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마무+ “흘러가는 대로 최선을 다하며” [쿠키인터뷰]

기사승인 2023-08-06 06: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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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마무+ “흘러가는 대로 최선을 다하며” [쿠키인터뷰]
유닛그룹 마마무+로 활동하는 가수 문별(왼쪽)과 솔라. RBW

“후배 가수라뇨. 저희 4.5세대 걸그룹인데요.” 책상을 사이에 두고 앉은 두 가수가 장난스레 웃으며 말했다. ‘데뷔 10년 차 신인 그룹’이란 모순을 가능케 한 주인공은 그룹 마마무 멤버 솔라와 문별. 유닛그룹 마마무+로 활동 중인 이들은 지난 3일 첫 미니음반 ‘투 래빗츠’(TWO RABBITS)를 냈다. 신보 발매를 앞두고 최근 서울 자양동 한 카페에서 만난 두 사람은 “신인 그룹이면서도 10년 차의 여유를 보여준다는 게 우리가 가진 비장의 무기”라며 웃었다.

두 마리 토끼를 뜻하는 ‘투 래빗츠’는 “대중성과 팬덤을 모두 잡자”(솔라)는 멤버들 의지를 반영한 제목이다. 타이틀곡 ‘댕댕’을 포함해 5곡이 실렸다. 두 멤버는 ‘댕댕’ 작사·작곡에 참여하고, 무대 의상과 뮤직비디오 연출에도 의견을 냈다. 음악은 ‘음오아예’ ‘넌 이즈(is) 뭔들’ ‘피아노 맨’(Piano Man) 등 마마무 초창기 히트곡을 연상시킨다. 솔라는 “긍정적인 메시지가 담긴 재기발랄한 음악을 만들어보기로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댕댕’은 애초 마마무 미니 6집 타이틀곡으로 거론되던 노래. 당시 솔라가 허리디스크로 춤을 추기 어려웠던 데다, 마마무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모여 ‘댕댕’ 대신 ‘별이 빛나는 밤’을 타이틀곡으로 냈다. 기억 저편에 잠들어 있던 이 곡을 문별이 끄집어냈다. 그는 “‘댕댕’을 듣자마자 머리가 띵할 만큼 좋았다. 무대를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머릿속에 저절로 그려졌다”고 돌아봤다. 소속사 대표인 김도훈 작곡가는 마마무+를 위해 미완성 상태였던 ‘댕댕’을 손봤다. 솔라와 문별도 작업에 참여했다. 문별은 “내가 원한 느낌이 완벽하게 구현돼 만족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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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마무+. RBW

 

두 사람은 신보를 “여름 그 자체”라고 소개했다. 작열하는 여름 태양은 수록곡 ‘아이 라이크 디스’(I LIKE THIS)로, 여름 바다의 낭만은 ‘별이 빛나는 바다’로 녹아들었다. 마지막 곡 ‘지구에 혼자 남게 된다면’은 장마철 흐린 하늘을 담은 곡이라고 멤버들은 설명했다. “10여년간 가수로 활동하며 많은 감정을 경험했어요. 즐겁기만 했던 때는 없는 것 같아요. 공허함도 슬픔도 있었죠. 하지만 그런 감정 덕분에 행복을 더 소중하고 간절하게 여길 수 있었어요.” (문별)

연습생 기간을 포함해 솔라와 문별이 알고 지낸 지 벌써 13년. 솔라는 “소심하고 자신감 없어 보이던 별이가 지금은 밝고 긍정적으로 변했다”고 돌아봤다. 문별은 “솔라 언니 덕분이다. 내가 방송이나 인터뷰에서 말을 잘 못 하면 ‘한마디라도 해야 사람들이 널 알아본다’고 격려해줬다”며 “언니는 그사이 더 여려졌다”고 덧붙였다. 서로를 보완하는 관계는 음반을 만들 때도 빛을 발한다. 솔로 활동 당시 삭발 사진을 공개해 화제가 됐던 솔라는 “내가 과감한 아이디어를 내면 별이가 나를 진정시킨다”며 웃었다. 문별은 “내게 절제하는 확고함이 있다면 언니는 아이디어가 많고 추진력이 강하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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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tvN ‘댄스가수 유랑단’ 평창 공연에서 모인 마마무. 해당 방송 캡처

2014년 데뷔한 마마무는 팬덤과 대중적 인기를 모두 확보한 몇 안 되는 아이돌 그룹 중 하나다. 2년 전 멤버 휘인이 소속사를 떠난 데 이어 지난 5월 화사도 둥지를 옮기면서 당분간 단체 활동은 불투명해졌다. 솔라와 문별은 “소속사가 달라 예전처럼 쉽게 뭉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완전체로 활동하고자 하는 소망은 네 멤버 모두 비슷하다”고 했다. 10년 넘게 쌓아온 우정도 여전하다. 마마무는 얼마 전 강원 평창에서 뭉쳤다. tvN ‘댄스가수 유랑단’에 출연 중인 화사를 위해서다. 문별은 이날 무대에서 화사를 보며 뭉클했다고 한다. 지난해 솔라가 출연하는 뮤지컬 ‘마타하리’를 보면서도 많이 울었다. “멤버들이 홀로 겪었을 고생과 쓸쓸함이 느껴져서” 흘린 눈물이었다.

“한때는 아이돌로 활동할 수 있는 시간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서른 살이 넘으면 인기가 없어져서 혼자 남을 것 같았죠. 막상 서른 살이 되니 나이는 아무것도 아니더라고요. 아이돌의 수명도 정해진 것이 아니었고요. ‘댄스가수 유랑단’ 공연에서 선배들을 보며 자기 색깔만 또렷하면 언제까지든 활동할 수 있다는 걸 새삼 배웠어요.” (문별)

“대중가수로 활동하면서 늘 고민했어요. ‘이 관심이 다음 음반에서도 이어질까, 그다음 음반은 또 어떨까’ 하고요. 지금도 고민은 커요. 그런데 인생이란 게 결국 어떻게든 흘러가더군요. 앞날을 계획하기보단 흘러가는 대로, 그때그때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려고요.” (솔라)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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