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혀를” 소년에 입 맞춘 달라이 라마, 부적절 행동에 사과

“달라이 라마, 공개 석상 등에서 장난치기도” 성명

기사승인 2023-04-11 09: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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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혀를” 소년에 입 맞춘 달라이 라마, 부적절 행동에 사과
달라이 라마가 한 소년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통신 영상 캡처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87)가 공식 석상에서 한 소년을 상대로 부적절한 행동을 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자 공식 사과했다. 

10일(현지시간) 달라이 라마 공식 웹사이트에는 최근 그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한 사과를 담은 성명이 올라왔다. 성명은 “소년과 달라이 라마의 최근 만남을 담은 영상이 (온라인에) 돌고 있다”며 “달라이 라마는 그의 말로 상처를 입은 소년과 그의 가족, 전 세계의 많은 사람에게 사과한다”고 전했다. 

이어 “달라이 라마는 공개 석상이나 카메라가 있는 곳에서도 천진하고 장난스럽게 사람들을 종종 놀린다”며 “그는 이번 일에 대해 후회하고 있다”고 했다. 

논란이 된 영상에 따르면 달라이 라마는 한 소년이 “안아도 될까요”라며 다가오자 그를 단상으로 올라오라고 했다. 달라이 라마는 뺨을 가리키며 아이가 그에게 입을 맞추도록하고 안아줬다. 이어 소년의 입술에도 입을 맞췄다. 그러면서 소년에게  “내 혀를 빨 수 있느냐”고 말했다. 이 모습에 사람들 사이에선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소년은 달라이 라마처럼 혀를 잠시 내밀었다가 조금 뒤 물러났다. 달라이 라마는 소년에게 “평화와 행복을 만드는 사람들을 보라”고 조언한 뒤 다시 포옹했다. 

이 영상은 지난 2월말 인도 북부 다람살라 교외의 한 행사장에서 촬영됐다. 이날 M3M 재단의 기술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한 100명의 어린 학생들이 행사에 참석했다.  

해당 영상이 트위터 등 온라인에 퍼지자 달라이 라마의 행동이 부적절했다는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일부 누리꾼은 “부적절하다” “역겹다” 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만 BBC는 혀를 내미는 행동이 티베트에서는 인사의 한 형태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달라이 라마는 이전에도 부적절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켜 사과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자신의 후계자가 만약 여성이 된다면 매력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달라이 라마는 1959년 중국에 대한 봉기가 실패하자 인도로 탈출해 다람살라에 망명정부를 세우고 비폭력 독립운동을 이어왔다. 1989년에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