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2] 간절했던 수원FC, 두드리니 열렸다

기사승인 2020-11-29 19: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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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2] 간절했던 수원FC, 두드리니 열렸다
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수원=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간절함이 통했다. 추가시간의 추가시간. 기적이 일어났다.

수원FC는 2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2부리그) 2020 플레이오프’ 경남FC와 최종전에서 안병준의 극적인 동점골로 1대 1 무승부를 거뒀다. K리그2 정규리그 2위인 수원FC는 ‘순위 어드밴티지’에 따라 3위인 경남을 제치고 K리그1 티켓을 거머쥐었다. 2016시즌 최하위로 밀려 2부리그로 강등된 수원FC는 5년 만에 K리그1으로 올라가게 됐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수원FC가 기적을 써내려갔다. 지난해 11월 자진 사퇴한 김대의 전 감독의 뒤를 이어 김도균 감독이 수원FC 지휘봉을 잡았다. 그 어느 누구도 수원FC에 기대를 거는 사람은 없었다.

예상과는 달리 수원FC는 시즌 개막 후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갔다. 올 시즌 최고의 K리그2 원투 펀치로 거듭난 마사와 안병준의 활약이 돋보였다. 두 선수는 도합 30골 넘게 상대팀의 골망을 갈랐다.

순항하던 수원FC는 하반기에 갑작스레 제동이 걸렸다. 1위였던 수원FC는 제주 유나이티드에 막바지 선두 자리를 빼앗겼고, K리그1 직행 티켓을 놓쳤다. 눈앞에서 자동 승격 기회를 놓쳤다.

최종전으로 밀린 수원FC의 상대는 경남FC. 정규리그 3번의 맞대결에서 3번 모두 이겼고,  핵심선수인 배승진과 정혁이 경고누적으로 결장하고 주득점원 중 하나인 황일수도 부상으로 빠졌다. 여러모로 수원FC의 승격이 유력해보였다.

하지만 최종전에서 예상과는 다른 그림이 펼쳐졌다. 3주 만에 경기를 치르는 수원FC는 몸이 굳어 있었다. 3일 전에 경기를 치른 경남FC는 오히려 수원FC를 압박했다. 특히 수원FC는 자신들의 트레이드 마크인 공격 축구를 전혀 하지 못했다.

오히려 전반 27분 경남FC의 최준에게 기습적인 중거리슛을 허용하며 0대 1로 끌려갔다. 자칫 올해 그린 농사가 한 순간에 무너질 상황이었다.

후반전이 되기 시작하면서 수원FC는 모든 걸 쏟았다. 내일이 없듯이 경기를 펼쳤다. 간절함으로 똘똘 뭉친 수원FC는 후반에 무려 슈팅을 12개나 기록했다. 하지만 경남FC의 수비는 단단했다. 좀처럼 균열이 보이지 않았다.

수원FC는 경남의 견고한 수비진을 계속해 뚫지 못했다. 하염없이 시간이 흐르자 경기 종료 10분을 남기고 수원FC는 정밀한 공격보단 페널티 박스에 공을 계속해 올렸다. 페널티 박스 안 혼전 상황을 노렸다.

하염 없이 시간이 흐르고 경기 종료 직전 갑작스레 심판이 VAR 판독에 들어갔다. 앞서 경남FC 페널티 라인 안에서 정선호가 상대 수비에 걸려 넘어진 상황을 다시 되돌아봤다. 심판의 판정은 페널티킥이었다.

키커로 나선 안병준은 침착하게 골망을 가르면서 1대 1 무승부가 됐다. 그대로 경기가 끝나면서 수원FC가 승격에 성공했다.

키커로 나서 부담을 짊어진 안병준은 자신이 찬 볼이 골네트를 흔들자 큰 함성을 내질렀다. 그는 “웃고 마무리할 수 있어 행복하다. 경기력이 좋지 않았지만 서로를 격려하며 동점을 노렸다”고 승격 소감을 말했다. 김 감독 역시 “주목 받지 않은 우리가 해냈다”며 눈물을 훔쳤다.
kch0949@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