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움짤’이 BTS 동영상보다 데이터가 더 많이 나올까?

움짤 블로그가 동영상보다 데이터 소모량 많다는 방통위 자료의 기준은

기사승인 2019-05-11 03: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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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짤 블로그가 동영상‧모바일 게임보다 약 8배나 데이터 소모가 많다는 조사 결과를 두고 그 기준이 명확치 않아 공신력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9일 보도자료를 통해 블로그 무선데이터 소모량 측정 결과를 공개했다. 움짤 블로그와 동영상 시청에 소요된 데이터 소모량을 각각 47.7MB, 32.5MB로 명시하면서 동영상보다 움짤 블로그가 데이터 소모량이 더 많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이용자들은 움짤이 포함된 블로그를 이용하는 것이 동영상 시청 또는 모바일 게임 실행보다 훨씬 많은 데이터가 소모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그러나 데이터를 근거로한 공신력 있는 자료를 배포해야 할 방통위의 자료가 조사 배경과 결과에 대한 근거가 명확치 않아 일반화 시키기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통위가 이번 조사 대상으로 삼은 움짤 블로그 선정 과정과 이를 동영상과 비교한 기준 자체가 없다는 이유때문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움짤 블로그 10개 선정과 관련해 “특정 키워드를 잡아서 한건 아니고 구글 검색창에다 ‘움짤’을 검색한 후, 다음과 네이버 블로그를 임의로 선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임의대로 블로그 10개를 선정한 것은 일반 이용자들이 게시글에 움짤이 몇 개 들어가있는지 모르는 상태로 들어가는 것과 동일한 상황을 가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즉 블로그를 랜덤(임의)방식으로 선정하지 않고 특정 가수나 영화 관련 블로그를 기준으로 삼았다 해도 이미지나 움짤이 얼마나 포함돼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같은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동영상보다 움짤 블로그를 보는 경우 데이터가 더 많이 소진된다는 설정과 관련해서는 임의 선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방통위는 9일 보도자료에서 움짤 블로그 10개의 평균 데이터 소모량과 방탄소년단 ‘작은 것들을 위한 시’ 뮤직비디오를 비교해 움짤 블로그가 동영상보다 데이터가 더 많이 사용될 수 있다는 결과를 공개했다.

정말 ‘움짤’이 BTS 동영상보다 데이터가 더 많이 나올까?

방통위 관계자는 “동영상을 방탄소년단의 ‘작은 것들을 위한 시’(720p)로 선정한 이유는 특별한 이유는 없고 가장 최근에 발표된 것 중에 고른 것”이라며 “물론 임의대로 클릭한 블로그에 움짤이 한두개만 포함돼 있었다면 결과가 달라지긴 했겠지만 움짤은 대부분 복수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통신분야 전문가는 “정부가 자료를 만들어 배포하려면 표본을 선정한 기준과 그것을 실시한 배경이 명확해야 한다. 하지만 움짤 블로그와 동영상을 비교해야하는 이유도에 대한 설명이 없다. 또 동일한 비교 대상도 아니다”라고 의문을 표했다. 

이와 관련 실제 움짤을 자주 보면서 데이터 제한이 걸려있는 사람은 10대들로 추정할 수 있다. 이 전문가는 “이들은 평소에도 와이파이존에서 게임이나 대량의 움짤을 보는게 보편적인 모습이지 무선 AP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의선정한다 하더라도 어떤 식으로 임의선정 했는지 기준이 있어야 한다. 표본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것들을 일반화 시킨 행위는 데이터를 조작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방통위 관계자는 조사를 실시하게 된 배경에 대해 “움짤로 인해 데이터가 많이 나왔다는 식의 민원이 들어온 적은 없고, 무제한 데이터 사용자가 아닌 제한된 데이터로 아껴쓰는 분들을 위해 정보제공차원으로 조사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안나 기자 la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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