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실수로’ 낮은 용량 투약하자 효과 치솟아

기사승인 2020-11-24 18: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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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실수로’ 낮은 용량 투약하자 효과 치솟아
옥스퍼드대학교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샘플/AFP통신, 연합뉴스

[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백신이 가진 높은 효력은 뜻밖에 발견한 ‘횡재’였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와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백신 면역 효과가 최대 90%에 이른다는 사실은 연구진의 실수 덕분에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아스트라제네카는 자사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평균 면역 효과가 70%라고 밝혔다. 화이자와 모더나 등이 개발 중인 백신의 효과가 95%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다. 

그러나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은 최초 투약 시 1회분의 절반 용량을, 이후 한 달 내 1회분 전체 용량을 투약하면 예방 효과가 90%로 상승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가디언지에 따르면  메네 팡갈로스 아스트라제네카 부사장은 지난 2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은 면역 효과를 발견한 비화를 소개했다. 팡갈로스 부사장은 “우리가 1회분의 절반을 접종한 것은 행운이었다” 회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지난 4월 임상시험을 진행할 당시, 피로와 두통 등 백신의 부작용이 예상보다 심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연구팀은 그 원인을 추적하면서 임상시험 피험자들 가운데 일부인 2741명이 백신을 1회분의 절반만 맞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이들 피험자에게 4주 뒤에 1회분을 다시 접종했다.

즉, 피험자 2741명은 첫 번째 접종에서 백신 1회분의 절반을, 두 번째는 1회분 전체 용량을 투약받게 된 것이다. 그 결과 이들에게서는 약 90%에 달하는 면역 효과가 나타났다. 반면 2회 모두 1회분 전체 용량을 투약받은 피험자 8895명에서 관찰된 예방 효과는 62%에 그쳤다.

CNN에 따르면 옥스포드대 연구팀은 이 같은 효과 차이의 원인을 파악 중이다. 연구팀은 낮은 투약량이 높은 면역 효과를 이끌어낸 이유를 규명하려면, 최소 몇 주에서 몇 개월까지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연구팀은 현재 유력한 가설을 세운 상태다. 투약 용량에 따라 면역 체계가 다른 방식으로 촉발한 것이라는 추측이다. 백신 개발을 주도한 세라 길버트 옥스퍼드대 교수는 소량의 백신을 투입한 이후 많은 양을 투입하는 것이, 면역 체계를 가동시킨 뒤 가장 강력하고 효과적인 면역 반응을 불러오는 최선의 방법일 수 있다고 분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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