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유통업 발전, 대선후보들의 지혜가 필요할 때

기사승인 2017-04-07 15:2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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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유통업 발전, 대선후보들의 지혜가 필요할 때

[쿠키뉴스=구현화]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유통물류프랜차이즈 리더스포럼. 이곳에서는 대선후보 캠프 관계자를 초청한 가운데 유통업계의 현안에 대해 논의가 이뤄졌다. 요지는 유통업계가 클 수 있게 각종 규제일변도 정책을 줄이고, 이중규제를 줄이기 위해 부처간 교통정리를 해달라는 것이다. 유통물류 산업군이 500만명 이상의 고용과 산업적인 영향력이 큰 반면 여타 분야에 비해 정책적 소외가 크다는 문제의식이었다. 

제2의 맥도날드, 제2의 켈로그 등을 언급한 연사들은 국내 시장이 좁고, 해외로 나갈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려면 한국 유통업체들이 좀 더 힘을 키워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뿐 아니라 유통에서도 '슈퍼 브랜드'를 키워야 한다는 말이었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우리나라도 우리 농산물과 가공식품을 제대로 잘 키워 해외로 가지고 나간다면 어떨까. 이마트가 키우는 노브랜드, 피코크가 전 세계에서 사랑받고, 롯데리아가 유럽, 미국에서 사랑받는다면 어떨까. LG생활건강의 씨그램이 이태리에서 먹고 즐기는 음료가 된다면 어떨까. 상상만 해도 신나는 일이다. 삼성전자 반도체와 갤럭시만 바라보던 수출규모가 훨씬 더 커질 것이다. 

그런데 소상공인의 허리를 두텁게 해야 하는데다 유권자의 눈치를 보는 정치권은 규제와 제한을 포기할 수 없는 게 딜레마다. 유통산업발전법으로 규제는 더욱 강해지고 있고 유통업체들은 주말에도 문을 닫아야 한다. 대형마트 휴무일에 소비자들은 전통시장으로 향하는 게 아니라 점점 더 온라인몰이나 편의점으로 향하고 있지만 정부는 이 같은 현상을 외면하고 있다. 규제에 따른 수혜가 엉뚱한 곳으로 가는 셈이다. 산업에 정치 논리는 더욱 깊게 파고들고 있다. 더군다나 현재 국회에 계류된 유통산업발전법은 더욱 더 강력한 규제를 예고하고 있다. 

우리나라 정치와 유통업에 새로운 아이디어와 새로운 판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대결구도는 점차 소비자를 지치게 만들 뿐이다. 지금의 판을 뛰어넘어 둘 다 키우는 커다란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게 아닐까. 새 시대를 여는 신호탄이 될 대선을 앞두고는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조화롭게 성장하는 법이 무엇인지 기초부터 다시 보고 새 판을 짤 때다. 대선후보들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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