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옵티머스 이상한 ‘입출금통장’…김재현 대표만 수익 70%

해덕파워웨이 내세워 또다른 사모펀드 조성...수익은 김재현 몰아주기
폐쇄형 펀드, 만기 이전 파기 사례 없어...케이프투자증권 “고객 원해서 해지”

기사승인 2020-11-10 06:3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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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옵티머스 이상한 ‘입출금통장’…김재현 대표만 수익 70%
▲그래픽=지영의 기자

[쿠키뉴스] 지영의 기자 = 옵티머스자산운용 김재현 대표(50‧구속기소)가 상장사 해덕파워웨이 자금이 들어간 사모펀드를 통해 70%대에 달하는 높은 개인 수익을 낸 것으로 드러났다. 해덕파워웨이는 ‘무자본 인수합병(M&A)’을 통해 옵티머스에 넘어간 회사로, 온갖 자금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곳이다. 옵티머스는 일부 판매사를 활용해 해당 사모펀드를 마치 ‘입출금 통장’처럼 자유롭게 사용했다.

10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옵티머스자산운용은 지난 2018년 9월 205억원 규모의 사모펀드를 조성했다. 해당 펀드는 1년 만기 폐쇄형으로 설정됐다. 판매사는 케이프투자증권이다. 펀드 수익자는 단 2명으로 구성됐다. 코스닥 상장사 해덕파워웨이 자금 200억, 옵티머스 김재현 대표의 개인 명의 자금 5억원이 들어갔다.

문제는 해당 펀드가 190일 만에 조기해지 됐고, 펀드 수익이 김재현 대표에게 상당히 유리하게 배분됐다는 점이다. 설정 당시 205억원이었던 펀드는 해지일 기준 9억3000만원 대에 달하는 추가 수익을 올렸다. 해지일 기준 수익금을 포함한 총 상환금액은 214억원대다.

폐쇄형으로 설정된 사모펀드는 만기 전 중도 자금인출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해당 펀드는 내부 규정을 기반으로 조기 해지됐다. 판매사와 운용사 간에 사전 설정한 약정이 있을 경우, 또는 펀드 투자자들이 전원 동의하는 경우 등 예외적인 경우 폐쇄형으로 설정된 펀드에서도 자금을 인출할 수 있다. 통상 일반적인 경로로 투자하는 대다수의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안내되지 않는 내용이다.

여기서 개인 명의로 펀드에 들어간 김재현 대표는 해지일까지 72.9%의 수익을 냈다. 김 대표가 펀드 해지 당시 가져간 총금액은 8억6400만원에 달한다. 반면 200억원의 자금을 넣었던 해덕파워웨이 수익률은 2.84%에 그쳤다.

사모펀드 내 전체 투자 금액 비중으로 따져 보면 해덕파워웨이 자금이 97.56%, 김재현 대표의 자금은 2.44%에 그친다. 전체 펀드에서 3%가 채 안 되는 규모의 자금으로 수익의 대부분을 끌어간 셈이다.

김 대표가 이같은 고수익을 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내부 운용전략과 투자금 분류 방식이 자유로운 사모펀드의 특성이 한몫했다. 옵티머스는 펀드의 내부 구조를 2개로 쪼갰다. 내부에서 2개 등급을 정하고, 각 등급 투자자별로 펀드 해지 시 가져가는 수익률을 다르게 설정하는 방식이다. 이 펀드에서는 김 대표를 해덕파워웨이보다 높은 수익을 가져갈 수 있는 등급으로 배정한 것으로 보인다.

옵티머스가 사모펀드를 다양하게 활용한 정황은 이외에도 있다. 케이프투자증권이 판매한 옵티머스 펀드 중에서 폐쇄형 3개가 중도 해지됐다. 다만 옵티머스의 펀드를 판매한 대신증권과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DB금융투자, 하이투자증권, 상상인증권 등 다른 판매사에서는 폐쇄형으로 설정된 펀드가 만기 이전에 파기된 사례가 없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굉장히 의심스러운 거래 패턴이다. 이건 마치 사모펀드를 입출금통장처럼 쓴 느낌이 든다. 아무리 사모펀드가 운용 방식이 자유롭다지만, 이런 양상의 수익편중과 해지는 매우 의아스럽다”며 “금융감독원이 보다 세밀하게 조사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폐쇄형으로 설정된 펀드가 중도 해지되는 일은 드물다. 물론 단기간에 이례적으로 높은 수익을 낸 경우에는 그럴 수도 있지만 흔한 일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케이프투자증권 관계자는 “옵티머스 펀드의 경우 자사 영업직원이 직접 나서서 유치한 고객은 없다. 해당 운용사와 그 펀드에 들어가는 개별 투자자들이 직접 요청해서 펀드를 만들게 된 것”이라며 “고객이 원해서 해지한다는데 특별히 해지 사유를 확인하거나 하지는 않는다”고 입장을 밝혔다.

ysyu1015@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