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일제시대냐” 부산동구청 결국 소녀상 설치 허용…31일 제막식

기사승인 2016-12-30 11:3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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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일제시대냐” 부산동구청 결국 소녀상 설치 허용…31일 제막식[쿠키뉴스=정진용 기자] 부산 일본 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설치를 제지하고 강압적으로 압수한 부산 동구청이 이틀만에 반환을 결정하고 “설치를 막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삼석 동구청장은 30일 오전 10시 기자회견을 열고 “많은 시민에게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이 문제는 자치단체가 감당하기 힘들다”며 이같이 말했다.

동구청은 지난 28일 ‘미래세대가 세우는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원회’(추진위)가 부산 동구 초량동 일본영사관 앞에 ‘평화의 소녀상’을 설치했으나 경찰 공권력을 동원해 철거, 압수했다. 당시 박 동구청장은 전화기를 꺼놓고 서울에서 열리는 새누리당 전국위원회 참석을 이유로 휴가를 내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아울러 경찰과 부산동구청은 시위대를 방패로 내리찍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

이 과정에서 권모(21·여)씨가 넘어지며 허리를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고 13명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연행됐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동구청은 “지금이 일제시대냐” “어느 나라 정부냐”는 항의여론에 직면했다.  

지난 29일 구청 홈페이지 민원게시판은 비난 글로 도배가 되다 오후 4시쯤에는 홈페이지가 마비됐다. 또한 동구청에는 항의 전화가 쇄도해 업무가 마비될 지경에 이르렀다.

지난 29일 한일일본군 ‘위안부’ 합의 무효를 위한 대학생 대책위원회도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의 압박에 단 한마디도 하지 못하고, 소녀상 건립은 지자체가 알아서 결정할 일이라며 지자체장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지난 한일합의에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철거를 운운하더니 내정간섭하는 일본정부에게 우리의 주권을 지키기 위한 제 역할은 다하지 못한 채 기만적인 행동만을 보이고 있다”고 외교부를 규탄했다.

급기야 이날 동구청이 별다른 법적 근거 없이 압수한 뒤 소녀상을 인근 야적장에 폐나무, 버스정류소 표지판 등과 함께 방치해둔 사실도 알려지며 여론은 더욱 악화됐다.

결국 동구청 측은 소녀상을 추진위측에 돌려주며 사과 의사를 밝혔다.

추진위는 오는 31일 오후 9시 일본영사관 앞에서 제막식을 거행하고 소녀상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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