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알려준 지원 사례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은행 등 제도권 금융권에서 외면했던 이들에게 서민금융진흥원은 지금도 500만원의 희망 자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많지 않은 금액이지만 어려움에 처해 있는 사람들에게는 한줄기 빛과 같은 돈입니다.

서민금융진흥원에서 7년째 상담업무를 하고 있는 이남숙 전문상담위원을 만나 서민 지원관련 따뜻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Q.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서민금융진흥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7년차 전문상담위원 이남숙입니다.

Q. 하시는 일은

‣주요 고객 대상이 자영업자, 청년·대학생 등 주로 대출 자금 때문에 어려운 분들이 찾아옵니다. 미소금융 파트는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청년·대학생 대상으로 한 상품 있고, 현재로서는 많은 상품들이 나와 있습니다. 저는 직접 찾아오시는 분들을 대상으로 현장 상담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Q. 하루에 몇 명 정도 오는가

‣저희가 신용회복위원회와 같은 사무실에 있어서, 거기 오신 분들이 저희 쪽으로 많이 오는 편입니다. 홍보가 덜 되고 있어서 하루에 10명 이내로 오고 있습니다.

Q. 7년간 상담한 것 중 기억에 남는 사례는

‣지원 사례가 대출건이 많아, 좋은 사례가 많고 또 아니고 대출해 나갔는데 마음이 아픈 사례도 많이 있습니다. 대체로 좋은 사례가 많이 있는 편입니다.

대표적으로 시장에서 무등록 과일가게를 하는 분이 있었습니다. 그분이 저희를 찾아 왔을 때는 겨울이었는데, 손발이 트고 울고 너무 힘들어 하셨습니다. 그분을 상담해 보니까, 남편분이 무능력한데 거의 집을 나가다시피, 대책이 없는 상태였습니다. 혼자 자녀 두 명을 키우고 있었습니다. 자녀 중 한 명이 대학생이었는데, 취업을 하려하니까 학원도 다녀야 하고 양복도 사 입혀야 하고, 무등록으로 노점 과일과게를 하는 아주머니로서는 부담이 크니까, 저희에게 오기 직전에 대부업체 대출 등 고금리 대출을 받으셨습니다. 그 금액도 매달 나가야 하는데다가, 또 다른 고충은 과일 도매상에 가서 좋은 과일도 떼 와야 하는 데, 돈이 없어서 항상 외상으로 물건을 떼오니까 물건이 안 좋은 거예요. 그래서 장사가 잘 안되고 또 손님도 없고, 이런 이중고를 겪다 보니까 너무 설움에 북받쳐서 어딘가 대출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러던 중 저희를 알게 돼서 찾아 왔었습니다. 처음부터 눈물바다였는데, 상담을 해보니까 굉장히 성실하시고 크게 나쁜 부채는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무등록 자금 500만원을 해드렸습니다. 그 돈으로 대부업체에서 빌린 돈 가운데 절반 정도를 갚고, 외상값을 갚고 물건 값을 현금으로 지불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러다보니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하고 시장근처에서 장사를 하는데 점점 형편이 (좋아지는 게) 보이더라구요. 또 한 번 저희를 찾아오게 됐는데, 그때는 대부업체나 고금리 이자까지 나가야 되니까, 그것마저도 상환했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추가 운영자금 500만원을 드렸어요. 그랬더니 이분이 인심도 후하고 장사도 잘하시더라. 그래서 단골손님이 계속 늘고 조금씩 풀려갔습니다. 저희는 대출이 나가면 현장을 늘 살펴보는데, (장사를) 잘 하시고 손님이 많이 오는 게 보이더라. 나중에 결과를 들으니 자녀분이 LG그룹에 취직이 됐다고 하더라. 그분이 지하 단칸방에 사시다가, 취직한 자녀가 어머니 빚을 완납하고 경기도권에 아파트를 구해 들어가서 사는 성공적인 케이스도 있습니다.

그 다음에 소개해 드릴 분은, 저희 지점 근처에서 순대국밥집을 운영하는 부부입니다. 이 부부도 정말 성실하게 아침부터 남편분이 불을 때서 순대국을 끊이고 열심히 했습니다. 이분들도 보니까 동네 단골들, 점심시간에 조금씩 찾아오는 손님, 이런 매출을 가지고는 자녀 두 명을 교육시키고 가게를 운영하기 굉장히 힘들어 했습니다. 그래서 저희를 찾아 왔을 때는 대출이 기본적으로 많이 있었습니다. 대출 원리금을 갚아나가면서 금리가 높기 때문에 굉장히 힘들어 하셨다. 그래서 대출을 해드렸습니다. 

저희가 대출 해드리는 기준은 장사를 오래 하시거나, 장사하시는 분들이 운영자금이나 가계자금 구분이 안 되는데, 자금을 풀어 나가려면 몽땅 다 힘드십니다. 그래서 대출해 주는 상품이 운영자금이지만 가계 자금과 연결해서 가정을 잘 꾸리고 있고, 자녀교육에 돈이 들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많이 감안하고 심사에 플러스시키는 편입니다. 그래서 대출을 해드렸더니, 가보면 성실하게 열심히 하셨다. 직접 우리가 가서 팔아주기도 했습니다. 1년이 지나니까 상담을 한 번 더 왔습니다. 여전히 채무가 상환이 많이 안 되고 해서 힘들어 하셨다. 그래서 추가지원이 해 드렸다. 이분 가정에도 자녀가 명문여대를 나와서 공인회계사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마지막 시험만 앞두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추가지원을 해드렸더니 나중에 합격을 했더라구요. 그래서 좋은 직장에 취업을 하셨습니다. 자녀분이 풀리니까 모든 자금이 원활하게 돌아가는 걸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Q. 무등록 사업자인 경우 대출을 받는 방법에 대해 자세히 말씀해 주세요

대출을 받으려면 사업자등록증이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무등록사업자의 경우 노점상을 오랫동안 하고 있으면 저희가 주변 현장 확인을 해서 장사를 하는 게 인정이 되면 무등록 자금 500만원을 금리 2%대로 해드립니다. 나중에 운영자금으로 해드린 건 시장 안에 근무하고 계셔서 저희가 운영자금으로 추가 500만원을 지원해드렸습니다.

Q. 안타까운 사례는 없나

제가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일주일에 한 번 파견을 갑니다. 고용복지플러스센터는 실업급여 받거나 취업을 하기 위해 취업성공패키지를 받으러 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취업성공패키지 대출도 생기기도 했습니다. 청년 한 분이 취업성공패키지에 등록하고 상담하러 왔습니다. 이 청년이 자존감도 떨어지고 너무 힘들어 보였습니다. 이 청년은 부모님이 가난해서 대학 입학한 후 돈을 못내 1년만에 재적을 당했습니다. 이후 군대까지 갖다왔는데 취업도 안 되고 늘 하는 일이 아르바이트였던 거예요. 주말에는 인력시장에 나가 막노동도 하고, 체구도 외소하고 굉장히 어려 보였습니다. 해도 해도 끝이 없고 풀려 나가지 않았어요. 밥을 굶기도 하고 일당을 받으면 원룸 방세를 내기도 하고. 그렇게 생활하다가 취업성공패키지에 등록해 무료 취업교육을 받아 컴퓨터프로그램 쪽으로 취업하려 했습니다. 취업성공패키지에 등록했지만 교육기간 3개월 동안 일할 수 없는 거에요. 그래서 우리를 찾아왔습니다. 상담을 해보니, 악성 부채도 가지고 있지 않고 500만원 정도 카드대출이 있었습니다. 사정을 들어보니 밥을 굶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대출해드렸습니다. 

이 청년은 개인적으로 돕고 싶을 정도로 마음이 갔습니다. 저희는 이런 일을 하다보면 개인적인 마음이 가서 행동을 해선 안 되고, 상대가 어떻게 나올지도 모르니 자제해야 합니다. 그날은 구내식당에서 밥도 사 먹였습니다. 일단은 아르바이트라도 조금씩 수입을 내고 있기 때문에 청년·대학생 햇살론 500만원 대출해 주면 상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대출을 해줬습니다. 지금까지 연체하지 않고 상환하고 있는 케이스도 있습니다. 

취업성공패키지 같은 경우는 교육을 받고 3개월 이내 취업이 되면 대출을 300만원 해줍니다. 하지만 이런 케이스가 아직 없어요. 취업성공패키지 3개월을 견디기 힘든 분이 많은 것 같아요. 취업성공패키지를 하는 동안 생계비를 지원해주는 것도 괜찮은 것 같은데, 아직 그런 상품이 없는 것 같아요. 상담을 했을 때 이런 분들이 가끔 오니까 좀 안타깝기도 합니다. 

Q. 지원 못받는 비율은 어떻게 되나

주관적인 일이다 보니 상환능력을 보게 됩니다. 서민을 위한 정책자금이지만, 상환도 잘 돼야 다른 분도 혜택을 봅니다. 그렇다보니 심사하는 측면에서는 무조건적으로 해주기 어려워 안타까운 경우가 많습니다. 대체로 고금리 대출을 받기 전에 이런 제도가 있다는 걸 먼저 알고 오면 저희 상품을 먼저 이용하시고 햇살론 등도 연계해 줄 수 있는데, 너무 모르시다보니 전화를 받으면 바로 대출해주는 고금리대출을 이미 이용을 하고 옵니다. 자기의 상환능력을 초과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단순 심사하는 게 아니라, 그동안의 영업 실적 등 모든 걸 보기 때문에, 너무 부채를 많이 가지고 있어서 대출을 못해드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신용등급을 6등급으로 완화했기 때문에 해당되는 분들이 많이 됩니다. 안 되는 경우는 영업일수가 6개월 이상이 안 되는 경우, 창업자금인 경우에는 창업을 바로 하고 오시는 분들이 있는데, 저희는 창업하기 전에 상담을 하고 대출을 해주고 있습니다. 정확히 몇 %가 대출이 안 된다고 말하기는 곤란합니다.

Q. 그러면 홍보가 더 필요한 것이 아닌가요

현재는 광고나 TV를 통해 많이 알리고 있긴 합니다. 그런데 서민들이 다행히 봤을 때는 궁금해서 오시기도 합니다. 또 조건들을 모르고 오기 때문에 100% 되는 줄 아는 경우가 있습니다. 기관 내부 세부 세칙을 보면 안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것 때문에 억울해 하시고 속상해 하시고 돌아가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세칙대로 하는 것이 편합니다. 규정 없이 대출 나가는 건 쉽지 않습니다.

홍보가 나가면 서민금융이라는 말을 도용해서 굉장히 유사한 고금리 대부업체들이 서민들을 악용하는 일이 많이 있습니다. 실제로 서류를 다해주고 저희에게 전화로 확인하는 서민들도 많이 있습니다. 전화사기를 당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서민금융이란 말이 여기저기 다 쓰일 수밖에 없어서 생기는 일 같은데, 홍보는 어쨌든 지하철로 하든 TV로 하든 많이 해야 한다고 봅니다. 서민금융을 너무 많이 도용해서 실제로 당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먼저 전화 권유 대출은 안하는 게 좋다는 조금 자세한 홍보, 저희를 찾아오는 분들도 지원상품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려주길 바라는 경우가 있습니다. 홍보담당 쪽에서도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말하기는 그렇죠. 

오시는 분들은 인터넷이나 안내문을 보고 오긴 하는 데 내부로 들어가면 정확한 규정이 있다고 보니까 그런 부분에서 화를 내시고 가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Q. 애로사항 없는지요

7년째 상담 일만 하고 있는데요. 그렇게 애로사항이 있거나 그런 것은 없구요. 항상 마음이 아플 뿐입니다. 항상 어려운 얘기를 들어야 하잖아요. 그런 이야기를 많이 물어봐야 하고. 그래야 그분 사정을 알 수 있고. 그런 것들이 안타깝지, 그렇게 힘든 것은 없지요. 좋은 얘기를 듣고, 좋은 일을 해야 하는데 서민의 어려운 사장을 듣고 가정 사정을 캐묻는 게 어렵습니다. 그런 것들이 힘들어요. 

Q. 마지막 하고 싶은 말은

진흥원이 생긴 후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찾아오는 분들에게 예전보다 진흥원이 돼서 연계해줄 수 있는 곳이 많아져 편해졌습니다. 이런 부분은 정부 측이나 진흥원 측에서 제도 개선을 계속할 것 같구요. 저희를 이용하는 서민들이 안타깝습니다. 이분들의 특징은 고금리대출 등 안 좋은 쪽으로는 귀를 활짝 연다. 저희 같은 기관이 이야기 해주는 것은 꼭 의심을 하는 거예요. 서민들이 이런 제도에 대해서 이야기를 듣거나 홍보를 받게 되면 좀 관심을 기울여서 먼저 이쪽을 찾고 난 다음에 고금리 대출, 카드론 등 이런 것을 이용했으면 좋겠어요. 항상 오시는 분들은 먼저 그런 것을 다 이용하고 마지막 저희한테 오는 것 같아요. 더 이상 이용할 때가 없다 그러면 그제야 저희 기관이 귀에 들어가는 것 같아요. 서민들이 거꾸로 이렇게 하시면 좀 더 덜 안타깝고 더 많은 대상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런 것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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