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잠재적 범죄자 취급 중단하라” 고려대의대 교수 성명

“2000명 확대 근거 미약…의료계와 원점에서 재논의하라”

기사승인 2024-02-28 12:5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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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잠재적 범죄자 취급 중단하라” 고려대의대 교수 성명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집단행동에 나선 전공의들이 지난 20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리는 ‘대한전공의협의회 2024년 긴급 임시대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정부가 집단휴진에 나선 전공의들을 향해 체포영장을 발부하는 등 강제수사에 나서겠다고 압박하자, 교수들이 들고 일어났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의회는 28일 성명서를 내고 “필수의료 최전선에서 가장 고되고 과중한 업무를 묵묵히 담당해온 전공의를 대상으로, 보건복지부 차관의 ‘소송을 부추기는 언행’과 경찰청장의 ‘전공의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듯한 발언’ 등을 중단하라”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 국민을 질병으로부터 자유롭게 하자’는 사명감으로 일해 온 전공의 한 사람에게라도 실질적인 위해가 가해지는 경우, 고대 의대 교수의회는 좌시하지 않을 것을 천명한다”고 전했다. 

의대 정원 확대가 필수의료 붕괴 현상을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하며, 전면 재논의를 요구했다. 교수의회는 “연간 2000명의 의대 정원을 갑자기 늘리는 것으로는 응급실 뺑뺑이, 소아과 오픈런, 지방의료 붕괴와 같은 현상을 막을 수는 없다”며 “현 의료체계 문제 해결을 위해 전공의와 교수단체를 포함한 의료계와 원점에서 전면 재논의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000명을 늘릴 경우 부작용이 우려된다고도 비판했다. 교수의회는 “정부에서 고집하는 2000명이라는 숫자는 의료계와 논의된 바도 없고 근거 또한 미약하다”며 “충실한 의학 교육을 준비하기 위한 시간과 현실적 여건 또한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결정으로 야기된 의료계의 혼란 속에서 참담함을 금치 못하고 있다”며 “이 사태로 인해 불편을 겪고 있는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제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내몰린 전공의가 직면한 현 상황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