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5분만 말합시다] 전북도의회 345회 임시회 5분발언 들어보니

입력 2017-07-11 21:2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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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전주=김성수 기자] 10대 의회 개원 3주년을 맞은 전북도의회가 11일 제345회 임시회를 개회했다.

임시회 첫 날인 이날 5명의 도의원들은 저마다 전북지역에 닥쳐 있는 현안 문제점들을 5분 발언을 통해 지적하고 대책마련을 주문했다.

도의원들의 5분 발언 내용을 정리해봤다.

▲장학수 의원

전라북도의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은지 1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집 없는 사람들은 많고, 전세를 구하고, 월세를 내느라 상당수의 서민들은 집 없는 설움 속에 많은 비용과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는 실정이다. 빈부격차가 심화되면서 1가구 2주택 이상 소유자가 늘어난 만큼, 세입자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군다나 2년마다 국토교통부에서 실시하고 있는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금리하락으로 인해 10년 전에 비해 전세가구는 5.3%가 감소한 7.5%이고 월세가구는 2.4%가 늘어난 20.3%를 차지하고 있어 10년 사이 서민들의 주거환경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그런데다 임대인과 임차인의 갈등과 분쟁 또한 날로 늘어나고 있고 각박해지는 사회분위기로 인해 사소한 갈등이 중범죄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이러한 임대차 분쟁문제가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상태까지 왔다. 분쟁의 주요 내용을 보면 임대차 보증금 반환, 임대차 목적물에 대한 유지·수선 의무, 계약의 갱신·종료, 계약의 이행·해석에 관한 사건 등으로 주로 경제적, 법률적 약자인 임차인의 신청 건이 대부분으로 밝혀졌다. 이에 정부에서는 금년 5월30일부터 대한법률 구조공단의 각 지부와 광역 시‧도 자치단체에서 '주택임대차 분쟁조정위원회'(이하 조정위원회)를 운영할 수 있도록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개정했다. 전라북도를 관할하는 대한법률 구조공단 광주지부도 지난 7월4일 '조정위원회”를 개소하여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법률구조공단 광주지부는 광주, 전남, 전북, 제주 등 4개 광역 시‧도가 관할구역으로 돼 있어 관내 세입가구 수만 63만7819 가구나 되기에 전라북도 도민들이 광주지부 개소에 따른 혜택을 보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광주지부 위원회 개설로 큰 효과를 볼 수 없는 현재 상황에서 법률개정에 따른 '조정위원회'설치를 통해 효과를 극대화 하려면 전라북도 자체적으로 '조정위원회'를 운영해 주택임대차로 인한 분쟁을 조정 해 주어야 만 우리 도민들이 실효적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본의원이 전라북도에서 주택임대차관련 분쟁이 얼마나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대한법률구조공단의 임대차관련 법률상담 건수와 법률구조 건수를 확인한 결과, 최근 3년간 전라북도 지역의 임대차관련 법률상담 건수는 총 1만2704건으로, 년 평균 4000건 이상의 법률상담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법률구조대상자를 대상으로 소송과 변호까지 도와주고 있는 법률구조 건수는 총 618건으로 년 평균 2백건 이상이었다. 이해가 쉽도록 월단위로 평균을 내보면 매월 350건 이상의 법률상담과 17건 이상의 법률구조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예상보다 집을 둘러싼 임차인과 임대인간의 분쟁이 자주 일어나고 있었으며,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함을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법률개정으로 근거도 마련된 만큼 사회적 약자들이 임대차분쟁까지 휘말려서 돈과 시간을 허비하며 정신적‧경제적 고통에 빠지지 않도록 하루빨리 '전라북도 주택임대차 분쟁조정위원회'를 구성하고 운영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강용구 의원

무진장 그리고 임순남, 전라북도 동부권에 위치한 6개 시군은 좀처럼 낙후지역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곳이다. 동부권 지역의 인구는 감소하고 있는데 고령화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도내에서 47.1%에 이르는 면적을 차지하고 있으나 대부분 산악지형으로 개발 가능 면적은 극히 제한적이다. 게다가 각종 개발정책에서까지 소외되면서 도내 서부권과 비교했을 때 지역 발전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6년에 지원된 지특예산과 도비보조금 총액만보더라도 전주, 군산, 익산, 정읍 등 서부권 지역 각 시군에는 평균 845억 원 가량이 지원된데 반해, 동부권 지역은 평균 479억 원 가량이 지원됐다. 서부권 시군 보다 366억 원 가량이 적은 금액이다.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전라북도는 2006년 <전라북도 동부권 발전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2011년부터 2020년까지 10년간 한시적으로 동부권특별회계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식품·관광분야 사업에 대해 매년 6개 시군에 각각 50억 원씩 총 300억 원을 지원해 동부권의 특화발전과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일부 시군에서 사업비를 이월하는 등 사업 추진율이 다소 부진하기는 했지만, 지난 2월 도에서 실시한 동부권발전사업 평가결과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먼저, 남원허브클러스터 조성 등 식품분야 사업에서는 지난 2010년에 비해 특화품목 재배면적이 4244ha 증가했고, 유치기업도 84개소가 증가한데다 587명 가량이 일자리를 확보했다. 또한 남원 예촌길 조성사업 등 13개 관광분야 사업에서 2010년 대비 73만 명의 관광객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동부권특별회계의 성과가 이제야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조례에 동부권특별회계 기간을 2020년까지로 한정하고 있어서 당장 3년 후, 사업 지원을 담보할 수 없는 상태이다. 여전히 낙후도가 심한데다가 조례에서 명시한 '동부권 지역의 특화발전을 통한 경쟁력 강화'라는 목적에는 발만 담근 상태인데, 지금 단계에서 지원이 끊기면 동부권 지역은 동력을 잃게 될 수밖에 없다. 경기도를 비롯한 7개 광역단체도 지역균형발전 조례에 별도로 특별회계 기간을 명시하지 않고 있는 것을 볼 때, 전라북도도 조례개정을 통해 동부권특별회계 기간을 연장해야 합니다. 현재 국토연구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제2차 전라북도 동부권 발전계획의 목표연도가 2025년 인 것을 감안할 때 최소한 2025년까지라도 기간을 연장할 것을 말씀드린다. 또한 <전라북도 동부권 발전지원에 관한 조례> 제3조 2호에 의하면 '동부권의 지리적 특성과 산업·경제적 지원 등을 고려한 식품·관광 등 개발계획'을 수립하도록 명시되어 있어, 각 시군에서는 식품·관광 분야에 한정해 사업을 추진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는 지역의 여건과 특성을 고려해 농산촌, 지역경제, 복지 분야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사업까지 포괄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 덧붙여, 그동안 동부권 6개 시군에서 각각 추진한 식품·관광 사업들을 연계한 대표적인 산업모델을 발굴함으로써 시너지효과를 극대화 할 필요가 있다. 동부권 일원의 연계협력 사업에 대해서는 동부권특별회계 외에 별도 순도비로 지원이 가능하도록 제도적 근거를 마련하고 예산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 사업발굴도 6개 시군에 맡겨 놓을 것이 아니라 전북도에서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 지금이야 말로 전라북도가 맏형으로서 제 역할을 해야 할 때이다. 동부권이 낙후지역이라는 굴레에서 하루빨리 벗어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재차 말씀드린다.

▲이상현 의원

지난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었다. 으레 그렇듯이 순국선열들과 유공자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기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관련 단체들이 주관하는 각종 행사가 이어졌다. 그리고 7월을 맞은 지금, 호국보훈의 의미는 벌써부터 상자 속의 갇힌 기억으로 굳어지고 있다. 망각의 세월은 길고, 망각에서 깨어나 숭고한 의미를 되새기는 건 순간에 불과한 것이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전장에서 청춘을 바쳤던 참전유공자 입장에서 보면, 서운한 마음을 넘어서 장탄식하지 않을 수 없는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6월의 주인공'으로 등장했다가 빠르게 퇴장해버리면서 느끼게 되는 씁쓸한 심정! 그나마 이건 한 개인이든 사회든 망각이 있기에 존재할 수 있다는 역설로 합리화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유공자분들 스스로도 푸념 한 번 하고 나면 될 일로 치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분들에게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물질적인 보상을 해주는 실질적인 보훈이 불충분한 현실은 또 다른 문제이다. 보훈처가 참전유공자에게 지급하는 현행 참전명예수당은 18만원이다. 지속적인 증액 요구에 화답해서 이 정도가 되었지만 여전히 적선 수준의 액수가 아닐 수 없다. 새정부 출범과 파격적인 보훈처장의 임명으로 국가보훈정책의 변화를 바라는 기대가 있지만 얼마나 실질적인 증액이 이루어질지는 불투명하다. 문제는 또 있다. 보훈처가 지급하는 수당이 적어서 전국적으로 개별 지자체들이 추가로 수당을 지급하고 있는데 이 액수가 천차만별이라는 것이다. 예컨대 20만원의 참전명예수당을 지급하고 있는 충남 서산군과 부산시 기장군, 13만원을 지급하는 인천시 강화군, 12만원을 지급하는 강원도 철원군이 있는가 하면 경상남도는 아예 도비와 시군비 각 10만원을 합쳐 일괄적으로 20만원씩을 지급하고 있다. 반면, 전라북도는 호국보훈수당이라는 이름으로 전국적으로 가장 낮은 수준에 해당하는 5만원을 지급하는 것이 고작이다. 그나마 이것도 민선6기 도지사 공약이행의 일환으로 도비 1만원을 시·군비에 더해 지급함으로써 상향 조정된 액수이다. 국가가 인정한 참전유공자라는 점은 동일하다. 그런데 거주지에 따라 주어지는 액수가 네 배까지 차이가 난다. 만약 여기 계시는 여러분들이 도내에 거주하는 참전유공자라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 숭고한 희생에 대한 최소한의 보상으로서의 만족도는커녕, 불만과 불신만 키우는 요인으로 받아들여지는 게 인지 상정일 것이다. 참전유공자들은 국가와 민족이 존망의 위기에 처했을 때 나라의 부름을 받고 전장으로 뛰쳐나갔다. 이분들이 아니었다면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경제적 번영과 민주주의의 복된 세례는 꿈도 꾸기 어려웠을 것이다. 참전유공자들의 헌신과 숭고한 희생은 바로 우리 모두의 존재를 설명해주는 가장 근본적인 참조점인 것이다. 이 자리를 빌어 간절하게 촉구한다. 도내에 거주하고 계시는 참전유공자분들과 유족분들이 전북에 거주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타 지역에 비해 차별받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당사자들 스스로가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정도의 예우가 뒤따라야 한다. 재정여건이나 지출 우선순위 등을 따지면서 좌고우면할 사안도 아니다. 숭고한 헌신과 희생에 보답하는 보훈은 우리 모두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공약사항으로 시군별 5만원씩을 맞춤으로써 시군 편차도 해소하고 조금이나마 증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조치해주신 점에 대해서는 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감사의 마음을 표하고 싶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바대로 현행 5만원이라는 액수는 절대적으로 적은 수준일 뿐만 아니라, 타 지역과 비교해 봤을 때 도내 참전유공자의 상대적 박탈감만 키우는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차제에 참전유공자에 대한 수당 증액에 보다 전향적인 태도로 임해주실 것을 촉구한다.

▲이현숙 의원

남원의료원은 관할 권역인 동부 산악권 7개 시·군(남원, 순창, 장수, 임실, 구례, 곡성, 함양) 인구가 매년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농촌지역 거점 공공병원으로서 역할을 해나가고 있다. 인구 감소로 인해 5~10년 전보다 의료원 내 환자수가 감소하고 있으나, 재정 적자 폭이 심화되지 않는 범위에서 노사가 협력해서 명맥을 유지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남원 의료원은 몇 가지 근본적인 어려움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 본 의원은 오늘 5분 발언을 통해 짚어보고자 한다. 첫째, 낮은 임금으로 국가 시책사업인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위한 간호 인력을 조달하지 못하고 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보호자나 간병인 없이 간호 인력이 환자를 돌보는 의료서비스로 환자 안전과 감염병 예방을 위해 국가시책사업의 일환으로 이미 의무시행이 되어 군산의료원은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특히 농어촌지역 및 취약 계층의 환자가 많이 찾는 지방의료원의 경우 그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으며 만족도 또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뿐만 아니라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공공의료서비스에 걸 맞는 사업으로 특화될 수 있으며, 수가지원 등을 통해 공공의료원의 재정적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사업이다. 그러나 이런 좋은 정책을 시행하고 싶어도 간호 인력이 없어서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라북도의 우수한 전문 간호 인력들은 더 좋은 조건을 찾아 수도권 병원으로 몰리고 있다. 급여조건 및 문화생활에서 뒤처진 농어촌 지방의료원인 남원의료원이 인력을 충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지역거점 공공병원이라는 거창한 이름만 보고 입사한 간호사들이 낮은 임금을 성토하며 발길을 돌리고 있다. 올해에만도 상반기 입사자인 8급 간호사 11명이 퇴직한 상황이다. 결국 남원의료원이 좋은 정책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다른 병원과 비슷한 임금 인상을 통해 간호 인력의 공백을 메워 나가야 한다. 이러한 공백이 이어질 경우 특수파트나 병동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며, 결국 공공병원으로서의 역할 또한 축소될 수밖에 없다. 두 번째, 공공병원을 유지하기 위해서 공익적 의료안전망 필수의료시설 유지를 위한 착한 적자 발생에도 요인이 있다. 응급센터와 중환자실, 분만실, 격리병동, 호스피스 병동, 행려병동, 공공 사업팀 등이 만성 적자를 유지하고 있는 파트이다. 한 예로 응급센터는 최소한의 인원 34명으로 24시간 유지를 해야 하는 중요한 공공병원의 역할 중 하나다. 하지만 이 인력을 유지하면서 농촌의 거점공공병원이 수익을 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2014년 보건 복지부 착한 적자 관련 용역결과에서 남원 의료원은 총적자의 61%가 건전한 적자로 분류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조사 결과에도 중앙정부나 지자체는 경상비 지원은 안 된다는 자기모순을 범하고 있다. 2015년 경상비에 대한 각지자체의 지원현황을 살펴보면, 12개 의료원에 77억 900만 원을 '공공성 강화, 재정안정 지원금, 공공진료 부담금' 등의 명목으로 지원하였다. 셋째, 약품비 미지급금 관련해서 '6개월 내 결제' 약사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현재 31억여 원의 누적 미지급금 또한 재정적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넷째, 매년 발생하는 퇴직금 또한 2017년 현재 의료원 연합회에 3억 정도만 적립되어 있는 실정이어서 2017년 퇴직금 소요 예산 12억 4천만 원에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이것은 전국 의료원 모두가 비슷한 상황이다. 남원의료원은 많은 재정적 압박 중에 퇴직금이 가장 큰 압박으로 다가오고 있다. 2016년 말 퇴직금 충당금이 120억 원 정도였으며, 매년 5% 정도 인상된다. 한 달 벌어 급여를 겨우 충당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퇴직금을 충당하기 어렵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퇴직연금 전환이 필요하다. 경기도의 경우 공공의료원 6개 병원에 대해 퇴직금으로 인한 체불 발생을 막기 위해 퇴직연금 적립금을 올 9월 추경에 세우고, 2018년 본예산에도 100억 원의 예산을 세우기로 6.28일 합의했다고 한다. 이제 전라북도도 남원의료원에 대한 여러 가지 어려움 중에서 퇴직연금 적립 대책을 우선적으로 강구하여, 근본적인 재정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사업을 시행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야 한다. 공공의료 강화는 말로만 지켜지는 것이 아니다. 27만 명의 인구가 이용하는 의료원을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남원 의료원이 서민들의 편안한 공간이 되도록 아낌없는 투자와 지원이 있어야 전북도의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최인정 의원

우리 국민은 누구나 보편적인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야 하는데 현실은 대도시와 중소도시, 농촌지역의 의료시설이 큰 차이가 나고 있다. 군산 전북대병원은 이런 의료격차를 해소하는데 큰 의미가 있는 시설로 시민들의 기대가 매우 크다. 그렇기에 군산 전북대병원은 30만 도시인 군산은 물론이고 김제와 부안지역에도 꼭 필요한 의료시설이다. 그러나 그동안 부지 문제로 오래 동안 갈등을 겪다가 드디어 위치가 정해졌는데, 느닷없이 최근 재검토를 운운하는 상황이 됐었다. 해당 지역구의 의원으로서 전북대측의 타당성 재검토라는 말은 입 밖에도 내고 싶지 않지만, 냉정하게 말하면 "병원 건립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사람들이 많다. 참으로 어이가 없고 괘씸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전북도가 적극 나서 전북대병원 이사회의 이런 결정이 어떻게 이루어진 것이며 향후 구체적인 입장에 대한 확인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 나아가 병원 건립이 차질 없이 추진 되도록 전라북도 차원 적극적인 대책마련을 촉구한다. 군산 전북대병원 설립과 관련한 우여곡절은 익히 알려져 있다. 처음 예정되었던 백석제 부지는 환경성평가 과정에서 취소되고, 2016년에서야 사정동 지역으로 장소가 변경됐다. 부지선정이 완료되면서 군산 전북대병원 건립에 대한 기대가 커져가는 상황에 1년도 지나지 않아 부지매입이 갑자기 보류되고 결국 지난 4월 전북대병원 측에서 건립 타당성 재조사 연구 용역을 발주한 것이다. 전북대병원이 2012년에 이미 실시한 예비타당성 조사에도 불구하고 다시금 타당성 조사를 했다는 것은 그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2016년 최종부지 선정은 전북대병원 스스로 한 것임에도 지금 다시 타당성을 재조사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그리고 결국 지난주 경제성 저하 등으로 사업추진이 어렵다는 부정적인 연구용역 재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전북대병원 이사회의 결정으로 진행됐다. 해당 이사회에는 김일재 전라북도 부지사가 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재검토 용역이 결정된 2월의 이사회에는 어떤 이유였는지 부지사는 참석하지 않았고, 이사장인 전북대 총장도 불참한 가운데 진행됐다. 재검토용역 발주한지 3개월이 지나고 있음에도 도에서는 그동안 관련 사실을 모르고 있었는지 또 알고 있었다면 그간 왜 아무런 대책도 없었는지 따져 묻지 않을 수 없다. 부지사를 비롯해 관련부처는 적극적인 해명을 요구한다. 군산 전북대병원 건립은 군산시민들의 요구만으로 추진된 것이 아니다. 전북대병원이 국비를 확보하고, 새만금 개발에 따른 이용자 증가, 군산의 의료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해서 추진했던 측면도 있다. 군산시민들에게 질 좋은 3차 의료시설에 대한 높은 기대를 심어주고, 그 욕구를 자극해서 병원추진의 당위성을 높였던 전북대가 느닷없이 재검토 운운하는 것은 군산시민을 모욕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송하진 도지사께서 전북대병원 책임자는 아니지만, 도민의 일부인 군산 시민이 모욕당하고 있는 이 상황을 좌시하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더욱이 전북대병원 이사회에는 행정부지사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라북도 차원의 책임 있는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군산 전북대병원 건립 추진으로 전라북도가 운영하는 군산의료원의 심혈관센터 설치 기회마저 앗아 갔다. 본의원은 지난 3년간 군산의료원 기능보강사업으로 심혈관질환센터 설치를 수없이 요구했다. 그러나 60여억 원의 예산이 투자되는 기능보강사업은 엉뚱하게도 장례식장 확장으로 끝났다. 당시 전라북도에서는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심혈관센터 건립을 주장하는 저에게 군산 전북대병원이 2017년 개원을 하게 되면 이중투자가 된다며 의료원 심혈관센터 운영이 필요하지 않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부지문제로 사업 일정이 변경되면서, 결국 군산 전북대병원 건립은 오는 2021년 완공 목표로 변경됐다. 5년이 늦어진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아예 사업 재검토 용역을 추진하며, 군산 전북대병원 건립을 재검토 운운하는 단계가 되고 말았다. 보건의료기본법 제4조 2항에서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모든 국민의 기본적인 보건의료 수요를 형평에 맞게 충족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함을 명시하고 있고, 같은법 제29조 2항에서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보건의료의 제공 및 이용체계를 구축하기 위하여 필요한 행정상 및 재정상의 조치와 그 밖에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국립대학병원 설치법 제9조에 따르면 대학병원은 공공보건의료기관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여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고,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법률 제7조에서는 공공보건의료기관은 취약계층,  수익성이 낮아 공급이 부족한 보건의료, 지역적 균형 확보를 위한 보건 의료 등에 해당하는 보건의료를 우선적으로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공공보건의료기관인 전북대병원과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전북도는 과연 법이 정하고 있는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 있는 것인지 스스로 되묻고 반성하길 바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전라북도와 군산시민은 전북대병원의 오락가락에 행정에 대한 신뢰를 잃고, 군산시민들은 마땅히 받아야 할 의료서비스를 포기당하는 상황까지 왔다. 전라북도 입장에서는 의료시장에서는 갑이라 할 전북대병원의 납득하기 어려운 행태로 행정은 신뢰를 잃어버리고, 시민들은 심혈관 질환 의료서비스를 포기당하는 상황이 되었는데, 전북도에서 손해배상 소송이라도 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극단적인 생각까지 들고 있다. 군산 전북대병원 재검토 용역 소식에 화가 나고, 어이가 없어 손해배상 운운했지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군산 전북대병원이 반드시 건립이 예정대로 추진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30만 시민이 사는 군산을 비롯해 김제와 부안지역에 질 높은 3차 의료기관이 없다는 것은 보건복지의 형평성과 지역간 균형발전,  시민의 기본적인 건강권 측면 등에서 결코 양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북대병원이 이 사업을 재검토하려는 움직임에 우리 전라북도는 반드시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되어, 군산시민의 의료서비스가 개선되는 기회로 만들기 위해 전북도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기대하며, 송하진 지사와 관계부서의 적극적인 의지표명과 대책마련을 촉구한다.

starwater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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