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업계가 추석에 진짜 해야 할 것은 [친절한 쿡기자]

기사승인 2022-09-09 11: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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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업계가 추석에 진짜 해야 할 것은 [친절한 쿡기자]
추석을 사흘 앞둔 7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제수용품을 구매하기 위해 살펴보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다들 추석연휴 준비는 잘 되가는지요. 코로나19가 지난 2020년 시작된 이후 약 2년이 지나 드디어 사회적 거리두기가 없는 명절을 맞이하게 됐습니다. 많은 이들이 짧은 기간이지만 가족들과 시간을 함께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는 금융업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한반도를 할퀴고 지나간 태풍 ‘힌남노’로 인한 피해를 복구하는데 한손을 보태거나, 당장 내일부터 시작되는 추석 연휴 다양한 금융 이벤트, 혹은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죠.

금융당국도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최근 급격히 상승하는 원·달러 환율을 잡기 위해 합동점검회의를 개최하거나 신규 자금을 공급하기 위한 ‘추석 연휴 금융 이용 관련 민생대책’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특히 추석 연휴 기간 국내 금융시장이 대부분 정지하기 때문에 명절 연휴 기간 전 대부분의 업무를 끝내려고 하는 상황입니다.

다만 한 가지 걸리는 점이 있습니다. 금융사와 금융당국 모두 올해 상반기에 있었던 일들을 잊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죠. 바로 금융업계에 훼손된 ‘신뢰’ 말입니다.

올해 초 한 금융사에서 일어난 횡령 사건은 그 규모도 규모였지만, 내부통제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은 상황에서 황당할 정도로 ‘모럴 헤저드’가 심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더 나아가 한 곳에서 일어난 횡령을 넘어 시중은행, 저축은행, 금투업계, 상호금융조합 등 전 금융권의 횡령이 비일비재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말았습니다. 

심지어 국민의힘 유의동 의원실이 금감원에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2022년까지  올해 상반기 동안에만 보고된 횡령금액은 691억2504만원으로 10년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하반기 횡령액은 집계에 포함되지 않은 상황이라 올해 전체 횡령 사건 및 액수는 더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약 2조원 규모에 달하는 ‘외환 이상거래’ 정황은 아직 정확한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채 수면 아래로 잠겨있는 상황이죠.

이전에도 금융업계는 채용비리 사건, DLF사태, 디스커버리 사태 등으로 인한 금융소비자들의 실망을 가져온 바 있습니다. 약 2년이 지난 지금 소비자들의 신뢰가 회복되기도 전 연달아 사건이 또 터진 셈입니다.

물론 현재 금융업계가 실시하고 있는 추석맞이 사회공헌 활동이나, 수조원 규모로 시행되는 특별자금 공급의 필요성은 인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앞서 언급했던 수많은 금융사고들을 가리는 장막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가 드는 것이죠.

결국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 아닐까요. 코로나19로 인한 상처를 다 회복할 수는 없겠지만, 금융업계가 이번 추석을 기점으로 점점 더 진실된 모습으로 금융소비자들의 신뢰회복을 위한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