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요소 생산 지원 나선다…8대 산업 공급망 ‘5조 기금’ 활용

‘요소’ 경제성↓, 국내 생산 기업 재정·세제 지원
양극재·마그네슘 등 8대 공급망에 맞춤형 지원
핵심광물 비축량, 기존 대비 3배가량 늘려 확보

기사승인 2024-03-25 17: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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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요소 생산 지원 나선다…8대 산업 공급망 ‘5조 기금’ 활용
국내 한 공장의 요소수 생산라인. 연합뉴스

정부가 올해 5조원대 규모로 마련될 ‘공급망 안정 기금’을 활용, 국내에 요소 생산 시설을 신규 설립하는 기업을 지원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에서 안덕근 장관 주재로 기획재정부·외교부·조달청 등 관계 부처와 롯데정밀화학·포스코퓨처엠·에코프로·고려아연 등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8대 산업 공급망 선도 프로젝트 이행 회의’를 개최했다.

8대 산업 공급망 선도 프로젝트는 중국 의존도가 높아 정부가 특별히 공급망 자립·다변화를 추진하는 품목을 대상으로 한다. 요소와 더불어 양극재, 음극재, 반도체 소재, 반도체 희귀가스, 희토류 영구자석, 마그네슘, 몰리브덴 등이 해당된다.

공급망 안정 기금은 오는 6월부터 시행되는 공급망 기본법을 근거로 조성된다. 경제안보 강화 차원에서 수입선 다변화, 대체 기술 개발, 국내 유턴 기업 지원, 해외자원 확보 등 공급망 안정화 사업을 수행하는 기업에 쓰인다.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국내 생산 시설 설립 지원을 포함해 요소의 근본적 수급 안정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차량용 요소수의 원료이자 농업용 비료로 쓰이는 요소는, 만드는 데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진 않지만 그만큼 경제성이 낮아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말 중국의 갑작스러운 수출 중단으로 국내 수급 발안이 초래된 차량용 요소의 중국 의존도는 90%에 달했다. 

이후 정부는 베트남 등 중국이 아닌 다른 국가로 요소 수입선을 다변화하는 기업에 추가 운송비를 보조해왔는데, 국내 요소 생산 기업 지원이라는 좀 더 근본적 해법 모색에 나선 것이다.

정부는 중국 내 수급 상황에 따라 되풀이되는 ‘요소수 대란’ 등을 막기 위해선 사업성이 낮은 요소 국내 생산 기업에 재정·세제 등 종합적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과 산업 구조가 유사한 일본의 경우 상당량의 요소를 자국에서 생산해 한국과 달리 중국의 수급 파동 때 받는 영향이 적다.

산업부는 “일본은 2020년부터 ‘국내 투자 촉진 기금’을 활용해 중요 품목의 국내 생산 신·증설 자금을 최대 100억엔(약 887억원)까지 보조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국산 요소 생산’에 대한 직접 지원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롯데정밀화학 등 기업이 중심이 된 민관 협의체 ‘요소 얼라이언스’는 우선 국내 생산의 경제·사회적 비용과 효과를 분석하고 생산 시설 구축 타당성을 검토해 적정 생산 규모, 자금 조달 방안, 생산 시설 구축 일정 등 수급 안정화 방안을 정부에 제안할 예정이다.

산업부는 이를 바탕으로 국내 요소 생산 시설 구축 방안을 검토하고, 기재부 등과 협의해 범정부 공급망 안정화 기본계획에 반영하는 것을 추진할 예정이다. 정부는 요소 수급 불안이 반복되는 가을·겨울에 앞서 연간 요소 수급 관리 계획도 선제적으로 수립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정부는 요소를 포함한 8대 프로젝트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기술 개발, 생산 투자, 대체처, 비축 등 공급망 종합 지원 사업 매뉴얼을 마련하고 ‘맞춤형 패키지 지원’을 하기로 했다.

정부는 8대 프로젝트와 관련해 핵심광물의 비축도 늘리고 있다. 핵심광물 비축 관련 예산은 작년 872억원에서 올해 3031억원으로 3배 이상 늘었다.

리튬 비축량은 5.8일분에서 30일분으로, 전기차 모터 핵심 재료인 영구자석 희토류 비축량은 기존 반년분에서 1년 6개월분으로 늘린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