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위협 수위 높이는 푸틴…러 “美에 핵무기 정보 제공 중단”

美, 러에 핵탄두 정보 공개 불가

기사승인 2023-03-30 08: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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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위협 수위 높이는 푸틴…러 “美에 핵무기 정보 제공 중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 위협 수위를 높이며 안보 불안을 키우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는 최근 벨라루스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기로 한 데 이어 미국에 핵무기 관련 모든 정보 제공을 중단하기로 했다.

29일(현지시간)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이날 스푸트니크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신전략 무기감축조약(뉴스타트)에 따라 이뤄지던 러시아와 미국 간 모든 정보 이전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랴브로프 차관은 앞으로 미사일 시험 발사 통보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타트는 미국과 러시아가 2010년 체결한 협정이다. 양국은 핵탄두와 운반체를 일정 수 이하로 줄이고 협정 준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핵시설을 주기적으로 사찰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다. 협정은 2026년 2월까지 유효하지만 푸틴 태통령이 일방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 2월 국정연설에서 뉴스타트 참여 중단을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푸틴 대통령은 명확한 증거는 제시하지 않고 서방이 러시아의 전략폭력기 기지에 대한 우크라이나 공격에 직접 연루됐다고 주장하면서 러시아의 뉴스타트 참여 중단을 정당화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러시아가 양국이 맺은 뉴스타트 참여 중단 선언에 맞대응 차원으로 전략 핵무기 정보를 러시아와 교환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랴브로프 차관의 발언은 미국 대응에 맞불 수위를 더 높인 것으로 보인다. 

랴브로프 차관은 “미국은 러시아와 달리 뉴스타트 참여를 공식적으로 중단하지 않았기 때문에 규정을 준수할 의무가 있다”며 “미국은 뉴스타트 참여 중단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에 이의를 제기할 근거가 없으며 모든 위반 내용은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최근 핵 위협 수위를 한층 높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25일 국영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벨라루스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기로 양국이 합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오는 7월1일까지 전술핵무기 저장고 건설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러시아가 국외에 핵무기를 배치하는 것은 소련 붕괴 후 핵무기를 자국으로 이전한 지난 1996년 이후 27년 만이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