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리뷰] 복수극의 원조 맛보려면…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인세현 / 기사승인 : 2021-02-23 09: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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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몬테크리스토’. 사진=EMK

[쿠키뉴스] 인세현 기자=가깝다고 믿었던 이들에게 배신당해 죽은 줄로만 알았던 주인공이 돌아온다. 살아 돌아온 그는 예전의 그가 아니다. 조력자를 통해 얻은 힘으로 배신자들을 철저하게 응징한다.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이 이야기의 원조 격인 알렉상드로 뒤마의 소설 ‘몬테크리스토’가 동명의 뮤지컬로 관객과 만난다. 한국에서만 10년째, 이번이 다섯 번째 시즌으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작품이다. 사랑과 우정, 배신과 용서 등을 극적인 이야기로 풀어낸 복수극의 대명사 뮤지컬 ‘몬테크리스토’의 이야기다.

2010년 한국 초연돼 국내 유럽 뮤지컬 유행의 서막을 연 이 공연은 2010년 95%, 2016년 94%의 관객 점유율을 기록하며 서울을 포함한 국내 15개 도시에서 45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대중성 강한 서사가 강점이다. 10주년 기념 공연은 지난해 11월 LG아트센터에서 돛을 올렸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3차 유행으로 사회적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며 공연이 중단되기도 했지만, 지난 2일부터 다시 극장 문을 열고 순항 중이다. 공연은 3주 연장돼 다음달 28일 막을 내린다.

뮤지컬은 방대한 분량의 원작 소설을 압축해 속도감 있게 풀어낸다. 촉망받는 젊은 선원 에드몬드 단테스가 주변 인물들의 음모로 억울한 누명을 쓰고 끌려간 악명 높은 감옥에서 14년 만에 탈출해 몬테크리스토 백작으로 이름을 바꾸고 통쾌하게 복수하는 과정을 그린다. 이를 통해 인간의 여러 감정을 보여주고 복수의 진정한 의미를 되묻는다. 원작 소설을 읽은 적 있다면, 달라진 부분을 찾는 것이 또 다른 재미가 될 수 있다.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사진=EMK

이번 시즌 ‘몬테크리스토’는 웅장한 무대 장치가 돋보인다. 가장 먼서 시선을 끄는 것은 공연장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커다란 돛이다. 오프닝 무대 또한 거대한 뱃머리와 새하얀 돛으로 새롭게 설계됐다. 초연부터 ‘몬테크리스토’의 무대디자인을 맡아 온 서숙진 무대디자이너가 고안한 것으로, 선원 에드몬드 단테스와 복수를 향해 출항하는 몬테크리스토 백작을 모두 상징한다. 덕분에 복수의 항해에 함께하는 듯한 기분을 느끼며 공연에 몰입할 수 있다.

구조물 외에도 조명과 3D 영상 등을 적극적으로 사용해 연출의 완성도를 높였다. 고급스러운 저택과 이에 대비되는 감옥, 보물이 가득한 동굴 등을 다양한 장치로 구현했다. 특히 1막 마지막 장면에 쓰이는 쇠기둥이 인상적이다. 이 공연의 백미로 꼽히는 ‘너희에게 선사하는 지옥’ 넘버에 맞춰 공중에서 등장하는 쇠기둥은 악인들에게 복수를 다짐하는 몬테크리스토 백작의 마음을 나타내는 듯 보인다. 

160분간 118번 무대를 전환할 정도로 전개가 빠르고 드라마틱하다. 프랑스, 외딴 섬의 감옥, 이탈리아 등으로 배경을 바꾸며 펼쳐지는 이야기는 박진감이 넘친다. 여기에 한국인이 사랑하는 뮤지컬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 혼의 음악이 더해져 강렬하면서도 유려한 무대가 완성된다. 초연부터 무대에 올랐던 배우 엄기준과 신성록, 2016년 합류한 카이가 단테스 역을 맡아 능수능란하게 무대를 이끈다. 초연 이후 ‘몬테크리스토’를 다시 찾은 옥주현이 메르세데스를 연기한다. 배우 린아와 이지혜도 같은 역을 맡았다. 

inou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