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잦은 술자리, ‘통풍’ 부른다 

기사승인 2023-12-27 16:3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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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 잦은 술자리, ‘통풍’ 부른다 
게티이미지뱅크

통풍 환자들은 회식과 모임이 늘어나는 연말연시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름진 음식과 과음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김문영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표현을 쓸만큼 통풍은 극심한 통증을 동반한다”며 “초기에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발생 빈도가 늘어나고 만성 관절염으로 발전할 수 있어 꾸준한 치료를 통해 관리해야 한다”고 27일 밝혔다.

통풍은 혈액 내 요산의 농도가 높아지면서 요산염 결정이 관절의 연골, 힘줄, 주위 조직에 침착되는 병이다. 요산은 음식이 간에서 대사되고 생기는 최종 분해 산물로, 쌓이면 결정체로 변해 염증을 유발한다. 

증상은 발가락, 손가락, 무릎 등에 잘 나타나고 심하게 붓고 빨갛게 변하며 손도 못 댈 정도로 심한 통증이 발생한다. 찬바람이 부는 겨울철에는 혈액 속 요산 침착이 활성화돼 염증이 심해져 증상이 더 악화된다.

통풍 환자 꾸준히 증가…비만 남성 특히 조심해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통풍으로 진료받은 환자 수는 2018년 43만3984명에서 2022년 50만8397명으로 해마다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22년 기준 남성 환자는 여성 환자보다 12.8배 많았다. 남성이 여성보다 단백질과 알코올 섭취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남성은 콩팥의 요산 제거 능력이 나이가 들수록 감소하는 반면, 여성은 폐경 이전까지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요산 제거 능력이 유지된다. 

특히 비만 남성은 통풍 고위험군으로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비만 자체가 체내 요산 생성을 증가시키고, 신장 기능은 나이가 들면서 점차 떨어져 요산 배설이 원활해지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서구화된 식습관, 스트레스와 잦은 회식으로 상대적으로 운동량이 적은 젊은 남성에게도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김 교수는 “첫 증상 후 통증이 있을 때만 치료하고 꾸준히 치료하지 않으면 통풍 결절이 울퉁불퉁 튀어나와 신발을 제대로 신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며 “관절 손상 외에도 신장 기능 저하 등 치명적인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과음·과식 피하고 적정 체중 유지해야

통풍은 꾸준한 약물치료와 식이요법을 통한 생활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통풍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과음, 과식을 피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흔히 맥주를 많이 마시면 걸리는 병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주종과 무관하게 알코올이 들어간 모든 술은 통풍의 위험성을 높인다. 알코올은 콩팥에서 요산 배설을 억제해 혈중 요산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다만 맥주는 효모, 보리 등 퓨린 함량이 높은 성분이 들어가 다른 술보다 더 위험하다. 또한 음주량이 많을수록 통풍 위험이 올라가 과도한 음주는 삼가는 것이 좋다.

내장, 고기, 치킨, 등푸른생선 등 퓨린 함량이 많은 음식의 섭취를 줄이고, 액상과당이 함유된 음료수나 가공식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 

저지방이나 무지방 유제품, 곡류, 채소, 과일, 달걀, 해조류 등 지방이 적은 식품은 통풍 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한 충분한 수분 섭취는 소변을 통해 요산 배설에 도움을 줘 통풍에 효과가 있다.

통풍 치료에는 통증을 완화하는 항염증제와 요산 배설을 촉진하는 의약품을 쓴다. 

김 교수는 “조깅, 등산, 수영 등 적당히 땀을 흘릴 수 있는 유산소운동은 통풍 예방에 좋다”며 “무엇보다도 식단관리와 함께 요산 수치를 낮추는 꾸준한 약물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