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수단서 교민 28명 대피 중… 각국 자국민 철수 총력

항공·배편 등 모든 이송경로 대비
미국·사우디 등은 일부 대피 완료

기사승인 2023-04-24 07:32:56
- + 인쇄
내란 수단서 교민 28명 대피 중… 각국 자국민 철수 총력
21일 공군 제5공중기동비행단에서 C-130J 수송기가 수단 교민철수 해외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힘차게 이륙하고 있다. 국방부. 연합뉴스

북아프리카 수단에서 정부군과 반군 사이 무력충돌이 9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사우디, 프랑스, 네덜란드, 독일 등 각국이 자국민 대탈출 작전을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 정부도 현지 교민을 철수시키기 위해 군 병력을 투입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재외국민 철수를 위해 파견된 공군 수송기(C-130J)는 22일 오후 5시20분쯤 수단 인근 국가인 지부티에 있는 미군 기지에 도착해 대기하고 있다. 수송기에는 육군 특수전사령부의 707 대테러 특수임무대 병력과 공군 공정통제사(CCT), 조종사, 정비사 등 50여명이 탑승했다. 현재 수단 수도 하르툼의 공항은 양대 군벌의 충돌로 폐쇄된 상태다.

또 우리 군의 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 KC-330 시그너스가 수단 인근 지부티의 미군 기지로 향하는 중으로 알려졌다. 시그너스는 지난 2021년 8월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이 탈레반에 함락됐을 때 당시 C-130J와 함께 투입돼 아프가니스탄 특별 기여자와 가족 390여명을 구출하는 ‘미라클 작전’을 수행했다.

정부는 교민이 수송기를 탈 수 없는 상황에 대비해 아덴만 해역에서 작전 중인 청해부대도 수단 인근 해역으로 이동시켰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전날 수단에 머물던 자국민와 외국인 157명을 수단 동부 항구도시 포트수단에서 배를 태워 자국으로 대피시킨 바 있다.

현재 수단에 체류하고 있는 한국인은 28명이다. 이들은 하르툼의 현지 대사관에 모여서 대기하다가 다른 안전지역으로 이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한국인은 29명으로 확인됐으나 수단 국적을 가진 1명은 대사관에 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수단 내 군벌 충돌은 지난 15일부터 군벌 간 무력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수단 정부군의 1인가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과 준 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을 이끄는 2인자 모하메드 함달 다갈로 사령관의 갈등으로 시작됐다. 이들은 하르툼 시내와 하르툼 국제공항 인근 등지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으며 이로 인해 400여명이 사망하고 수천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피해가 커지면서 각국 정부도 재빠르게 자국민 탈출을 위한 긴급 작전에 돌입했다. 로이터·CNN·NBC 등 외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이날 수단의 수도 하르툼에 있는 대사관 직원과 그 가족들을 국외로 대피시켰다고 발표했다. 수단 주재 미 대사관도 폐쇄했다. 이번 작전으로 미 정부가 대피시킨 사람 수는 100명미만이다. 남아 있는 민간인 약 1만6000명에 대한 대피 지원 계획은 아직 나온 게 없다. 다만 CNN은 국방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앞으로 수단을 떠나고 싶어하는 미국인을 돕기 위해 국무부와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정부도 군 인력 1200명 이상을 투입해 수단 주재 외교관과 가족들을 철수시켰다고 밝혔다. 일본 방위성은 23일 수단에서 자국민을 이동시키기 위한 자위대 항공기 3대가 지부티에 도착해 상황을 지켜보며 대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수단에는 60명의 일본인이 머물고 있다.

프랑스 정부도 현지 체류 자국민 대피 작업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프랑스 국적자들의 차량이 공격당해 1명이 다쳤다. 정부군과 RSF는 서로를 공격 주체로 지목했다. 이집트도 자국민 1명이 총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독일, 네덜란드, 캐나다 등도 자국민 탈출 작전에 나섰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