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한양’ 현대·포스코 2파전, 누가 웃을까

기사승인 2024-03-19 11: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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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한양’ 현대·포스코 2파전, 누가 웃을까
여의도 한양아파트 단지 입구. 사진=송금종 기자

“안녕하세요 현대건설입니다”


“안녕하세요 포스코(이앤씨)입니다”

재건축 시공사 선정을 1주일 앞둔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양아파트 단지. 선거를 앞둔 예비 국회의원들의 출퇴근길 인사 현장을 방불케 했다.

이들은 한양 재건축 사업수주를 위해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에서 보낸 홍보요원들이다. 사복 차림의 홍보요원들이 주차장 등 단지 내 곳곳에 배치됐다. 입주민이 오갈 때마다 인사를 하고 수시로 말을 걸며 친화력을 과시했다.

이날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 홍보요원 숫자는 각각 십 여명이 족히 넘어 보였다. 어깨끈을 두르지 않아 입주민처럼 보였는데, 한 회사는 자사브랜드를 새긴 에코백으로 차별화를 뒀다.
여의도 ‘한양’ 현대·포스코 2파전, 누가 웃을까
건설사 홍보요원들이 입주민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송금종 기자 

이들은 오전 일찍 단지로 출근해, 퇴근도 경쟁사 일정에 맞춰 늦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보 활동은 오는 23일 총회가 열리는 당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현장엔 홍보 요원 말고도 각사 임직원도 배치됐다.

한양 재건축은 영등포구 여의도동 42 일대에 기존 588가구를 허물고 최고 56층·5개동·아파트 956가구로 다시 짓는 프로젝트다. 공작·대교·시범 등 재건축을 기다리는 주변 노후 단지 중에서도 1순위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가 최근 현장을 직접 챙길 만큼 한양 재건축이 상징하는 바는 크다.

포스코이앤씨 홍보 요원은 “‘한양’은 여의도에서도 워낙 격전이 예상됐던 단지인데다가 위치가 상징적이라 양사가 열심히 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선정까지) 일주일밖에 남지 않아서 최대한 주민을 만나면서 홍보 기회를 넓히려한다” 덧붙였다.
여의도 ‘한양’ 현대·포스코 2파전, 누가 웃을까
두 건설사 브랜드가 새겨진 물티슈와 각티슈. 사진=송금종 기자 

한양 수주전은 현대건설·포스코이앤씨 2파전으로 치러진다. 각각 ‘디에이치’와 ‘오티에르’라는 고급 주거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포스코이앤씨는 여기에 사업비 1조원을 책임 조달하며 소유주 금융 부담을 최소화하는 조건을 달았다. 3.3㎡당 공사비는 798만원을 제시했다. 여의도 초고층 건물인 ‘파크원’ 시공역량을 쏟겠다는 각오다.

현대건설은 공사비를 3.3㎡당 824만원으로 잡았다. 이밖에 동일 평형 입주 시 100% 환급, 신탁방식 최초 사업비 100% 현대건설 금융 조달, 100% 확정공사비 등을 약속했다.

여의도 ‘한양’ 현대·포스코 2파전, 누가 웃을까
한양 아파트 단지내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알리는 현수막. 사진=송금종 기자 

시공사 선정 총회는 오는 23일 오후 여의도 하나증권 빌딩에서 열린다. 입주민들은 어느 쪽을 더 선호하는지 함구하고 있다.

현대건설 홍보 요원은 “홍보를 위해 주민들을 다 만나고 있다. 의중을 밝히는 주민도 있지만 대부분은 공개 안 한다”라며 “(결과는) 열어봐야 알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