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고진, 반란 두달만에 사망… 바이든, 푸틴 배후 가능성 시사

기사승인 2023-08-24 08:05:42
- + 인쇄
프리고진, 반란 두달만에 사망… 바이든, 푸틴 배후 가능성 시사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 AP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최측근에서 반역자로 전락했던 용병기업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로고진이 전용기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 러시아 국방부에 대한 불만으로 무장 반란을 일으킨 지 2개월 만이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CNN·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항공당국은 러시아 서부 트베리 지역에서 바그너그룹 전용기가 추락한 사고와 관련해 프리고진이 해당 비행기에 타고 있었다고 밝혔다. 프리고진과 함께 바그너그룹을 설립한 것으로 알려진 드미트리 우트킨을 포함해 추락한 비행기에 탑승한 10명 모두 사망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프리고진이 탑승한 이 비행기는 바그너그룹 소유로, 이날 오후 모스크바에서 이륙한 지 수 분만에 비행 신호가 끊겼다.

항공기 추락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며, 러시아 항공당국은 현재 관련 조사를 진행 중이다. 프리고진은 지난 6월 무장 반란 실패 이후 ‘암살설’ ‘실종설’ 등 각종 의혹의 대상이었던 만큼 비행기 추락사고에 관심이 쏠린다.

바그너 측 소셜미디어(SNS) 채널인 ‘그레이존’은 프리고진 사망을 공식 확인하며 “러시아 반란의 결과로 프리고진이 살해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러시아군 방공망이 바그너그룹 전용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역시 프리고진의 비행기 사고 소식에 놀라지 않는 반응이었다고 외신들을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프리고진이 반란에 실패한 이후 자신의 안전에 대해 걱정해야 한다’고 한 지난 7월 발언을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모르지만, 놀랍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에서 푸틴이 배후가 아닌 일은 많지 않다”며 “정답을 말하기에는 충분히 알지 못한다”고 했다.

이번 사고는 프리고진이 무장 반란을 주도한 지 두 달 만에 발생했다. 프리고진의 반란은 25년 동안 통치를 이어온 푸틴 정권에 큰 위협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푸틴의 요리사’로 불릴 만큼 최측근이었던 프리고진은 지난 2014년 바그너그룹을 창설하고 세계 각지 분쟁에 러시아 정부 대신 개입해 세력을 키웠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도 참여했으나 러시아 국방부와 갈등이 커졌고, 지난 6월23~24일 러시아 군 수뇌부 처벌을 요구하며 무장 반란을 일으켰다.

프리고진이 이끄는 바그너그룹은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나도누를 장악한 데 이어 수도 모스크바에서 남쪽으로 약 500㎞ 떨어진 도시 보로네시까지 점령하며 러시아 앞까지 밀고 올라갔다. 하지만 그는 무장반란 두 번째 날 돌연 반란을 중단한 뒤 벨라루스로 넘어갔다. 이후 프리고진에 대한 신변 우려가 끊이지 않았으나 프리고진은 러시아와 벨라루스를 자유롭게 오고 간 것으로 알려졌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