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여성혐오 노래 아니다” 직접 해명 나선 산이

“여성혐오 노래 아니다” 직접 해명 나선 산이

기사승인 2018-11-19 16:14:20
- + 인쇄

[친절한 쿡기자] “여성혐오 노래 아니다” 직접 해명 나선 산이

신곡 ‘페미니스트’를 기습 발표해 논란의 중심에 선 래퍼 산이가 입을 열었습니다. ‘페미니스트’는 여성혐오 노래가 아니라는 것이 산이의 주장입니다. 오히려 스스로 페미니스트임을 자청하면서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을 비판하는 내용의 가사라는 설명이죠.

논란의 시작은 지난 16일이었습니다. 이날 산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저는 여성을 혐오하지 않는다”며 “혐오가 불씨가 되어 혐오가 조장되는 상황을 혐오한다”는 글과 신곡 ‘페미니스트’를 공개했습니다.

‘페미니스트’를 접한 누리꾼의 갑론을박이 이어졌습니다. 가사가 매우 자극적이고 직설적이었기 때문이죠. 전날 SNS에 ‘이수역 폭행’ 사건 관련 영상을 게재했던 산이가 다시 한번 남녀 혐오 논쟁에 불씨를 붙인 셈입니다. 소속사 측은 ‘페미니스트’ 발표에 관해 “회사와 논의해 발표한 것은 아니다. 산이의 개인적 작업물”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논쟁은 다방면으로 번졌습니다. 래퍼 제리케이가 ‘페미니스트’ 내용을 반박하는 ‘디스’(Diss)하는 곡 ‘노 유 아 낫’(NO YOU ARE NOT)을 발표했고, 래퍼 슬릭도 산이를 비판하는 노래를 냈습니다. 배우 손수현은 “대한민국은 OECD 회원국 중 남녀 임금 격차가 가장 큰 나라”라는 자료를 SNS에 게재해 산이의 ‘페미니스트’ 가사 일부를 지적하기도 했죠.

산이는 19일 자신의 SNS를 통해 ‘페미니스트’를 둘러싼 논란에 반박하며 여성혐오 노래가 아님을 강조했습니다.

산이는 “작품에 대한 판단은 대중의 몫이기에 ‘누군가 곡의 의미를 알고 분석해주겠지’가 솔직한 마음이었으나, 오랜 팬이 배신감을 느낀다는 글을 적은 것을 보고 해명에 나선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이어 “곡에 등장하는 화자는 제가 아니다. 제가 이런 류의 메타(경계나 범위를 넘어 아우르는 것)적 소설과 영화를 좋아해 나름 곡에 이해를 위한 장치를 심어놨다고 생각했는데 설정이 미약했나 보다“라며 ”이 주제를 선택한 이유는 남녀혐오라는 사회적 문제점을 강하게 이야기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곡의 본래 의도는 노래 속 화자처럼 겉은 페미니스트 성평등, 여성을 존중한다 말하지만 속은 위선적이고 앞뒤도 안 맞는 모순적이 말과 행동으로 여성을 어떻게 해보려는 사람을 비판하는 내용”이라고 덧붙였죠.

더불어 노랫말에 일일이 자신이 의도한 바를 적었습니다. ‘그렇게 권리를 원한다면 왜 군대는 안가냐’에 대해선 “전 어릴 적 이민을 가 미국 시민권자다. 제가 결코 주장할 수 있는 권리가 아니다”라고 말했고, 가사에 엄마, 누나, 여동생이 등장하는 것에 관해서도 “저는 친누나, 여동생이 없다”고 했습니다.

산이의 의도가 무엇이었건, ‘페미니스트’는 청자와의 소통에 실패한 곡으로 보입니다. 산이는 ‘페미니스트’의 가사에 메타적 장치를 심어놓았다고 했지만, 그의 말대로 너무 미약한 설정이었습니다. 그 장치가 주제를 전달하기에 적절했는지 또한 의문입니다. 설명이 따라붙어야 하는 농담이 재미없고, 흥미를 잃은 농담은 힘을 잃습니다. 주석이 붙어야만 하는노랫말은 이해도 공감도 잃기 마련입니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