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 후 성관계를 맺은 남성의 배우자로부터 불륜 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을 당하자 성폭행을 당한 것이라며 허위고소를 한 20대에게 무고 혐의가 인정돼 1심에서 벌금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권희 부장판사는 25일 “무고 혐의로 기소된 A씨(20)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법조계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7월 B씨와 술을 마신 후 모텔에서 합의를 한 성관계를 맺었다. 그러나 이를 알아챈 B씨의 부인이 모텔로 찾아와 항의하고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같은 해 11월 “술에 만취해 정신을 잃은 상태에서 B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검찰에 제출하고, 경찰에서 같은 내용으로 조사를 받았다.

재판부는 “B씨의 배우자로부터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장을 받고 B씨를 무고한 것으로 죄질은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다만 아무런 범죄전력이 없고, 나이가 어려 판단력이 성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불륜 행위에 대한 추궁을 당하고 소송까지 제기되자 억울한 마음에 부모님과 상의한 후 고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가 반성하는 의미로 B씨의 배우자가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인용된 700만원을 즉시 지급한 점도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김도현 기자 dobes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