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에 군대 보내면 핵전쟁”…푸틴, 서방에 ‘경고’

마크롱이 불지핀 우크라 파병론
연례 국정연설…“유럽 침공 계획 없다”

기사승인 2024-02-29 20:5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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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에 군대 보내면 핵전쟁”…푸틴, 서방에 ‘경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방의 우크라이나 파병론에 대해 ‘핵전쟁’ 카드를 꺼내 들었다.

로이터통신·BBC방송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 인근 고스티니 드보르에서 상·하원 의원을 대상으로 한 국정 연설에서 “서방 국가들은 우리도 그들의 영토에 있는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무기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며 “이 모든 것이 핵무기 사용과 문명을 파괴시키는 충돌을 실제로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이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보내는 방안을 논의한 것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6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지원 국제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 지상군을 파병하는 것에 대한 구체적 합의는 없었으나 이를 배제할 수는 없다”고 했다. 해당 발언 이후, 확전을 원치 않는 미국·영국·독일 등 서방 주요 국가 파병 계획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스웨덴의 나토 가입 직후 이런 발언이 나오자 러시아는 나토와의 직접 충돌을 경고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최근 유럽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서방 일각의 분석에 대해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다만 핵 추진 순항미사일 부레베스트닉과 수중 핵무기 포세이돈 등 차세대 핵무기 시험이 완료 단계고, 킨잘 극초음속 미사일은 실제 운용되고 있으며,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르마트를 곧 전투 임무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위협했다. 스웨덴과 핀란드의 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에 대응해 러시아 서부에 배치된 군세를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러시아가 우주에 핵무기를 배치할 것이라는 미국 측의 주장도 반박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와 관련한) 근거 없는 비난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며 “미국이 궁극적으로 우리를 패배시키고 군비 경쟁에 끌어들이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