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불당동 유흥가가 유명세를 타면서 차량 고의사고 범행의 표적이 되고 있다.

천안서북경찰서는 불당동(신불당) 유흥가에서 2022년 9월부터 4개월여 간 음주운전자 차량과 고의사고 후 합의금을 뜯어온 나이 20대 초반 5명 중 2명을 지난 4일 구속했다. 지난해 말엔 수개월에 걸쳐 신불당 유흥가 좁은 도로에서 고의사고를 내고 보험금을 챙겨온 10대 후반의 10여 명을 적발한 바 있다.

천안서북서 형사과는 2022년 말 50대 피해자 신고로 음주운전자 대상의 상습 갈취사건 수사를 시작했다.

피해자 K씨는 그해 12월 29일 새벽 1시경 신불당 유흥가에서 술을 마신 채 차를 몰고 가다 피의자들 차량과 부딪쳤다. 그들은 “음주운전을 신고하지 않고 눈감아주겠다”며 수백만원을 요구했다. 며칠이 지난 후 K씨는 피의자들의 차량 충돌이 고의적이란 생각이 들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피의자들을 추적해 범행 증거를 수집했다. 범행 장소를 직접 살펴보고 인근 CCTV 자료를 확보해 확인하면서 그들의 범행이 상습적임을 알았다. 불당동서 벌인 범행이 한두 건이 아니었다.

수사를 확대됨에 따라 입증자료 확보에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 결과 그들이 벌인 범행은 17회이나 됐고, 피해액이 6400만원임을 알아냈다. 회당 평균 갈취액은 376만원이었다.

이들 5명은 중학교 동창들로 3개 조로 나눠 범행을 계획적으로 벌였다. 음주 운전하는 범행대상을 찾는 ‘물색조’, 차량을 대기했다가 고의 교통사고를 내는 ‘야기조’ 그리고 음주운전자를 상대로 합의금을 뜯어내는 ‘갈취조’ 로 역할 분담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범행은 주로 고가 차량에 수백만원을 즉각 내놓을 수 있는 중년층을 노렸다. 젊은층 음주운전자는 합의금 요구시 실강이 붙을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한편 음주운전으로 돈을 뜯긴 피해자들은 명확한 당시 증거가 없어 음주운전 처벌은 받지 않았다.

천안=조한필 기자 chohp11@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