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보다 낮은 윤석열 국정 기대치?… 취임 전부터 ‘흔들’

尹 국정수행 기대치 46%… 文지지율은 46.7%
최강욱 “취임덕, 예상은 했지만 너무 빠른 결과” 질타
홍형식 소장 “사상 초유 사태… 국민 여론 수렴 안 한 결과”

기사승인 2022-03-29 06: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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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보다 낮은 윤석열 국정 기대치?… 취임 전부터 ‘흔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사진=곽경근 대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입지가 취임 전부터 흔들리고 있다. 향후 국정수행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이 임기 말인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이에 윤 당선인이 공언한 국정 과제들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8일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미디어헤럴드 의뢰로 지난 21~25일 전국 성인 2512명을 대상으로 윤 당선인의 국정수행 전망을 조사한 결과 ‘잘할 것’이라는 답변은 46.0%였다. ‘잘하지 못할 것’이라는 답변은 49.5%로 집계됐다.

2주만에 윤 당선인의 국정수행 기대치가 크게 떨어졌다. 3월2주차 조사와 비교하면 무려 6.7%p 하락했다. 긍정 전망은 △3월 2주차 52.7% △3주차 49.2% △4주차 46.0%로 2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부정 전망 역시 같은 기간 △41.2% △45.6% △49.6%로 상승했다.

심지어 퇴임을 한 달여 남긴 문 대통령 국정 지지율보다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서 ±2.0%p) 안에서 더 낮은 수치다. 같은 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4.0%p 오른 46.7%였다. 윤 당선인의 국정수행 기대치(46%)와 비교하면 0.7%p 높았다.

역대 당선인들의 국정수행 전망과 비교하면 더욱 차이가 크다. 과거 리얼미터가 역대 대통령 당선 직후 조사했던 국정수행 전망에 따르면 ‘잘할 것’이라는 응답은 △이명박 전 대통령(MB) 79.3% △박근혜 전 대통령 64.4% △문재인 대통령 74.8% 등을 기록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임기 말 힘이 빠지는 ‘레임덕’에 빗대 취임 초부터 무력해지는 ‘취임덕’ 현상이 나타났다며 비꼬았다. 최 의원은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취임덕’이라니. 예상은 했지만 너무 빠른 아집과 무능, 독선과 전횡의 결과”라고 맹비난했다.

윤 당선인 측은 결과에 대해 “저희가 가슴깊이 잘 새기고 앞으로 더욱더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원회 기자실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리얼미터 결과 윤 당선인과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크로스로 바뀌고 있다’는 질문을 받자 이같이 답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대통령 당선인이 현직 대통령 지지율 보다 낮은 기대치를 기록하는 건 ‘사상 초유의 사태’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등 윤 당선인의 주요 추진 정책이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탓이라고 분석했다.

이은영 휴먼앤데이터 소장은 28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선인 기대치가 대통령 지지율보다 낮은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대선 결과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적은 표차로 이겼기 때문에 청와대 이전, MB 사면, 여성가족부 폐지 등 갈등 과제를 꺼내면 국민 동의를 받기 어려운 시기다. 윤 당선인이 이를 간과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역대 당선인들의 국정수행 긍정 전망과 비교하면 윤 당선인의 기대치는 절반 정도 수준에 그친다. 국정 동력이 절반 밖에 안 되는 것”이라며 “취임 초 핵심 정책을 추진해야 하는 데 이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대통령 지지율과 당선인 기대치를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역시 “문 정권에 대한 불만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졌는데, 취임하기도 전에 문 대통령보다 지지율이 떨어졌다. 사상 초유의 사태”라며 “MB 사면 등 국민 여론을 수렴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문 정부에 떠넘기는 듯한 모습에 역풍을 맞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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