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전: 회색의 잔영 특집②] 흑태자·이올린부터 베라딘까지... 캐릭터가 다 했다!

기사승인 2020-08-05 18:5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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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전: 회색의 잔영 특집②] 흑태자·이올린부터 베라딘까지... 캐릭터가 다 했다!
사진='창세기전: 회색의 잔영' 티저 영상 화면 캡처


[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창세기전'을 직접 해보셨나요? 그렇다면 당신은 '아재'일 가능성이 다분히 높습니다. 만약 해보지 않았다면, 당신은 젊거나 혹은 게이머가 아닐 가능성이 높네요.

1995년 처음으로 출시된 '창세기전 시리즈'는 한국 게임사에 한 획을 그은 게임으로 20여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여전히 회자되고 있습니다. 아재가 된 올드 게이머들은 "스토리는 그대로 두고 그래픽만 업그레이드하면 무조건 대박난다"며 리메이크작 출시를 간절히 기원하기도 했죠.

라인게임즈는 이같은 염원에 힘입어 오는 2022년 '창세기전'의 리메이크작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을 출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지난달 28일 유튜브를 통해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의 미디어 데이를 진행했습니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서는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에 대한 세부 내용을 비롯해 개발 과정 등이 상세히 공개됐습니다.

지난 기사에서는 알고 있으면 더 재밌을 '창세기전'의 소소한 설정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이번 기사에서는 창세기전을 빛낸 매력넘치는 등장인물을 조명하려 합니다. '창세기전'에 등장한 캐릭터는 모두 공통점이 있습니다. 단순히 선악을 구분할 수 없는 입체적 면모가 돋보인다는 것인데요. '흑태자', '이올린', '베라딘', '칼스'까지 매력 넘치는 캐릭터를 파헤쳐보겠습니다.

* 이 기사에는 '창세기전 시리즈'의 핵심 내용과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 특집②] 흑태자·이올린부터 베라딘까지... 캐릭터가 다 했다!
 흑태자. 사진=소프트맥스 유튜브 화면 캡처


▶ '창세기전' 팬들이 사랑하는 남자, 완전무결 '흑태자'.

'창세기전' 유저들에게 모든 시리즈를 통틀어 가장 멋진 인물이 누구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이 남자의 이름을 댈 것입니다. '칼 스타이너 2세', '흑태자'라는 이명으로 더욱 잘 알려져 있죠. 

유약한 외모 때문에 선황 칼 대제의 명령에 따라 언제나 검은 갑옷과 검은 투구를 쓰게 된 이후 흑태자라는 별명이 생겼고, 이는 훗날 공포와 선망, 경외의 상징으로 자리 잡게 됐습니다.

흑태자를 수식하는 말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 극한의 무를 깨우친 자. 안타리아 역사상 가장 위대한 군주. 무패의 전략가. 안타리아 역사상 최강의 검사. 창세전쟁의 4대 검사 '검황'. 수억 분의 일의 확률로 신보다 더 강력한 힘을 지니고 태어난 자. 역사 속 위인도 이런 대접을 받는 경우는 드물 겁니다.

하지만 더욱 대단한 것은 흑태자의 안티가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흑태자는 안타리아 대륙을 파괴하려는 암흑신들과 12주신을 물리칩니다. 실버 애로우의 맹주인 라시드 팬드래건마저 흑태자를 세계의 왕으로 인정하죠. 

하지만 흑태자가 진정으로 완벽한 주인공으로 거듭난 것은 이후 대목입니다. 궁극 그리마를 개방하고 12주신과 파괴신, 음모의 베라모드를 연이어 쓰러뜨린 흑태자는 자신이 언젠가 폭주해 안타리아를 파괴할 수 있다고 생각해 연인이자 원수인 '이올린 팬드래건'에게 자신을 목숨을 끊어달라고 부탁합니다. 완전무결한 캐릭터의 숭고하지만, 비극적 최후. 우리가 여전히 흑태자를 기억하는 이유겠네요.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 특집②] 흑태자·이올린부터 베라딘까지... 캐릭터가 다 했다!
이올린. 사진=소프트맥스 유튜브 화면 캡처


▶ 실버 애로우를 이끄는 여전사, 원수를 사랑한 왕녀 '이올린 팬드래건'

흑태자와 같은 멋진 주인공이 빛나려면, 그만큼 완벽한 히로인도 있어야겠죠. '이올린 팬드래건'은  게이시르 제국에게 멸망당한 조국 팬드래건을 되찾고 복수를 하기 위해 실버 애로우의 잔존 세력을 모아 저항 조직을 이끄는 용감한 전사입니다. 이올린은 스스로 "여자이기를 포기한 몸"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제국군은 그녀를 '복수의 여신 네메시스'라 부르며 두려워합니다. 반면 저항군은 그를 '아군에게는 천사, 적에게는 악마'라 부르며 칭송합니다.

하지만 이올린이 원래부터 이렇게 냉철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부왕과 오빠들이 흑태자에게 목숨을 잃기 전, 이올린은 상냥하고 수줍음을 많이 타는 소녀 공주였습니다. 흑태자가 이올린의 모든 것을 빼앗아 간 이후, 그녀의 삶은 180도 바뀌었습니다.

저항군을 이끌던 그녀는 레인저 G.S(그레이 스케빈저)를 만나 도움을 받게 됩니다. 이를 계기로 G.S와 친밀해지기 시작하여, 두 사람은 연인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이올린의 동생 라시드 역시 G.S를 친형처럼 대하게 됩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G.S가 사라지자 이올린은 절망합니다.

이올린이 이끄는 실버 애로우 연합군은 마침내 제국 본토 침공에 나서지만, 전투에서 대패하게 됩니다. 이올린 역시 포로로 잡혀 암흑성 지하감옥에 갇히게 됩니다. 이후 그는 감옥에서 철천지원수인 흑태자와 조우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탈출에 성공했지만, 흑태자에 대한 복수심은 여전했습니다. 신들의 음모가 밝혀져 다크 아머와 연합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었을 때 이올린은 누구보다 강하게 반대했죠.

흑태자가 12주신과 파괴신, 음모의 베라모드를 연이어 쓰러트리고 안타리아의 구세주가 됐을 때도 이올린은 흑태자를 죽이려 했습니다. 하지만 흑태자가 G.S라는 사실을 알게 된 이올린은 큰 충격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흑태자의 간곡한 부탁으로 인해 이올린은 원수이자 연인에게 영원한 안식을 선물하게 됩니다. 이후 그는 세상을 등지고 폭풍도에 은거하면서 흑태자를 기리며 살아갑니다. 가장 증오하는 대상에게 복수했지만, 동시에 사랑하는 사람의 목숨을 거둬야 했던 이올린. 개인적으로 이올린을 넘어설 멋진 히로인은 아직까지 없다고 생각합니다.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 특집②] 흑태자·이올린부터 베라딘까지... 캐릭터가 다 했다!
베라딘. 사진=소프트맥스 유튜브 화면 캡처


▶ 흑막의 끝판왕, 최강의 메인빌런, '베라딘'

'안타고니스트'라는 단어를 본 적 있으신가요. 작품 속에서 주인공(프로타고니스트)에 대립적이거나 적대적인 관계를 맺는 인물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창세기전의 주인공이 흑태자라면, 안타고니스트는 '베라딘'을 뽑을 수 있습니다.

흑태자의 친우이자 게이시르 제국의 재상인 그는 제국 역사상 전무후무한 마장기 연구기관인 에다를 창설했습니다. 또한 흑태자가 전장에 나가 있는 동안 대부분의 나랏일을 처리하기도 했죠. 여기까지만 보면 주인공의 절친인 능력있는 2인자라고 설명이 가능하네요.

하지만 베라딘은 흑태자 실종사건의 주동자였습니다. 흑태자가 기억을 잃고 G.S가 된 것도 베라딘의 계략이었죠. 이후 기억을 되찾은 흑태자가 암흑성으로 진격해 반란 주동자를 처벌하려 하지만, 그는 "흑태자가 조금만 멍청했어도 배반할 것까지 없이 편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라는 말과 함께 사라집니다.
 
사실 그의 정체는 안타리아를 창조한 25신 중 한 명인 암흑신 '음모의 베라모드'였습니다. 안타리아를 무로 돌리려던 베라딘의 계획은 흑태자에 의해 막혔습니다. 베라딘은 "아르케에 대한 것만 아니었다면 정말로 친구가 되었을 거라"며 한 때는 친구였던 흑태자의 손에 죽음을 맞이합니다. 강력하면서 사악한, 하지만 누구보다 매력적인 악당인 '베라딘'이 있었기에 흑태자도 빛날 수 있었던 것 같네요.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 특집②] 흑태자·이올린부터 베라딘까지... 캐릭터가 다 했다!
칼스. 사진=소프트맥스 유튜브 화면 캡처


▶ "오직 주군은 '흑태자 전하뿐!"…갓(God) 슬레이어 '칼스'

'칼스'는 흑태자 집권 당시에는 제국 7용사의 1인으로, 게이시르 제국의 장군이자 흑태자에게 가장 신뢰받는 측근이었습니다. 능력과 인품, 청렴, 도량은 한 나라의 대장군을 맡기에 부족함이 없었죠.

하지만 흑태자가 실종된 이후, 베라딘이 실권이 잡자 좌천된 다른 제국 7용사와는 달리 그는 제국 4천왕의 수장을 맡게 되죠. 동시에 그는 권력만을 따르는 변절자라는 비판에 시달리게 됐죠. 실종되었던 흑태자가 돌아온 이후 제국 7용사들이 속속 그의 휘하에 집결했을 때도 칼스는 홀로 베라딘 측에 서서 대항했습니다. 물론 흑태자는 그저 가는 길이 달라졌음을 안타까워했습니다.

베라딘이 암흑성을 탈출할 때 칼스는 함께 모습을 감췄습니다. 한동안 소식불명이던 그는 베라모드의 음모가 밝혀진 후 결성된 인류동맹군 앞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너무나도 강한 칼스에게 막혀 인류동맹군은 힘을 쓰지 못했습니다. 신들의 승리가 눈앞에 있던 무렵 칼스는 그동안의 행보에 대한 진정한 목적을 밝힙니다. 그는 베라딘의 행보에 결정적인 일격을 가할 수 있는 단 한 번의 기회를 얻고자 배신자라는 오명에도 굴욕을 참아왔던 것 입니다.

이후 칼스는 12주신 가운데 최상급 전투능력을 자랑하는 전쟁의 신 '샤크바리'와 대결을 펼칩니다. 샤크바리는 칼스를 보며 "기본이 없는 녀석이군. 우리는 너희의 창조주다!"라고 불쾌해합니다.

이때 칼스의 진면목이 드러납니다. 그는 "창조주라고? 신? 그게 무슨 상관인가. 나의 위에는 흑태자 전하만이 계실 뿐이다!"라며 "그 분을 위해 수많은 굴욕을 참으며 베라딘의 더러운 손 아래 있었다. 너희가 나를 죽일 수는 있더라도 그분은 반드시 너희를 무릎꿇려 나의 복수를 해주실 거다"라는 '간지폭풍' 대사로 응수합니다. 

전쟁의 신마저 쓰러뜨린 칼스는 위기에 처한 흑태자 앞에 모습을 드러내 베라딘에게 치명타를 날립니다. 하지만 모든 힘을 개방한 베라모드의 압도적인 마력 앞에 칼스는 장렬하게 전사하죠. 이에 분노한 흑태자는 극한의 무를 뛰어넘는 경지를 개척하여 베라모드를 쓰러뜨립니다. 주군에게 충성하는 기사의 로망을 가장 잘 표현해낸 캐릭터. 최후에는 주군을 위기에서 구해내고 장렬히 전사한 칼스. 그는 게이머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든 '갓 슬레이어'였습니다. 

sh04khk@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