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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경쟁사 시설 손 댄 SKT의 궁색한 변명

경쟁사 시설 손 댄 SKT의 궁색한 변명

김정우 기자입력 : 2017.12.05 05:00:00 | 수정 : 2017.12.04 22:29:57


우리나라 1위 이동통신 사업자인 SK텔레콤이 경쟁사 KT의 방송망 시설을 훼손하고 피소되는 웃지 못 할 일이 벌어졌다.

이번 사건은 국가적 행사인 2018 평창동계올림픽 무대에서 벌어졌다. 행사 공식 통신 파트너인 KT는 내년 이곳에서 차세대 5G 시범서비스를 선보이겠다며 대대적인 마케팅을 전개해 왔고 SK텔레콤은 별도의 5G 비전을 제시하며 경쟁을 벌여왔다.

때문에 이번 사건이 더욱 주목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평창’, ‘5G’라는 업계 관심 키워드가 함께 언급될 수 있고 SK텔레콤은 부정한 이미지를 얻을까 부담스런 상황이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부분은 SK텔레콤의 해명이 명쾌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오히려 업계 선도 기업에 어울리지 않는 방어적인 태도로 화를 더 키우는 꼴이 됐다.

SK텔레콤이 훼손한 시설은 평창동계올림픽  국제방송센터(IBC) 시설과 주요 경기장 등을 잇는 중계방송 전용망 관로다. KT 소유의 내관을 절단하고 자신들의 통신 서비스를 위한 광케이블을 연결한 것이다.

경쟁사 시설에 자신들의 설비를 끼워 넣었다는 사실만으로 SK텔레콤은 고의성 여부를 떠나 민망한 입장에 처했다. 그럼에도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이로 치부하며 문제가 불거지는 것을 극도로 경계했다. 현장 작업자의 ‘착오’로 KT 시설을 건드렸을 뿐이라는 것이다. 기업이 타사 자산에 손을 댄 행위에 대한 해명으로 적절하다 보기는 어렵다.

전체 시설을 관리하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의 설명은 이 같은 SK텔레콤의 해명마저 무색케 한다.

조직위 담당자에 따르면 해당 시설은 이미 방송 전용망 구축을 위해 기존 통신망들을 빼고 확보해 둔 것이라 방송망을 담당하는 KT 외에 다른 통신사에서 이용할 부분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 조직위 측에 사전에 SK텔레콤의 통보도 이뤄지지 않았고 KT의 작업 과정에서 발각됐다는 상황도 민망함을 더한다. 필시 관련 업무에 능숙할 현장 작업자가 ‘단순 착오’로 이 같은 오류를 범했다는 설명의 찜찜함은 덤이다.

뿐만 아니라 SK텔레콤은 “이미 현장에서 (KT 측에) 사과를 전했고 복구 조치하기로 돼 있다”며 해당 사건이 이미 해결된 사안인 것처럼 연출했다. 이 같은 과실이 있을 경우 3개월 안에 원상 복구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상호간 ‘설비제공협정’에 따라 조치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된 정황 역시 맞아떨어지지 않는다. SK텔레콤의 설명대로 지난 10월 22일 이미 ‘얘기가 끝난 사안’이라면, 이보다 늦은 시점인 지난달 24일 KT가 춘천지방검찰청에 업무방해·재물손괴죄로 고소장을 접수한 것이 설명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KT는 SK텔레콤이 제시한 상호 설비제공협정은 이번 시설에 대해 벌어진 사건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며 완고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만약 SK텔레콤의 설명대로라면 추후 이를 감안한 법적 판단이 이뤄질 것이다. 현재로써는 SK텔레콤이 경쟁사 시설을 건드린 의도를 섣불리 넘겨짚거나 거짓 해명 여부 등을 판단할 수 없다.

다만 ‘4차 산업혁명’을 이끌 버팀목이자 국가적 미래 사업인 5G를 이끄는 선도 기업이 이에 어울리지 않는 변명으로 보는 이들을 민망케 하지 않기를 바란다.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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