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김민우의 결승골과 ‘이을용 아들’ 이태석의 3경기 연속 도움을 앞세워 숙적 일본을 꺾었다. 조 1위로 8강에 진출한 한국은 첫 토너먼트 상대로 ‘신태용 매직’ 인도네시아를 만난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팀은 22일(한국시간) 오후 10시 카타르 도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AFC U-23 아시안컵’ 조별리그 B조 3차전 일본과 최종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3전 전승으로 조 1위에 오른 한국은 8강에서 신태용 감독이 속한 인도네시아를 만난다. 반면 일본은 이날 뼈아픈 패배로 개최국 카타르와 8강에서 맞붙는다.

이날 한국은 지난 중국전과 완전히 다른 선수들로 경기에 임했다. 11명 중 조현택만이 직전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4-2-3-1 대형을 기본으로, 최전방에 정상빈이 위치했다. 2선엔 홍윤상과 최강민, 홍시후가 자리했다. 3선은 이강희와 김동진이 책임졌다. 수비진은 이태석, 조현택, 이재원, 장시영으로 구성했다. 골문은 백종범이 지켰다. 한국은 수비 시에 이강희를 내려 5백으로 전환해 일본 공격을 막았다.

일본도 8강을 대비해 파격적인 로테이션을 단행했다. 지난 아랍에미리트(UAE) 경기 선발 명단에서 7명을 뺀 채 한일전에 나섰다. ‘일본의 수호신’ 고쿠보 레오(SL 벤피카)와 공격진 핵심 호소야 마오(가시와 레이솔), 사토 게인(베르더 브레멘) 등 주축 자원들이 모두 선발로 나서지 않았다.

경기 초반 양 팀은 탐색전을 펼쳤다. 일본은 세밀한 패스로 공격을 전개했다. 한국은 ‘선수비 후역습’으로 경기를 풀어갔다. 이 과정에서 전반 20분 한국이 상대 수비 지역에서 환상적인 세트 플레이를 선보였지만, 주심 발을 맞고 드롭볼이 선언되는 어이없는 장면도 있었다.

남은 전반전에 양 팀은 이렇다 할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일본은 볼 소유를 늘리면서 한국 수비 빈틈을 노렸으나 대부분 슈팅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한국도 전반적으로 무기력한 공격력을 보였다. 양 팀 합쳐 유효 슈팅 0개, 슈팅 4개만 나올 정도로 수비적인 경기 양상이었다. 결국 전반전은 0-0으로 마무리됐다. 

후반 11분 한국이 첫 유효 슈팅을 기록했다. 정상빈이 일본 수비진 속에서 공을 지켜냈고, 홍윤상에게 전진 패스를 건넸다. 빠른 돌파로 순식간에 일본 페널티 박스 안까지 침투한 홍윤상은 침착하게 오른발 슈팅을 때렸으나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이때 변수가 발생했다. 후반 14분 정상빈이 근육 통증을 호소하며 들것에 실려 나갔다. 여기서 황선홍 감독은 대거 4명을 교체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강성진, 황재원, 김민우, 강상윤이 나란히 투입됐다. 이에 질세라, 일본도 기존 주전 3명을 교체 투입했다. 

후반 21분 장시영이 우측에서 2대1 패스를 통해 상대 수비를 뚫고 크로스를 올렸다. 이를 중앙에 있던 강성진이 절묘한 헤딩 슈팅으로 연결했다. 골문 오른쪽으로 살짝 벗어난 위협적인 슈팅이었다.

한국이 마침내 골문을 열었다. 후반 29분 앞서 교체 투입된 김민우가 이태석의 코너킥을 받아 완벽한 헤딩골을 터뜨렸다. 김민우는 일본의 지역 방어 사이를 절묘하게 침투해 상대 수비진을 무너뜨렸다. ‘이을용 아들’ 이태석은 장기인 왼발로 3경기 연속 도움을 기록했다.

일격을 맞은 일본도 조금씩 기지개를 켰다. 후반 37분 한국 문전 앞 혼전 상황, 일본이 연속 3개 슈팅을 때렸다. 그러나 한국엔 이재원이 있었다. 이재원은 처절한 육탄 방어로 일본의 공격을 막아냈다.

이후 일본은 지속적으로 한국을 공략했으나 한국의 두터운 성벽을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승기를 잡은 한국은 수비적으로 경기에 나서 일본의 공세를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경기는 한국의 1-0 승리로 마무리됐다. 

한편 한국은 오는 26일 오전 2시30분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와 4강 진출을 두고 일전을 벌인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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