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당' 출범…호남 깃발 빼앗기 본격화

입력 2020-02-24 18:4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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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 대안신당이 민생당으로 출범하자 민주당 전북도당이 비판의 날을 세우고 총선 전쟁을 개시했다.
사진=연합뉴스

[전주=쿠키뉴스] 소인섭 기자 = 호남을 석권하려는 정당간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24일 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 대안신당 등 호남을 지지 기반으로 하는 3당이 '민생당'으로 합당, 출범하면서 부터다. 호남 발전을 위한 정책·인물 경쟁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깃발을 차지하기 위한 포문은 더불어민주당이 먼저 열었다. 민주당 전북도당은 24일 '전북도민 우롱말라'는 논평을 내고 민생당 합당은 평가절하했다.
논평에서 민주당은 "새로운 정치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겠다는 가짜 약속을 일삼으며 호남의 유권자들을 우롱하는 3당 통합을 규탄한다"면서 '국민의당 계열 꼬리표를 뗄 수 없음'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2016년 오랜 세월 함께 했던 정치 동지들과 등을 돌리며 홀로서기한 국민의당'이라고 했고 '안철수 대선 패배와 각자의 길 선택, 민주평화당 창당'등 도민 감정선을 한 껏 건드렸다.

민주당 전북도당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제 더 이상 이들이 속해있는 정당의 이름조차 정확히 기억하는 호남의 유권자들은 그리 많지 않다"고 '무시'했다. 새로운 정치문화와 개혁, 호남의 몫 등을 외치며 함께 잡았던 손을 뿌리치고 서로를 향해 부정과 부덕을 지적하며 헤어졌다가 다시 뭉친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김정화 대표와 공동대표를 맡게 된 유성엽·박주현 대표가 "선택지가 없어 고민하는 국민들의 선택을 받아 총선에서 1당으로 승리할 날을 열어갈 것이고, 전통적인 민주개혁세력의 적자로서 자긍심을 갖고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앞줄에 서겠다"고 밝혔지만 민주당은 '배신자' 낙인을 찍고 도민 심판론을 내세웠다.

진통 끝 출범을 이끌어 낸 민생당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바른미래당 전북도당은 논평을 내고 우롱말라는 민주당을 치졸한 비난이라고 받아쳤다.

바미당은 논평을 통해 "친박·진박 논란을 일으키며 공천 학살을 저질렀던 과거 자유한국당의 전철을 밟고 있는 민주당이야말로 전북도민과 국민 전체를 우롱하고 있다고 진단한다"고 일갈했다. 최근 공천을 문제삼은 것이다.

논평에서 "누가 대통령의 사람인가를 판별해 진문(眞文) 인사에게 공천장을 배분하려는 밀실공천, 구태공천을 답습하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면서 "오랫동안 민주당을 지켜온 예비후보자들이 왜, 어떻게 컷오프가 되는 줄도 모르게 공천 학살을 당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난 20대 총선에서 도민들은 구태정치에 신물이 나 국민의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함으로써 경고장을 날렸다"고 4년 전 선거 결과를 떠올렸다.

민주당의 최근 공천에 대해 바미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호남지지율에 기대어 '막대기를 꽂아도 당선된다'는 안하무인식 밀실공천을 하고 있다는 일각의 비판을 새겨들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번 총선을 "전북 발전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선명한 정책경쟁, 인물경쟁을 통해 공정선거를 펼치자"고 제안했다. 

한편, 이날 '민생당'은 합당 선언문에 구태 이념 정치와 지역주의 사슬 끊어내기, 실용주의 중도 개혁 정치의 한길로 손잡고 나아가기, 다당제와 합의제 민주주의 제도화 등을 담았다.
민생당의 현재 의석수는 19석으로 4월 총선에서 기호 3번을 배정받게 됐다.

isso200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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