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농협금융·은행 정기검사, ‘중앙회 길들이기’ 아냐”

기사승인 2024-04-24 15:17:49
- + 인쇄
금감원 “농협금융·은행 정기검사, ‘중앙회 길들이기’ 아냐”
농협중앙회 제공.

금융감독원이 농협금융지주 및 농협은행에 대한 정기검사를 다음달부터 본격적으로 진행한다. 금감원은 이번 검사를 두고 최근 일각에서 제기된 ‘농협중앙회 길들이기’가 아닌 내부통제 체계를 들여다 보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24일 금융감독원은 ‘농협금융지주 및 농협은행 정기검사 착수 배경’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금감원은 “정기 검사를 통해 농협금융 및 농협은행의 경영 전반 및 지배구조 취약점을 종합 진단해 개선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이번 검사의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금감원은 지난 2월 농협은행에서 발생한 금융 사고 내용을 검사하던 중 은행 직원이 불법행위에 직접 가담한 정황이 확인되는 등 내부통제 취약점이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금감원이 진행한 검사 결과 농협은행 A지점 직원은 부동산 브로커로부터 금품을 받고 허위 계약서를 작성, 담보가액 부풀리기를 통해 거액의 부당 대출을 취급한 사실이 적발됐다. 금감원은 이 부동산 브로커가 관여된 대출이 타 금융회사에서도 취급된 사실을 확인해 추가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 통제 체계의 취약성은 향후 추가적인 금융사고로 인한 은행 손실 및 소비자 피해 발생 등으로 이어져 은행 경쟁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며 “농협은행 다른 지점 및 다른 금융회사 등에서 동일 유형의 사고가 발생했을 개연성도 확인됐다”고 언급했다.

다음달로 계획된 농협금융 및 농협은행의 정기 검사 시즌을 통해 정밀검사에 나서겠다는 것이 금감원의 설명이다. 금감원은 주요 대형은행에 대해 2년에 한 번씩 정기검사를 실시하는데, 2022년 5월 정기검사를 받은 농협금융 및 농협은행은 올해 검사 주기가 돌아온다.

앞서 금감원은 농협중앙회가 NH농협금융지주 경영 전반에 개입할 수 있는 구조를 두고 문제를 제기해 왔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달 초 “(농협) 계열사에 대한 지주회사의 적정성을 보고 있다”면서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이 구분돼 있다고는 하지만 농협 특성상 그것이 명확한가는 고민할 지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칫 잘못하면 금산분리원칙과 내부통제, 규율통제 같은 것들이 흔들릴 여지가 있어 챙겨봐야 한다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금감원이 NH투자증권 대표 선임 문제로 갈등을 보인 농협중앙회에 ‘길들이기’에 나섰다는 지적도 나왔다. 금감원은 이를 부인하면서 내부통제 취약점 문제를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