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권의식에서 나온 의협 주장 유감…국민 위 군림 없어”

“반에서 30등 하는 의사 국민 원치 않아” 의사 발언 공분

기사승인 2024-02-23 16: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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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권의식에서 나온 의협 주장 유감…국민 위 군림 없어”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23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지역에 있다고 해서 반에서 20∼30등 하는 학생이 의대를 가고, 의무 근무도 시키는 것을 국민이 원하지 않는다.” 

지난 20일 방영된 TV 공개토론에서 대한의사협회(의협) 측 패널 의사가 한 말이 지역 비하 발언이라며 공분을 일으켰다. 정부는 납득할 수 없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2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에서 “며칠 전 TV 토론에서 의사단체 측 패널이 ‘반에서 20~30등 하는 의사를 국민이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며 “정부는 의사단체가 계속해서 쏟아내는 납득할 수 없는 발언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의대 정원을 늘리면 학생의 질이 저하된다는 의미로 풀이되면서 논란이 됐다. 지난 20일 MBC 100분 토론에서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은 “국민 눈높이는 양보다 질이 중요한데, 의대 증원은 맛집에 줄을 선다고 해서 식당을 많이 짓자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지역에 있다고 해서 반 성적이 20~30등인 학생이 의대를 가고, 의무 근무를 시키는 것을 국민이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박 차관은 이러한 주장이 의사들의 ‘엘리트주의’와 ‘특권의식’에서 비롯됐다고 비판했다. 박 차관은 “의사단체는 대한민국의 그 누구도 국민과 법 위에 군림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지역 의사를 양성하는 지역인재전형을 폄하하지 말라고도 했다. 박 차관은 “지역인재전형은 지역에서 나고 자란 학생들이 지역의료의 미래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라며 “지역의 소중한 의사들을 양성하는 이 제도를 실력 없는 의사를 만드는 제도로 폄하하지 말라”고 했다. 이어 “해당 발언은 국민 정서와 매우 동떨어진 발언으로, ‘국민 위에 의사’가 있다는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환자를 먼저 생각하고 그 곁을 지켜주는, ‘선생님’이라고 부르며 따를 수 있는 의사를 국민은 원한다”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의대 정원을 확대하면서 지역인재전형 비중을 40%에서 60%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오는 29일 전임의와 임상강사가 계약 연장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집단 이탈을 할 거라는 보도에 대해선 “현장의 우려가 있다는 걸 듣고 있다”며 “힘들더라도 환자를 위해 자리를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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