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구마유시의 분석에 자르반은 없었다

기사승인 2021-01-21 19:5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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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K] 구마유시의 분석에 자르반은 없었다
젠지의 서포터 '라이프' 김정민. 쿠키뉴스DB

[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구마유시’ 이민형의 분석에 ‘자르반’은 없었다. 

T1은 21일 온라인으로 열린 ‘2021 리그 오브 레전드(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스플릿 젠지e스포츠와의 경기에서 1대 2로 패했다. 

이날 두 팀의 맞대결은 라이벌전 이상의 볼거리를 제공했다. 

T1의 신예 원거리 딜러 이민형과 젠지의 원거리 딜러 ‘룰러’ 박재혁의 맞대결도 그 중 하나였다. 지난해 ‘월드챔피언십(롤드컵)’ 선발전 때 발발한 신경전이 이날 경기까지 이어졌다. 

박재혁은 지난해 LCK 최고의 원거리 딜러였다. 포지션별 최고를 뽑는 ‘LCK 퍼스트팀’에서 롤드컵 우승팀인 담원 게이밍 기아 소속이 아닌 유일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담원 기아의 바텀 듀오인 ‘고스트’-‘베릴’ 듀오가 혀를 내두를 정도의 기량을 뽐냈다.

그런 박재혁에게 이민형이 도전장을 던졌다. 롤드컵 선발전에서 데뷔한 이민형은 당시 젠지전을 앞두고 “룰러에 대한 분석이 끝났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젠지를 넘지 못하고 쓴맛을 봤다. 박재혁은 “나에 대한 분석이 아직 덜 된 것 같다”며 기를 죽였다. 

조용히 칼을 간 이민형은 올 시즌 LCK 개막전 선발 자리를 꿰찼다. 이후 담원 기아와의 맞대결에도 선발 출전해 펜타킬을 기록하는 등 존재감을 뽐냈다. 

이민형은 개막전 승리 뒤 쿠키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박재혁에 대한 분석이 끝났느냐”는 기자의 농담에 “분석은 모르겠고 박살내보겠다”며 설욕을 다짐했다. 이를 들은 박재혁이 “내가 먼저 두개골을 박살내겠다”고 응수하면서 둘의 맞대결에 팬들의 관심이 쏠렸다.

1세트는 이민형의 판정승이었다. ‘아펠리오스’를 뽑은 이민형은 박재혁의 ‘카이사’를 끊임없이 압박했다. 타워 골드를 수차례 뜯고, 타워도 가장 먼저 철거했다. 성장세를 바탕으로 중단으로 올라가 젠지를 압박하기도 했다. 경기 초반부터 막바지까지 줄곧 위협적인 모습을 보이며 젠지를 무너트렸다. 이민형은 1세트 ‘플레이 오브 더 게임(POG)’에 선정됐다.

하지만 2세트 이민형이 꽁꽁 묶였다. 젠지 서포터 ‘라이프’ 김정민의 깜짝 픽에 손을 제대로 쓰지 못했다. 자르반을 선택한 김정민은 ‘콩콩이’ 특성을 이용한 깃창 공격으로 초반 라인전 단계에서부터 격차를 만들었고, T1의 바텀을 거세게 압박하며 승기를 젠지 쪽으로 가져왔다. 김정민은 3세트에도 자르반을 플레이 해 박재혁의 성장을 도왔고, 막바지 교전에선 환상적인 ‘점멸+깃창’ 콤보로 이민형을 포함한 T1 딜러진을 격파하며 팀에게 승리를 안겼다. 김정민은 2세트와 3세트 모두 POG에 선정됐다.

김정민은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좋아하는 자르반이라는 챔피언으로 경기를 이겨서 다행”이라면서 “신인 때부터 앰비션 선수의 자르반 영상을 보면서 나도 잘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후부터 경기에 쓸 수 있도록 연습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이어 “칼리스타는 좋은 챔피언이지만 상대가 라인을 받아먹으면서 반반을 가면 힘들어진다. 그러나 자르반이라면 상대를 뚫을 수 있다”며 “칼리스타와 잘 어울린다. 칼리스타와 자르반은 무상성 조합”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T1은 이날 패배로 2패(1승)째를 기록, 공동 6위로 내려앉았다. 

mdc0504@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