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쿠키]검거보다 시민 안전 먼저 생각하는 류재옥 경위

입력 2020-02-12 21:2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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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경찰서 중앙지구대 류재옥 경위

[익산=쿠키뉴스] 홍재희 기자 = 지난 11일 오후 2시 55분께 익산 원광대학교병원. 익산경찰서 중앙지구대에 근무하는 류재옥 경위는 관내에서 발생된 차량털이 용의자 A씨와 마주쳤다.

비번일이라 병원 치료를 받고 나오던 류 경위는 지난 7일에 발생된 차량털이 범인과 인상착의가 비슷한 A씨를 발견, 피의자임을 직감했다.

용의자 A씨는 송학동에 문이 열린 채 주차된 이삿짐 차량에서 휴대폰을 훔쳐 달아나다가 인근 성당에 들어가 우산도 가져간 혐의를 받고 있었다.

차량절도 신고를 받은 류 경위가 절도현장 CCTV를 확보했지만 용의자를 특정할 수 없을 정도로 흐렸다.

이에 따라 류 경위는 인근 CCTV를 모두 확인해 결국 용의자 인상착의를 확보할 수 있었고, A씨의 차량털이 행각이 이날 뿐만이 아니라는 것도 확인했다.

류 경위는 용의자에게 다가가 “송학동에서 가져간 휴대폰 어디 있냐”고 묻자 용의자는 “집에 있다”고 답했다. 류 경위가 보호자에게 경찰관 신분을 밝힌 뒤 용의자의 절도 동영상 등을 보여주자 아들이라고 시인했다.

동일 인물임을 확인한 류 경위는 병원 1층 현관에 있던 80여명의 방문객이 자칫 다칠 수 있다고 판단해 일단 건물 밖 병원주차장으로 유도하며 112에 지원을 요청했다.

류 경위가 A씨와 동행한 보호자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는 사이, 용의자는 류 경위를 밀치고 도주하려 했다. 이 상황에서 격투가 벌어졌고 이때 지원을 요청받고 도착한 경찰관들과 함께 용의자를 검거했다.

합기도는 물론 체포술까지 능숙한 류 경위지만 검거과정에서 과잉진압 등의 논란을 불러 일으켜선 안됐다. 175cm에 100kg의 다부진 용의자를 아무런 상처없이 검거했어도 자신은 상의가 찢기고 찰과상을 입기까지 했다.

검거된 A씨는 경찰서에서도 한 차례 반항과 행패를 부렸지만 부모의 증언을 통해 절도전과와 보호감찰 이력이 확인됨에 따라 물품은 회수됐고 강력반으로 넘겨졌다.

류 경위는 본 기자와 통화에서 “많은 시민들이 오가는 병원에서 벌어진 검거지만 시민들이 다치지 않고 용의자를 검거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고 말해 자신보다 시민의 안전을 더 걱정하는 경찰의 참모습을 보였다.

obliviat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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