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 증원 반대” 의대 교수들 삭발 감행

연이은 교수 사직 우려

기사승인 2024-03-05 13: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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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적 증원 반대” 의대 교수들 삭발 감행
5일 오전 강원대학교 의과대학 앞에서 대학 측의 증원 방침에 반발한 의대 교수들이 삭발식을 가졌다. 연합뉴스

강원대 의과대학 교수들이 5일 오전 강원도 춘천 강원의대 앞에서 대학의 의대 정원 증원 결정에 반대하며 삭발했다.

이날 강원의대에 따르면 전날 강원대는 현재 49명인 의대 정원을 140명까지 늘려달라는 신청안을 교육부에 제출했다.

이에 반발한 류세민 강원의대 학장(흉부외과 교수)과 유윤종 의학과장(이비인후과 교수)이 삭발을 단행했다. 이들의 삭발은 박종익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이승준 호흡기내과 교수가 도왔다.

류 학장은 “지난해 11월 개별 의과대학의 희망 수요조사에서 학장단은 2025년 입학 정원 기준 100명을 제출했다”며 “하지만 대학본부는 지난 4일 교수들의 의견과 반대로 일방적인 140명의 증원 규모를 제출함으로써 학생들이 학교에 돌아올 통로를 막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내부적으로 개별 교실의 교육 역량에 대한 실제적인 확인이나 피교육 당사자인 학생들의 의견은 반영되지 않았다”며 “현재 40개 의과대학이 제출한 수요조사의 총합은 정부의 2000명 증원의 주요한 근거로 둔갑해, 비민주적인 정책 결정 과정에 항의하며 교정과 병원을 떠난 학생들과 전공의들을 압박하는 정치적인 무기로 사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 의학과장은 연이은 교수들의 사직에 우려를 표했다.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윤우성 경북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 배대환 충북대병원 심장내과 교수 등은 지난 4일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사직 의사를 밝혔다.

유 의학과장은 “잘려나간 머리카락은 다시 자라지만 꺾여버린 자존심은 회복되지 않는다”며 “필수의료 분야에서 묵묵히 헌신하고 있는 교수들의 사직이 시작되는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40개 대학이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을 늘리겠다고 교육부에 신청한 인원은 총 3401명으로 집계됐다. 수도권 13개 대학은 총 930명, 비수도권 27개 대학은 2471명이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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