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정치적 요람' 부산 사상구서 총선 군불때기 '후끈'

입력 2019-04-16 16:4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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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총선에서 사상 유례 없는 대격돌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부산지역 여야 정치권이 선거 1년을 앞두고 벌써부터 치열한 물밑 경쟁을 펼치고 있다.   

특히 지난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의 PK공략을 위한 전진 기지였던 '낙동강 벨트'에서는 당시 살아남은 한국당 소속 당원협의회(사상·사하을·북강서을)와 설욕전을 벼르는 민주당의 지구당 사이에 한치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긴장감이 역력하다.

대표적인 곳은 문재인 대통령이 제19대 총선때 첫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던 '사상구'. 이 곳에서는 제18대 국회의원에 첫 진출한 한국당 장제원 의원이 20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37.5%를 득표, 당시 배재정 후보를 1.63%포인트 격차로 따돌리며 당선됐다.

이런 상황에서 올들어 문 대통령과 오거돈 부산시장이 장 의원 의원 면전에서 지역 현안 챙기기 사례를 칭찬하는 이례적인 장면이 잇달아 연출되자, 민주당 해당 지역구가 바짝 긴장하며 여론 추이 파악에 바쁜 모습이다.

문 대통령 '정치적 요람' 부산 사상구서 총선 군불때기 '후끈'
문 대통령은 지난 2월13일 사상공단 대호PNC에서 열린 '부산 대개조 비전 선포식'에 참석, 한국당 소속으로는 유일하게 참석한 장 의원에 대해 "부산 철도 지하화 예산 확보를 위해 노력했다"며 관중들에게 박수를 유도하며 추켜세웠다.

그로부터 2개월 뒤인 지난 12일 오 시장은 시청에서 장 의원을 만나 구청 소유지인 감전동 엄궁유수지의 복합문화체육시설 건립사업을 올해 안에 착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사업은 한국당 소속 전직 구청장과 장 의원의 공약 사안으로, 민주당 소속 현 구청장이 예산 문제 등으로 어정쩡한 입장을 보여오던 프로젝트다. 때문에 오 시장의 이같은 약속에 대해 한국당 장 의원으로서는 자신의 역략을 한껏 자랑할 수 있는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다.

민주당 지역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박수 유도'와 오 시장의 지원 약속과 관련, 한국당 (사상구 당협) 측에서는 마치 장 의원이 사상지역에 문 대통령과 오 시장을 오게끔 기획한 것처럼 SNS를 통해 선전하고 있다"며 지적했다. 이어 "당시 오 시장은 사상지역 현장에 온 것이 아니라 시청에서 장 의원을 만나서 예산지원을 약속했을 뿐"이라며 "장 의원 측이 잘못 표현된 기사를 퍼나르기 하며 과대 포장 홍보를 하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한국당 지역 관계자는 이와 관련, "엄궁유수지 복합문화시설 건립 문제는 지난 지방선거때 민주당 소속 구청장의 당선 이후 흐지부지된 상황"이라며 "오 시장의 이번 약속에 대한 지역민들의 관심이 매우 크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당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로서 중앙당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장 의원과 달리 배재정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은 대부분의 시간을 부산 사상구에서 보내며 지역민과 접촉면을 넓혀가고 있다. 

부산=박동욱 기자 pdw717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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