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의 이창호’ 안드리, 삼성화재배 등장

안드리 크라베츠, 삼성화재배 세계바둑대회 와일드카드 선정
유럽 바둑 챔피언, 한·중·일·대만 고수 상대로 선전 여부에 '관심'

기사승인 2023-11-03 14:4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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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의 이창호’ 안드리, 삼성화재배 등장
삼성화재배 와일드카드로 선정된 안드리 크라베츠 초단. 한국기원

유럽 바둑 챔피언이 ‘동양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바둑 종목에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달 막을 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열띤 경쟁을 펼친 한국·중국·일본·대만의 고수들과 유럽 챔피언이 어떤 승부를 펼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기원은 3일 ‘별들의 전쟁’ 2023 삼성화재배 와일드카드로 우크라이나 출신 안드리 크라베츠(Andrii Kravets·32) 초단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안드리 초단은 현재 독일에 거주 중이며 지난 7월 열린 유럽 바둑 챔피언십에서 우승해 전쟁 중인 고국 국민들에게 기쁨을 선사한 바 있다. 이번 대회에는 유럽 바둑 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한다.

한·중·일·대만을 제외한 국가의 선수가 본선 무대에 명함을 내민 건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까지 통합예선으로 본선 진출자를 가렸지만, 2020년부터 국가별 쿼터를 도입하면서 한·중·일·대만을 제외한 국가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월드조는 폐지했다.

대회 후원사인 삼성화재 관계자는 “월드바둑마스터스 본선에서 한동안 만날 수 없었던 유럽 선수의 출전으로 코로나 이전과 같이 세계적인 축제가 되길 기원하는 의미에서 유럽 챔피언인 안드리 크라베츠 초단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안드리 초단은 1990년생으로 2017년 유럽바둑연맹이 진행한 입단대회를 통해 프로에 입문했다. 2019~2020년 유럽 바둑 챔피언십에서 준우승한 안드리 크라베츠 초단은 입단 6년 만에 이스라엘 알리 자바린을 꺾고 유럽 바둑 챔피언십 우승컵을 차지했다. 2019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월드조에 출전해 2승 1패로 본선 진출에 실패했던 안드리 크라베츠 초단은 이번 대회 와일드카드를 받으며 본선에 합류해 세계적인 프로기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한편 유럽 바둑 챔피언십은 유럽의 프로와 아마추어 모두가 참가하는 오픈대회로, 챔피언 안드리 크라베츠 초단의 삼성화재배 출전은 세계 최초의 오픈대회인 삼성화재 월드바둑마스터스 정신과도 조화를 이룬다.

2023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본선은 오는 15일 대진 추첨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우승 경쟁에 돌입한다.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삼성화재 글로벌캠퍼스에서 대면대국으로 열리는 본선은 32강 단판 토너먼트로 결승 진출자를 가리고, 스물여덟 번째 우승자를 가릴 결승은 25일부터 3번기로 치른다.

삼성화재해상보험(주)이 후원하고 중앙일보가 주최하는 2023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의 우승상금은 3억원, 준우승상금은 1억원이다.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 1분 초읽기 5회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