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의 처남댁, 고(故) 김재정씨의 부인, 다스 2대 주주 권영미(60)씨.
권씨에게 묻고 싶은 게 많습니다.
다스는 누구 것인지. 상속세는 왜 주식으로 납부했는지. 남편으로부터 상속받은 60만평의 땅은 ‘진짜’ 자신의 소유인지. 미치도록 알고 싶습니다.
권씨를 만나야겠습니다.
쉽지 않았습니다. 권씨의 얼굴은 단 한 번도 언론에 노출된 적 없습니다. 권씨의 흔적이 남은 것이라면 그 어떤 것이라도 가리지 않고 추적했습니다. ‘뻗치기(무한정 대기를 뜻하는 언론계 은어)’가 시작됐습니다.
끝없는 숨바꼭질. 드디어 머리카락을 찾았습니다. 20일 오전 6시, 권씨 소유 차량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증명이라도 하듯 권씨의 차량은 모두 현대자동차.
차가 멈췄습니다. 수행비서 없이 그가 직접 운전해 도착한 곳은 강남의 한 성당.
회색 패딩 차림에 에코백을 든 권씨가 내렸습니다. 미사 시간에 늦어 걸음을 재촉합니다.
“권영미씨”
권씨가 고개를 돌려 취재진을 쳐다봤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가 남편 것이라던데 맞나요?”
“상속세는 왜 주식으로 냈습니까.”
‘다스’ 이야기가 나오자 권씨는 당황했습니다. 가방으로 얼굴을 가리던 권씨. 급기야 달리기 시작합니다.
취재진의 집요한 질문에도 권씨는 끝내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빠른 걸음으로 자리에 앉은 권씨. 휴대폰을 꺼낸 그의 손가락이 빨라졌습니다. 누군가에게 급하게 연락하는 듯 보였습니다.
강론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던 걸까요. 권씨는 미사 중간 황망한 표정을 짓기도 했습니다.
권씨와의 짧은 만남은 짙은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그는 왜 ‘다스는 나의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을까요.
권영미씨, 다시 한 번 묻겠습니다. 다스는 누구 것입니까.
쿠키뉴스 기획취재팀 사진=박태현, 박효상 기자 pt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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