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자, 화장실에 갇혔을 땐 ‘AI·송곳·주먹’ [이생안망]

기사승인 2022-11-27 06: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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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입버릇처럼 ‘이생망’을 외치며 이번 생은 망했다고 자조하는 2030세대. 그러나 사람의 일생을 하루로 환산하면 30세는 고작 오전 8시30분. 점심도 먹기 전에 하루를 망하게 둘 수 없다. 이번 생이 망할 것 같은 순간 꺼내 볼 치트키를 쿠키뉴스 2030 기자들이 모아봤다.

기억하자, 화장실에 갇혔을 땐 ‘AI·송곳·주먹’ [이생안망]
사진=임형택 기자


이럴 수가. 출근 준비를 마치고 들른 화장실에서 나오려는데 문이 열리지 않는다. 녹슨 문고리를 방치한 게 화근이었을까. 평화로운 자취방이 갑자기 방탈출 게임 무대로 바뀌었다. 힌트도 조력자도 없다. 화장실에서 탈출하려면 세 가지를 기억하자. AI, 송곳, 그리고 주먹.

▷ 화장실에 휴대전화를 들고 들어갔으면 간단하게 상황을 해결할 수 있다. 119에 전화해 구조를 요청하면 된다. 화장실, 차량, 엘리베이터 등 생활공간에서 갇히는 사고는 생각보다 흔하게 일어난다. 주저하지 말고 정확한 위치와 상황을 설명하자.

▷ 휴대전화가 없으면 도구를 사용해야 한다. 화장실 문 근처에 휴대전화나 AI 스피커가 있으면 음성인식 기능을 활용해 외부와 소통할 수 있다. 우렁찬 목소리로 화장실 문밖을 향해 AI를 부른 후 119에 전화해달라고 하면 된다. 통화가 연결돼도 휴대전화가 문밖에 있으니 최대한 크고 또렷한 목소리로 자취방의 위치를 소리치는 것이 중요하다. 

▷ 도움을 받을 AI가 근처에 없으면 물리적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 주변에서 송곳이나 실핀처럼 가늘고 뾰족한 물건을 찾는다. 가정용 문고리는 대체로 손잡이 하단에 작은 구멍이 있다. 그 구멍을 뾰족한 물건으로 찌르면 잠금을 해제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갇힘 사고에 대비해 화장실 선반에 송곳이나 철사를 넣어두는 것이 좋다.

▷ 뾰족한 물건이 없거나, 문고리가 고장 나 열리지 않으면 최후의 수단을 쓸 차례다. 주먹으로 문을 부수고 나가자. 약하고 얇은 나무문이면 직접 부숴도 좋지만, 단단해 보이면 문고리 손잡이를 내리치는 게 낫다. 부수는 과정에서 다치지 않도록 주의하자. 화장실에서 단단한 물건을 찾아 부수는 게 나을 수 있다.

▷ 아무것도 시도할 수 없으면, 목청을 믿어보자. 공동주택 화장실은 수도 배관과 환풍구가 이웃집과 연결돼 있다. 수챗구멍이나 환풍구에 가까이 가서 도와달라고 소리치면, 이웃집 화장실로 목소리가 전달될 수 있다. 이웃집 사람이 집에 없거나 잘 들리지 않을 가능성이 있으니, 여러 차례 나눠 큰 목소리를 내는 것이 나을 수 있다. 갇혀 있는 시간이 길어져 체력이 소진되는 상황을 염두에 두자.

기억하자, 화장실에 갇혔을 땐 ‘AI·송곳·주먹’ [이생안망]
사진=임형택 기자


▷ 번외1 - 엘리베이터

엘리베이터에 갇히면 선택지는 하나뿐이다. 연락하고 대기하자. 엘리베이터 내 층별 버튼이 있는 부분에는 필수로 관리기관 연락처가 기재되어 있다. 해당 번호로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하고 구조를 기다려야 한다. 휴대전화가 없어도 엘리베이터에 설치된 연락기기로 관리실과 통화할 수 있다. 엘리베이터 문을 억지로 열거나, 열린 틈으로 혼자 탈출하는 건 위험하니 자제하자. 탈출 중 엘리베이터가 움직이면 목숨을 잃을 수 있다.

▷ 번외2 - 도어락

도어락이 작동하지 않으면 방전을 의심하자. 대부분의 도어락은 문고리 하단에 충전할 수 있는 비상 전원 공급 단자가 있다. 9V 건전지를 사서 단자에 접촉하고 비밀번호를 누르면 문을 열 수 있다. 9V 건전지는 편의점에서 4000원 내외로 구매할 수 있다.

취재 도움=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박창웅 세종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