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여성친화도시로 우뚝 서

15년 이어온 성평등정책, 여성 사회참여 확대정책 돋보여
지난해 국무총리 표창으로 결실

입력 2024-01-30 14: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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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여성친화도시로 우뚝 서
지난해 9월 열린 수원시 양성평등주간 기념식. 시민들이 '시민을 평등하게 평등을 단단하게' 손팻말을 들고 있다.

수원시가 지난해 여성친화도시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하면서 그간 펼쳤던 다양한 여성친화 정책들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여성이 주도하는 안전마을 이야기’ ‘로스쿨 법률사무원 인력양성 지원사업’ 등이 대표적인데, 지난 2010년 여성가족부로부터 여성친화도시로 최초 지정된 이후 지속해 온 10여년의 여성친화 정책 결실이 이번 수상으로 확인됐다는 평가다.

수원시는 특히 신규 재지정 1년 만에 전국 100여 곳에 달하는 여성친화도시들 중 총리표창을 수상하면서 시 공무원들도 고무된 분위기다.

성평등정책 기반구축과 여성의 경제 및 사회 참여 확대, 지역사회 안전을 높이는 등 지역사회 내에서 여성의 활동역량을 강화해 온 수원시의 여성친화 정책들을 살펴본다.

◆여성이 주도하는 안전, 마을안전 이야기

수원시의 대표적인 여성친화 사업은 ‘주민이 직접 만드는 마을안전 이야기’이다. 마을의 곳곳을 알고 있는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제작하는 마을안전 책자다. 매년 한 마을을 중심으로 주민들의 안전한 삶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엮어내고 있다. 2023년 권선구 곡선동, 2022년에는 권선2동에서 마을안전에 대한 고민과 논의를 담아냈다.

이 책의 특징은 모든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여성’이 주체적 역할을 해낸다는 점이다. 지난해 제작된 곡선동 이야기가 그렇다. 수원시 여성친화도시 조성 모니터단 중 마을안전에 관심이 있는 10명이 주민들과 함께 책자를 만들었다. 이들은 마을안전활동가 양성과정을 이수해 인터뷰와 사진촬영은 물론 글쓰기 방법까지 마을을 기록하는 의미와 방법을 배웠다. 이후 주민들 이야기를 원고로 작성해 책자로 발간하기까지 총 7개월의 시간과 노력이 투입됐다.

이렇게 만들어진 ‘행복은 곡선, 안전은 직선’ 책자에는 13명의 주민들이 생각하는 마을안전이 생생하게 드러난다. 인터뷰를 통해 어린이부터 청장년층과 노인 등 다양한 연령대와 각계각층 생활군의 목소리를 녹여냈다. 학생과 학부모, 경로당 회장과 방범기동순찰대장, 편의점주, 노인회장 등 마을을 구성하는 주민의 목소리로 마을의 안전에 대한 의견이 기록됐다.

앞서 2022년 마을안전 이야기를 제작했던 권선2동의 경우 ‘권선2동 마을이야기’ 책자를 자체 제작하는 추가 사업도 진행했다. 여성을 주축으로 마을에 대한 역사와 안전을 주제로 한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지역 내 안전을 넘어 시민 중심의 지역활동을 고취하는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수원시, 여성친화도시로 우뚝 서
2023년 수원시와 아주대학교 로스쿨이 진행한 법률사무원 지원사업 개원식

◆수원 여성의 일자리 확대, 법률사무원 양성

지역의 특성에 맞는 여성 일자리 확대도 여성친화도시를 위한 수원시의 주요 성과로 꼽혔다. 취업취약계층인 여성이 일을 할 수 있도록 양성하고, 지역 내 적절한 일자리를 만들어 취업을 지원함으로써 여성 일자리의 선순환 모델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로스쿨 법률사무원 인력양성 지원사업’이 바로 그것이다. 수원시와 아주대 산학협력단,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이 협력해 법률사무원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취업까지 연계하는 사업이다. 지난 2019년 수원에 고등법원과 고등검찰청이 개원한 이후 법률서비스 시장이 확대되면서 법률사무원 일자리가 늘어나는 점에 착안해 수원시가 2021년부터 추진한 여성 일자리 사업이다.

청년 여성과 경력보유 여성이 훈련생으로 선발되며, 이들에게 법률사무소 취업에 필요한 60개 강좌의 교육훈련 과정이 지원된다. 또 법률전문가 등이 연계된 멘토링은 물론, 취업을 위한 특강과 상담 및 컨설팅도 지원해 취업취약계층 여성들을 법률사무원 전문인력으로 양성한다.

지원사업에 참여한 여성들은 취업 후 고용유지까지 높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2021년 첫해에는 30명의 훈련인원 중 23명이 취업해 20명이 고용을 유지했으며, 2022년에는 30명 중 20명이 취업하고 17명이 지속적으로 일자리를 유지했다. 지난해에는 25명 훈련인원 가운데 현재까지 14명이 취업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선구에 거주하고 있는 청년 여성 임모씨(26)는 수원시의 법률사무원 인력양성 지원사업을 통해 재취업에 성공했다. 일찍부터 사회생활에 뛰어든 그는 2년여간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다 지난해 법률사무원 인력양성 지원사업을 통해 수원지역 한 법무법인에 취업했다.

◆여성친화도시를 만들어가는 수원시의 노력

수원시는 여성친화도시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역사회 안전을 여성의 시각으로 확대하고, 지역의 특성을 살린 양질의 여성 일자리를 확충하는 것뿐 아니라 여성의 지역사회 활동역량을 강화하는 등 지역발전에서 여성과 남성이 균형 있게 참여할 수 있는 기반 구축을 추진해왔다.

이를 위한 여성친화도시 조성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했다. 지난 2022년 말 수원시정연구원의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수원을 새롭고 시민을 빛나게 함께하는 여성친화도시 수원’을 비전으로 삼았다. ▲성평등 추진 기반 구축 ▲여성의 경제·사회 참여 확대 ▲지역사회 안전 증진 ▲가족친화(돌봄) 환경 조성 ▲여성의 지역사회 활동역량 강화 등 5대 목표와 13개 정책과제도 선정해 추진했다.

특히 수원시는 공직자와 시민의 인식을 여성친화적으로 만드는데 주안점을 뒀다. 이를 위해 올해 5300여명에 달하는 전 공무원과 협업기관 종사자들이 성평등한 공직문화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실천의지를 다짐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캠페인에 동참했다.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와 가족친화환경 조성 등을 주제로 한 특별강연과 성인지 감수성 향상 교육을 추진해 참여자만 16만7000여 명에 이른다. 각종 위원회부터 주민자치 조직과 학교 등에서 두루 교육을 진행해 다양한 시민들에게 여성친화적인 문화를 확산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또 20년째 명맥을 잇고 있는 여성지도자대학에서는 1158명의 여성리더를 배출하는 등 시민의 성평등 활동 기반을 공고히 했다.

여성의 역량을 강화하고 여성친화적인 정책에 의견을 더하는 시민 자조모임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수원시는 시민 중심의 여성친화도시 조성 모니터단을 운영하며, 이들을 성평등 시민강사로 양성한 후 성인지 교육을 진행하도록 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성평등 책읽기 모임인 ‘청개구리 거꾸로 읽기’라는 독서모임이 활성화돼 다양한 주제의 도서를 성평등 시각으로 읽어내며 일상에서의 실천을 고민하는 등 여성동아리 활성화에도 기여했다.

시 관계자는 “남성과 여성이 모두 편리하고 안전하게 정주할 수 있도록 여성친화도시로서의 책임감을 갖고 시정 정책에 성평등한 가치를 확산하겠다”며 “누구에게나 차별 없는 수원시에서 시민들이 여성친화적인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수원=김태영 기자 ktynews@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