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방서 한과 먹으며 토르 시청?…이명박·박근혜의 추석

기사승인 2018-09-22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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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치소에서 추석을 보내는 전직 대통령이 한 명 더 늘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올해 두 번째 추석을 맞는다. 지난 3월 구속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서울 송파 서울 동부구치소에서 첫 추석을 지낸다. 

법무부 교정본부에 따르면 교도소와 구치소 등 교정기관의 추석 명절 접견일은 22일이다. 대다수 수용자는 이날 가족과 만난다. 오는 23일부터 26일은 휴일로 접견이 허용되지 않는다. 

전직 대통령도 예외는 아니다. 이 전 대통령은 접견일을 활용, 가족과 시간을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구속 이후에도 가족과 꾸준히 만났다. 반면 박 전 대통령은 홀로 명절을 지낼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은 동생인 박지만 EG 회장과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을 접견 거부 명단에 올려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추석과 설에도 박 전 대통령은 가족과 만나지 않았다. 

구치소에서는 어떤 음식이 제공될까. 박 전 대통령이 수용된 서울구치소는 추석 당일인 오는 24일 아침 식사로 소고기 미역국과 김치볶음, 양파장아찌, 깍두기를 제공한다. 점심으로는 오징어무국과 생선묵볶음, 달걀찜, 배추김치가 나온다. 저녁 메뉴는 콩나물국, 닭조림, 오이지무침, 깍두기다. 다만 명절 특식으로 점심에 수용자 1인당 한과가 130g씩 제공된다. 

이 전 대통령이 머무는 동부구치소의 식단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아침 식사로는 배추된장국과 비엔나케첩볶음, 깍두기가 나온다. 점심으로는 돼지고기김치찌개, 새송이굴소스볶음, 무생채, 열무김치가 제공된다. 점심에는 특식이 추가된다. 미니약과 140g과 오렌지주스 1개다. 저녁 식사는 어묵국과 탕수육, 오징어젓갈무침이다. 

독방서 한과 먹으며 토르 시청?…이명박·박근혜의 추석교정시설에서도 명절을 맞아 차례를 지낸다. 형이 확정된 기결수들은 교정시설 내에서 합동 차례를 올린다. 그러나 두 전직 대통령 모두 형이 확정되지 않은 미결수 신분인 까닭에 차례에 참석할 수 없다. 미결수의 경우, 공범 간 접촉을 통해 재판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차례 참석이 금지되고 있다. 

수용자의 무료함을 달랠 ‘특선 영화’도 준비돼 있다. 법무부 교화방송센터 ‘보라미방송’ 편성표에 따르면 수용자들은 추석 연휴 동안 영화 ‘작은형’ ‘토르 라그나로크’ ‘지오스톰’을 시청할 수 있다. 작은형은 부동산 사기로 교도소에 다녀온 동생이 아이큐 48의 작은형을 찾아가며 생기는 스캔들을 담은 영화다. 토르 라그나로크는 우리나라에서 480만 관객을 동원한 블록버스터다. 지오스톰은 기후 변화로 자연재해 등을 담은 SF영화다. 박 전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 모두 독방에 마련된 텔레비전을 통해 특선 영화를 즐길 수 있다.

두 전직 대통령은 언제까지 구치소에서 명절을 보내야 할까. 박 전 대통령은 지난달 ‘국정농단’ 관련 항소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받았다. 현재 검찰 측이 상고,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는 중이다. 또한 새누리당 공천개입 혐의와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8년이 추가됐다. 총합 징역 33년이다. 형이 확정될 시, 현재 66세인 박 전 대통령은 98세까지 명절을 교도소에서 보내야 한다. 

이 전 대통령은 다음 달 5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앞서 검찰은 횡령과 뇌물수수 혐의를 받는 이 전 대통령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일각에서는 박 전 대통령처럼 중형이 선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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