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문화 예술 보급·복원 외길...집념과 열정의 50년

충남도 석공예분야 1호 명장 김진명 씨...전국에 작품 500여점 산재
내년 부처님 오신 날 맞춰 국내 첫 ‘십일면관음보살상’ 조성 구슬땀

입력 2023-10-31 16: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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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문화 예술 보급·복원 외길...집념과 열정의 50년
50여년을 석공예 분야에 종사한 김진명 씨(오른쪽 3번째)가 31일 충남도청에 열린 ‘2023년 충청남도 명장인증서 수여식’에서 인증서를 받은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충남 아산시에 소재한 진명석재사 김진명(68) 씨가 올해 충남도가 선정한 석공예 분야 제1호 명장으로 선정돼 31일 도청에서 열린 ‘2023년 충청남도 명장인증서 수여식’에서 인증서를 받았다. 

이날 김진명 명장은 영광스러운 자리임에도 켜켜히 쌓인 세월만큼이나 담담했다.

명장이라는 타이틀은 지난 반세기 동안 피땀으로 얼룩진 고행끝에 거머쥔 유일한 훈장인 셈이다. 

김 명장은 50여년을 외길로 불교문화 예술 보급에 주력해 왔다. 천안 법왕사 마애석불을 비롯해 예산 수덕사, 천안 광덕사 등 사찰을 중심으로 불교문화 예술 보급에 앞장서며 지금까지 그이 손길을 거쳐간 작품만 전국에 500여점이 넘는다. 

현재는 내년 부처님 오신 날에 맞춰 국내 최초로 경주 중생사 ‘십일면관음보살상’ 조성을 위해 정과 망치로 돌을 쪼아대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약 1년 6개월에 걸친 대작업으로 총 10m 높이에 무게만 100톤에 달한다. 

불교문화 예술 보급·복원 외길...집념과 열정의 50년
김진명 명장이 31일 전형식 충남도 부지사로부터 인증서를 받고 있는 모습에서 50여년의 풍상이 느껴진다.   사진=홍석원 기자

충남 보령에서 태어난 김 명장은 어려운 집안 형편에 중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석공예 분야에 뛰어들어 52년이라는 긴 세월을 돌 기술자로 활동해 왔다. 

특히 그 가운데서도 11년 전 약 5개월에 걸쳐 완성한 천안시 풍세면에 위치한 법왕사 ‘지장보살 마애석불’은 서산의 마애삼존불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온화한 미소를 보이고 있는 것이 역작으로 꼽을만 한다. 

또, 예산군 덕산면 광덕사에 위치한 9층 석탑은 고려시대 세워진 국보 ’월정사 9층 석탑‘을 1대1 크기로 1년여 작업 끝에 재현에 성공했다. 

앞서 김 명장은 2022년도 석공예 분야 ‘우수 숙련기술자’ 선정을 비롯해 △2018년 제53회 전국기능대회 석공예 직종 2위 △2017년 제52회 전국기능대회 석공예 직종 4위 △2017년 충청남도 기능경기대회 석공예 직종 1위 등 실력을 인정받았다. 

불교문화 예술 보급·복원 외길...집념과 열정의 50년
김진명 명장이 천안시 풍세면의 법왕사에 있는 ‘지장보살 마애석불’ 제작과 조성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스마트4차산업혁명협회 제공

이와 함께 2018년 문화재수리기능자 자격증 취득(한식 쌓기석공, 문화재청) △2017년 문화재수리기능자 자격증 취득(한식 가공석공, 문화재청) △2002년 석공기능사 자격을 취득, 문화재 복원을 위한 집념과 열정은 그를 멈춰서지 못하게 했다.

또 △석재 가공 기계 학습도구 △‘NCS 석축 및 한옥 석 시공 매뉴얼’ 저술 △음이온과 음향발생 기능이 있는 옥돌을 이용한 조명기구 연구 △조선시대 왕릉 석인상(문인석, 무인석)의 크기에 관한 연구로 후진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날 김 명장은 “돌을 쪼며 내 손은 하루도 성한 날이 없었다”고 돌아보며 “나이를 생각하니 늦은 감이 있지만, 오늘 석공예분야 제1호 명장으로 인정받아서 무엇보다도 기쁘다. 더욱 정진하는 모습으로 긍지를 잃지 않겠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그러면서 “전통문화대와 같은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 전수 전문 교육기관과 손을 잡고 후진양성에 힘을 쏟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제2, 제3의 명장을 육성하는 일에도 앞장서서 보답하겠다”고 앞으로의 꿈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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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 명장이 내년 부처님 오신 날에 맞춰 높이 10m에 무게만 100톤에 달하는 경주 중생사 십일면관음보살상 조성에 구슬 땀을 흘리고 있다.  사진=스마트4차산업혁명협회 제공

내포=홍석원 기자 001hong@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